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히스패닉 7,000만 시대… 한인 교회가 알아야 할 그들의 '진짜 정체성'

▲미국 내 히스패닉 인구가 7,000만 명을 돌파한 가운데 거리 축제에서 라틴아메리카 국기들이 휘날리고 있다.(AI사진)
미국 내 히스패닉 인구가 7,000만 명을 넘어서며 주요 사회 구성원으로 확고히 자리 잡았다. 이들은 다민족 도시 목회 현장에서 한인 교회 성도들이 일상적으로 마주하는 가장 가까운 이웃이자 핵심적인 선교적 접점이지만, 이들을 단순히 '스페인어를 쓰는 하나의 단일 집단'으로 규정하는 기존 시각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가 연방 센서스국 자료와 자체 설문조사를 종합해 발표한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히스패닉 내부의 정체성은 언어, 인종, 세대에 따라 매우 세분화되고 복합적인 양상을 띠고 있다.
미 연방법은 50년 전 제정된 기준에 따라 멕시코, 푸에르토리코, 쿠바, 중남미 등 스페인어권 배경을 가진 이들을 '히스패닉 또는 라티노'로 정의하고 있지만, 실제 당사자들이 스스로를 인식하는 방식은 법적 정의보다 훨씬 다양하다.
언어보다 출신 국가 우선… 단일 집단 아닌 다원적 구성
조사에 응한 히스패닉 성인의 53%는 자신을 설명할 때 '히스패닉'이나 '라티노' 같은 포괄적 명칭 대신 '멕시코계', '콜롬비아계' 등 출신 국가를 우선 사용한다고 답했다.
전체 인구를 아우르는 포괄적 용어를 사용할 때도 54%는 '히스패닉'을, 30%는 '라티노'를 선호했으며, 최근 논쟁이 된 중립적 표현인 '라틴크스(Latinx)' 선호도는 미미했다. 또한 브라질 출신의 경우 라틴아메리카 배경임에도 포르투갈어를 사용한다는 이유로 연방 공식 분류상 히스패닉에서 제외되는 등 행정적 구분과 실제 정체성 간 괴리도 존재한다.
특히 언어 사용에 대한 인식 변화가 두드러진다. 히스패닉 성인의 78%는 '히스패닉 정체성을 갖는 데 스페인어 구사가 필수적인 것은 아니다'라고 응답했다. 영어를 주 언어로 사용하는 히스패닉 중에서는 이 비율이 93%에 달했다. 스페인어 성경이나 통역 위주의 1세대식 이웃 접근법만으로는 미국에서 나고 자란 다수 히스패닉을 포용하는 데 한계가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다인종화와 통혼 증가… 세대 흐름 읽는 사역 구조 절실
인종적 배경 역시 다변화하고 있다. 2024년 아메리칸 커뮤니티 서베이(ACS) 분석 결과, 히스패닉 중 2,940만 명이 자신을 둘 이상의 복수 인종으로 규정했다.
센서스 기준상 히스패닉은 인종이 아닌 민족(ethnicity)으로 분류돼 어떤 인종에도 속할 수 있지만, 57%는 피부색이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으며 13%는 아프리카계 혈통을 함께 지닌 '아프로-라티노(Afro-Latino)'로 자신을 인식했다.
세대 전환에 따른 정체성 약화도 가속화하고 있다. 2024년 결혼한 히스패닉 신혼부부 중 32%(미국 출생자의 경우 44%)가 비히스패닉과 결혼했으며, 이민 1세대는 거의 전원이 히스패닉으로 정체화하는 반면 4세대 이상에서는 그 비율이 절반으로 감소했다.
이는 지역 사회의 히스패닉을 복음과 사랑으로 섬기려는 한인 교회가 획일적인 다민족 사역 모델을 지양하고, 세대별 언어 환경과 다문화 가정의 복합성을 고려한 정교한 목회 플랫폼을 구축해야 함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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