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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퇴거 명령에… 52년 된 테헤란한인교회 예배당 잃어

  • 5 hou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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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테헤란한인교회 교인들이 성베드로교회에서 예배를 드리는 모습. 국민일보DB


중동 최초의 한인교회인 이란의 테헤란한인교회가 반세기 가까이 사용해 온 예배 공간을 잃고 새 예배처 마련에 나섰다. 전쟁 중인 이란 당국이 예배 장소였던 성베드로교회를 더이상 사용하지 말라고 명령하면서 촉발된 일이다. 한국 선교계는 이 사안을 종교 간 갈등이 아니라 현지 교민들의 예배할 권리와 종교 자유 문제로 보고 외교적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다.


13일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에 따르면 이란 최고지도자 산하 자산관리기관인 이맘 호메이니 명령 집행본부(EIKO)는 최근 테헤란 성베드로교회의 기존 소유권 문서를 무효화하고 퇴거를 명령했다. 이곳에서 공식적으로 예배를 드려 온 테헤란한인교회도 건물을 넘겨주라는 요구를 받아 예배 공간을 잃은 상태다.


테헤란한인교회는 1974년 8월 15일 설립됐다. 중동 지역에서 처음 설립된 한인교회로 꼽힌다. 77년부터 테헤란 도심의 성베드로교회를 예배처로 사용해왔다. 76년에는 재외국민 자녀를 위한 테헤란 한국학교 설립을 주도하는 등 현지 교민사회의 신앙과 생활을 잇는 구심점 역할을 감당했다.


성베드로교회는 1876년 미국 장로교 선교사들이 세운 유서 깊은 개신교회다. 150년 역사를 지닌 건물은 이란 국가문화유산으로 등록돼 있다. 테헤란한인교회도 오랫동안 교회 건물의 관리와 유지에 협력해 왔다.



성베드로교회 부지를 둘러싼 소유권 문제는 갑자기 불거진 것은 아니다. 영국 런던에 본부를 둔 비영리 종교자유단체 ‘아티클18’은 이번 조치가 1998년 이란 혁명법원의 판결을 근거로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당시 법원은 교회와 학교, 주택 등이 들어선 부지 전체를 EIKO에 넘기도록 결정했으며 최근 당국이 판결 집행에 나섰다는 설명이다.


세계교회협의회(WCC)도 최근 성명을 내고 이란 정부에 역사적인 교회 건물의 철거와 재산 압류, 강제 이전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WCC는 지난달 마슈하드의 복음주의교회가 철거된 데 이어 테헤란의 복음주의교단 시설에도 압박이 이어지고 있다며 교회 공동체의 권리를 보장하라고 요구했다.


한국 선교계는 테헤란한인교회가 합법적으로 예배를 이어갈 수 있는 대체 공간을 확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란에서는 종교시설로 공식 인정된 장소에서만 집단예배가 가능해 일반 건물로 단순히 옮기는 방식으로는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 관련 단체들은 외교적 종교적 마찰을 최소화하면서 새 공간을 마련하고 공식 예배 허가를 받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강대흥 KWMA 사무총장은 이날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번 사안을 종교 간 대립이나 종교 핍박의 문제로만 접근해서는 안 된다”며 “테헤란에 거주하는 기독교인이 예배를 통해 마음의 안정을 찾고 신앙생활을 이어갈 수 있도록 예배할 권리를 보장하는 인권 문제로 바라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란에는 가톨릭과 아르메니아 정교회 등 여러 기독교 공동체가 존재한다”며 “전쟁 상황 속에서 현지에 머무는 외국인과 교민의 안정을 위해서라도 종교의 자유와 예배 공간은 보호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테헤란한인교회는 2017년 이후 담임목사 없이 예배를 이어오고 있다. 후임 목회자 청빙이 여러 차례 추진됐지만 종교비자 발급 절차가 진척되지 않아 9년째 목회 공백이 계속되고 있다. 최근 전쟁 여파로 일부 교인이 한국으로 일시 귀국한 가운데서도 공동체를 유지하며 새로운 예배 방안을 찾고 있다.


이번 사태는 해외 한인교회 한 곳의 공간 문제가 아니라 중동에서 52년간 이어져 온 한인 신앙공동체의 존속과도 맞닿아 있다. 테헤란한인교회가 사라질 경우 향후 이란에 진출하는 주재원과 교민들이 공식적으로 예배할 수 있는 기반도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제로잔운동 역시 이날 공개한 주간 기도자료에서 “박해받는 이란 기독교인들에게 힘과 은혜, 인내를 주시고, 교회 지도자들에게 지혜를 더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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