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 가르는 정치색 벗고 환대 공동체 회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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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리서치
한국교회는 향후 10년간 절반을 웃도는 담임목사가 교회에서 물러나는 대규모 리더십 교체기에 접어들고 있다. 하지만 명확한 기준 없이 진행되는 교회들의 청빙 관행은 내부 갈등을 야기하며 자칫 교회의 건강성마저 해칠 수 있다는 우려를 낳는다. 방만한 교회 조직이나 위계에 따른 직분제도 부담이다. 특정 정치 세력을 지지하는 듯한 일부 교회도 거부감을 일으키고 있다.
국민일보는 ‘새로고침(F5) 환대의 공동체로’ 주제의 2026년 연중기획을 통해 한국교회가 풀어야 할 핵심 과제를 짚어보고 환대의 공동체로 나아갈 희망을 그려갈 예정이다. “보라 내가 새 일을 행하리니 이제 나타낼 것이라 너희가 그것을 알지 못하겠느냐 반드시 내가 광야에 길을 사막에 강을 내리니.”(사 43:19)
‘79%’.
한국교회가 신뢰를 잃었다고 답한 비율이다. 같은 질문에 신뢰를 잃지 않았다고 답한 응답자는 18%에 그쳤다. 국민일보가 지난 3일까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교인과 탈교회 성도 1019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다. 지난달 일반 국민을 상대로 조사한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의 한국교회 신뢰도 조사의 불신 응답(75.4%)보다 교회를 경험한 이들의 불신도가 더 높다. 교회 밖에서뿐만 아니라 교회 안에서도 새로고침 요구가 분출하고 있다.
한국교회가 사회적 신뢰를 잃게 된 가장 큰 이유를 묻는 질문(1~3순위 합산)에서는 45%의 응답자가 특정 정치 세력과의 결탁을 꼽았다. 일부 목회자의 도덕성 문제(41%)나 세습 관행(40%) 등 전통적인 비판 요인을 제치고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교회 이름으로 거리 집회에 참여하거나 특정 정당과 유착하는 행태가 한국교회 신뢰도 하락과 직결된다는 점을 보여준다. 오는 6월 3일 제9회 전국동시 지방선거를 앞두고 교회가 정치 과열의 중심에서 벗어나야 하는 이유도 더욱 분명해졌다.
이번 조사는 현재 교회를 다니는 교인과 과거 교회에 다녔던 탈교회 성도 등을 포함해 조사를 실시했다. 응답자들은 목회자의 설교에도 주목했다.
목회자가 설교 중 정치적 견해를 밝히거나 정치 집단 활동에 참여하는 것에 대한 의견을 묻는 말에 78%가 적절하지 않다고 답했다. 이중 ‘매우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은 51%를 기록했다.
정기적으로 예배를 드리는 교인일수록 목회자와 정치의 관계에 대해 적절하지 않다고 보는 경향성도 확인됐다. 조사 결과 주 1회 예배를 드리는 이들은 82%, 2회 이상 예배를 드린다고 한 이들 중 76%가 목회자의 정치적 견해가 드러나는 설교가 문제라고 봤다. 일부 목회자가 선포한 강단의 정치적 확신이 성도들에게 영적 피로감으로 돌아오고 있는 것이다. 현재 교회에 다니지 않는 이유로도 다섯 명 중 한 명(22%)이 교회의 정치적 편향성을 꼽았다.
손은실 서울대 종교학과 교수는 16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번 설문 결과는 한국사회가 교회에 보내는 명확한 신호”라면서 “교회가 특정 정치 세력과 거리를 두는 건 단순한 정치적 중립 문제가 아니라 교회가 복음의 본질로 돌아가는 출발점”이라고 규정했다. 손 교수는 “특히 극우 세력과의 결탁은 교회를 특정 이념의 도구로 고착화하는 위험이 있다”면서 “교회가 가장 빛났던 순간은 권력과 야합했을 때가 아니라 불의한 권력에 저항하고 약자 편에 섰을 때였다”고 말했다. 소외된 이들과 동행할 때 교회는 실추된 사회의 신뢰를 회복하고 환대 공동체를 이룰 수 있다는 조언이다.
국민일보 연중기획 ‘새로고침(F5) 환대의 공동체로’는 한국교회의 본질을 회복하기 위해 영적 지도력(Fatherhood) 회복, 수평적이고 민주적인 교회 조직(Framework)으로의 개편, 재정(Finance) 운영 투명성 확보를 비롯해 이웃을 품는 환대(Feast)와 세상과 접점을 넓히는 선교적 경계(Frontier) 확장 등 다섯 가지 주제로 한국교회를 진단한다. 국민일보는 오는 24일자에도 설문조사 중 환대와 선교적 경계 부분을 다룬 결과를 중심으로 두 번째 보도를 이어갈 예정이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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