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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세력과 결탁’ ‘강단서 정파적 발언’ 지적

  • 1 hour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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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공동체 변화 위해 사라져야 할 모습은


“우리 교회 공동체가 변화하기 위해 당장 내일부터 사라져야 할 모습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국민일보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진행한 설문조사의 마지막 질문은 주관식이었다. 설문에 응답한 1019명 중 85%를 웃도는 874명이 자신의 속마음을 남겼다. 가장 많은 166건의 응답은 특정 정치 세력과의 결탁과 정파성에 대한 비판이었다. 객관식 문항에서 나왔던 답보다 훨씬 높은 비율로 답을 했다. 여러 개의 문항을 미리 제시한 뒤 순서대로 고르라는 질문과는 달리 자기 생각을 써야 하는 주관식 질문에서는 평소 생각하던 문제점이 더 고스란히 드러난다. 정치 세력과의 결탁을 당장 사라져야 할 시급한 문제로 본 것이다.


응답자들은 ‘신앙 공동체가 아니라 진영 논리의 공간처럼 느껴진다’ ‘복음보다 정치가 앞서는 인상을 받았다’ ‘사회가 교회를 정치집단처럼 본다’ ‘목회자의 정치 발언이 공동체를 갈라놓는다’ ‘교회가 좋은 곳이어도 가보기 어렵게 만드는 첫 관문이 정치’ 등의 답변을 통해 교회 안으로 유입된 정치가 성도 간 반목과 분열을 조장한다는 뼈아픈 지적을 했다.


이로 인한 강단 오염의 문제도 꼬집었다. ‘예배 시간에 특정 정당이나 후보를 지지하는 발언이 나올 때 절망감을 느낀다’ ‘설교가 복음 전파보다 정치적 견해를 관철하려는 도구로 전락한 것 같아 강단이 오염됐다고 생각한다’ ‘거룩해야 할 설교 시간이 극단적인 정치적 발언으로 채워지면서 신앙 공동체가 진영 논리의 장으로 변질됐다’ ‘목회자가 정교분리 원칙을 무시하고 강단에서 정치 집회 참여를 독려하는 모습은 명백한 강단 사유화이자 오염이다’ ‘성경 진리보다 본인의 정치적 확신을 앞세우는 설교 때문에 더 이상 영적인 위로를 얻지 못한다’는 답변들이 나왔다.


직분의 계급화와 서열 의식도 사라져야 할 문화로 나타났다. 응답자들은 ‘직분이 섬김이 아니라 권력과 서열처럼 작동하며 계급화되는 문화가 사라져야 한다’ ‘중직자나 오래 다닌 성도들이 기득권처럼 행동하며 눈치 주는 문화가 심각하다’ ‘장로나 목사 등 직분이 어느덧 교회 내 등급처럼 인식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독단적 의사결정도 도마 위에 올랐다. ‘목회자의 권위의식과 중직자 중심의 독단적인 의사결정 구조가 교회를 병들게 한다’ ‘교회 운영에 있어 평신도의 의견은 배제된 채 소수에 의해 모든 것이 결정된다’ ‘담임목사가 교회를 독단적으로 운영하는 경향이 있다’는 등의 내용이다.


일방적 결의 구조가 결국 순종을 강요하는 분위기로 이어진다는 지적도 있었다. ‘신앙이라는 이름으로 순종을 강요하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목회자의 말에 의문이나 이견을 제시하기 어렵다’ ‘성도들을 인격적으로 대하기보다 목양의 대상 혹은 동원의 도구로만 보는 의식이 문제다’는 답이 나왔다.


목사의 삶에 대한 의견도 눈길을 끌었다. ‘삶과 설교가 일치하지 않는 이중적 태도와 권위적 말투가 거부감을 준다’ ‘예배나 행사에서 보이는 권위적 의전과 형식주의가 복음의 본질을 가린다’는 반응이다.


헌금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응답자들은 ‘헌금 액수가 신앙 척도로 평가받는 분위기’ ‘돈 없는 성도는 교회 다니기 힘들다’는 등의 답변을 남겼으며 ‘재정 사용처를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는 것에 대한 깊은 불신이 있다’고 지적했다.


무리한 전도 방식에 대한 불편함도 표출됐다. 예를 들어 ‘지하철, 길거리에서 하는 예수천국 불신지옥을 외치는 방식의 전도’ ‘상대방 상황을 고려하지 않는 일방적인 전도’ 등의 답변이 나왔다.


다른 종교에 대한 배타성을 극복하고 존중하는 자세로부터 전도를 시작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들은 ‘우리만 옳다는 식의 독선이 사회적 신뢰를 갉아먹고 있다’ ‘다른 종교를 무조건 사탄으로 보는 행태’ 등을 지적하면서 신앙 확신이 타인을 낮잡아보는 근거가 되는 일부 현실을 꼬집었다.


설문조사 이렇게 진행했다


국민일보는 연중기획 ‘새로고침(F5) 환대의 공동체로’를 시작하면서 교인과 탈교회 성도의 인식을 알아보기 위해 방대한 자체 패널 시스템을 갖춘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조사는 지난달 23일부터 지난 3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가운데 현재 개신교를 믿는다고 응답한 교인과 과거 개신교 신자였던 ‘탈교회 성도’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조사 요청 5만4942명 가운데 1019명이 조사를 마쳤으며 교인과 탈교회 성도는 각각 714명, 305명이었다. 탈교회 성도는 현재 종교가 없다고 답한 이들로, 신앙은 있으나 교회는 출석하지 않는다고 답한 이른바 ‘가나안’ 성도와는 구분된다.


표본은 지역·성별·연령별 비례할당 방식으로 추출했으며 휴대전화 문자와 이메일을 통해 웹 페이지 주소를 발송하는 웹 조사 방식으로 설문을 진행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 포인트다.


장창일 박효진 손동준 기자 jangc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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