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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환 목사>

 

오사마가 드디어 오바마에게 잡히고 말았다. 이름이 비슷해서 오바마 대통령을 골려주기 위해 ‘오바마 빈 라덴’이라고 부르는 사람들도 있었다.
목격하면 사살하던지 생포하라는 작전 명령을 오래전에 하달한 미군 최고 통수권자인 오바마 대통령이 5월 1일 한 밤중에 백악관 성명을 통해 미국 사람들이 치를 떠는 그 오사마 빈 라덴이 마침내 사살되었다고 선언한 것이다. 
3,000여명의 생명을 앗아간 9.11 테러가 발생한지 꼭 10년만의 일이다.
월드 트레이드 센터 쌍둥이 건물이 하루아침에 사라지면서 뉴욕 맨하탄의 스카이라인을 바꿔놓은 것도 통분할 일이요, 냉전시대가 물러난 지구촌에 국경 없는 테러 전선이 구축되어 새로운 형태의 불안한 전시상태를 살게 만든 장본인도 그 자가 아니던가? 비행기를 탈 때마다 혁대 풀고, 신발 벗어 들고 야단법석을 떨며 점잖은 얼굴 쪽 팔리게 만든 자도 바로 그 빈 라덴이었다.
그래서 그가 죽었다는 소식에 그날 저녁 백악관 앞에서, 뉴욕의 그라운드 제로와 타임스퀘어 등에는 수많은 인파가 “USA, USA”를 연호하며 밤을 지새워 그의 죽음을 축하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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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죽었는데 온 국민이 한통속이 되어 이렇게 즐거워하기는 근래 역사상 보기 드문 예로 생각된다.
9.11 희생자 유족들이 10년 전 억울하게 죽어간 가족들을 떠올리며 “땡갓(Thank God), 땡갓”을 외치는 심정을 충분히 이해하고도 남았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그 놈 잘 죽었습니다.” 미국 사는 사람치고 누군들 그 말이 안나오겠는가?
그런데 필자 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은 쫓기는 신세의 빈 라덴이 미국민에게 엄청난 죄를 지었으니 아프가니스탄 산악지대에 꼭꼭 숨어사는 줄 알았다.
 미 공군의 레이다 망에도 잡히지 않는 아주 음침한 곳, 혹은 CIA의 육안으로는 도무지 알아먹을 수 없는 깊은 동굴 어디엔가 꼬리를 감추고 살면서 피골이 상접한 채 연습 총질이나 하고 사는 줄 알았다.
그런데 이게 웬일? 파키스탄 북부의 멀쩡하게 잘 생긴 도시에서 그것도 100만 달러 짜리 대 호화저택에서 숨어 지냈다는 것이다.
보리죽도 제대로 챙겨먹지 못한 꾀죄죄한 거지 패션의 그 빈 라덴이 100만 달러짜리 호화저택에서 호강하며 살았다? 그 황당 시츄에이션에 흥분하다보니 당연히 떠오르는 또 하나의 독재자가 있으니 그가 누구인가?. 북한의 김정일이다.
350만명이 굶어 죽을 위기에 처하자 드디어 세계 식량 은행(WFB)도 어쩔 수 없이 인도적 차원에서 긴급 구호식량을 풀기 시작했다고 한다.
백성들은 먹을 것이 없어 죽은 시체를 파먹는 극한상황에 몰려 있는데도 김정일은 최근 300만 달러를 주고 관상용 돌고래 4마리를 수입해서 자신의 별장 수족관에 집어넣었다는 뉴스를 읽은 적이 있다. 기가 찰 노릇이다.
카터 아니라 카터 할애비가 줄지어 평양을 방문하면 무슨 소용인가? 수잔 솔티의 말대로 김정일은 히틀러보다 더 악랄한 인간이 아니던가?  
빈 라덴이 흔적도 없이 수장된 것을 보고 같은 미국 시민으로서 “땡갓, 땡갓”하다가도 더욱 치밀어 오르는 분노는 알 카에다 부하들을 인간폭탄으로 만들어 아무데나 돌맹이처럼 던져버리며 살인을 일삼던 자가 정작 자신은 혼자 숨어 떡하니 호화 부르조아 식으로 인생을 즐기고 있었다니 . . . . 빈 라덴의 호화저택 소리에 화가 치미는 순간 어쩔수 없이 떠오는 그대, 김정일 동무.
카다피가 연합군에 터지는 꼴을 보고 지하 벙커에 숨지만 말고 이쯤해서 개과천선하여 굶어죽는 백성들부터 입에 풀칠이라도 할 수 있도록 선심을 쓰는 게 어떠할까?
독재자의 말로, 테러분자의 말로가 어떠한지를 그동안 충분하게 학습 받지 못했다면 이번 오사마 빈 라덴이야말로 김정일에게 확실한 타산지석이 될 수 있지 않을까? 
그러나 그게 어디 우리 맘같이 되어야지. . . 남한에서는 그 자에게 충성하겠다는 종북세력이 점점 더 기승을 부리고 있다하니 참으로, 참으로 한심지사가 아닌가?
<크리스천뉴스위크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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