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of page

경력 단절 딛고 받은 연기상 “하나님 계획 있죠” [우먼 칸타타] 청룡시리즈 여우조연상 박보경

16 hours ago
3 min read

▲배우 박보경은 “내 공백기는 제자훈련 기간이었다”며 “육아하고 기도하느라 우울할 틈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가 지난 23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스튜디오에서 미소짓는 모습.


제5회 청룡시리즈어워즈에서 여우조연상을 받은 배우 박보경(45)이 지난 7월 수상 직전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주님, 저한테 왜 이러시는 거예요”였다. 2003년 연극무대 데뷔 이래 23년 만에 처음 받는 연기상이었다. 배우라면 누구나 한 번쯤 꿈꾸는 역사적 순간, 그는 감사와 놀람 가운데 ‘하나님의 계획’을 떠올렸다. “내가 꿈꾸는 것보다 더 큰 계획이 주님께 있다”란 확신에서 얻은 깨달음이었다. 신앙뿐 아니라 10년 가까이 지속된 경력 단절 기간의 소회, ‘천만 배우’인 남편 진선규를 향한 진심이 고스란히 투영된 진솔한 수상소감으로 화제를 모은 그를 지난 23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에서 만났다. 넷플릭스 시리즈 ‘레이디 두아’ 속 졸부 역할로 수상의 영예를 안은 그는 현재 티빙 오리지널 ‘로또 1등도 출근합니다’에서 카리스마 넘치는 부장 역을 연기하고 있다.


생활고 속 경단녀를 일으킨 기도

신앙은 배우 박보경을 넘어 인간 박보경을 논할 때도 빠질 수 없는 핵심 키워드다. 시상식 단상에서 처음 한 말도 “살아계신 하나님께 감사와 영광을 올려드린다”였다. 그는 “이름이 호명됐을 때 든 감정은 첫 번째 놀람, 두 번째와 세 번째도 놀람이었다. 정말 수상을 예상치 못했다”며 “인생에서 공식적으로 소감을 밝힐 기회가 있다면 꼭 먼저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싶다는 바람이 있었기에 경황없는 가운데서도 그 말을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의 수상 소식이 세간에 감동을 안긴 건 육아와 내조로 8년여간 공백기가 생겼음에도 꿈을 향해 끝없이 도전했기 때문이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선후배로 만나 연극을 같이 하며 사랑을 키워온 남편과의 결혼과 출산 이후 그의 수식어는 한동안 배우가 아닌 엄마였다. 스스로 “‘독박 육아’가 아닌 아이의 사랑을 한 몸에 받은 ‘독점 육아’ 시기”라고 말할 정도로 행복한 시간을 보냈지만 동시에 꿈과 멀어지는 기간이기도 했다. 무대를 완전히 떠나 육아와 살림에 몰두하는 그를 보며 부모조차 “보경이는 이제 연기 못할 것”이라고 할 정도였다. 남편의 무명 생활 내내 그림자처럼 쫓아다닌 생활고도 무대 생각을 접게 만든 한 원인이었다.

전도유망한 배우에서 생계를 걱정하는 ‘경단녀(경력 단절 여성)’가 된 그를 다시 일으켜 세운 원동력은 신앙이었다. 자신의 공백기를 “제자훈련 기간이자 신앙의 급성장기”라고 명명한 박보경은 “어릴 때부터 교회에 다니긴 했지만 대학생 때 토요일 공연이 많아 자연스레 교회와 멀어졌는데 육아를 하며 본격적으로 제 기도에 세심히 응답하는 하나님을 만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변에서 그동안 어떻게 견뎠냐고 하시는데 그때 전 집 주변 작은 개척교회에서 권사님들과 산기도 다니고 신앙생활 하느라 바빴다”며 “육아에 기도에 우울한 틈을 안 주신 하나님께 감사하다”고 웃었다.


현재 경기도 하남 미래를사는교회(이상용 목사)에 출석 중인 그가 평소 마음에 새긴 성경구절은 이사야 41장 10절이다. 박보경은 “매 순간 믿음이 흔들리고 두려움에 빠지는 저를 잡아주는 건 이 말씀과 기도의 자리”라며 “일이나 대인관계로 힘들 때면 기도하면서 마음을 다잡으며 하나님이 하실 일을 기대하곤 한다”고 말했다. 가족과의 기도 시간도 꾸준히 갖고 있다. 그는 “저희 가족은 매일 자기 전 다같이 모여서 기도한다. 아이들 등교 후엔 남편과 교회로 가서 기도하고 오기도 한다”며 “중학생 첫째가 사춘기임에도 저와 잘 소통하는 데는 이런 시간과 기도가 쌓인 덕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천천히 가도 괜찮아, 자신 다독여주길”

그가 ‘믿고 보는 배우’로 발돋움한 데는 아내를 전적으로 믿어준 남편의 공도 컸다. 박보경이 수상소감을 발표하는 내내 감격의 눈물을 보인 배우 진선규는 아내의 연기 활동뿐 아니라 신앙생활도 함께하는 ‘영혼의 동반자’다. 박보경은 “남편은 힘든 시절 제가 해준 ‘괜찮다’는 말에 힘을 냈다고 하지만 저 역시 남편의 말과 행동에 큰 격려를 얻었다”며 “교회를 안 나갈 당시에도 넉넉지 않은 형편 가운데 십일조를 내자는 제 의견을 존중해준 남편에게 깊이 고마움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야말로 ‘부창부수’인 두 사람은 강렬한 배역으로 대중에게 주목받았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는 “싸우는 것 자체를 힘들어해서 소리치는 장면 찍고 나면 삼계탕을 먹으러 간다”며 “내 성격과 반대되는 걸 연기하다보니 한편으론 재미도 느낀다”고 했다.


향후 계획을 묻자 박보경은 “따로 계획은 없고 지금 주님이 허락한 매일매일에 충실하고 싶다”고 답했다. 그는 “예전엔 제가 열심히 해야 하나님이 기뻐한다고 생각해 뭐든 악착같이 했다. 한데 주님은 조급함은 내려놓고 당신께 맡기길 원하는 분이더라”며 “일의 특성상 항상 선택받는 입장이라 낙심하기 쉬운 환경이긴 하지만 그 속에서 여호와의 샬롬(평안)을 경험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경단녀나 구직 중인 청년 등 기다림의 시간 속에 있는 이들을 향한 메시지도 전했다. 박보경은 “저는 스스로의 가치를 가장 모르는 게 자기 자신이라고 생각한다. 남의 눈에 재능이 보이는 이라도 자신을 잘 모르는 건 매한가지”라고 했다. 이어 “자신의 가치를 알아보는 사람과 그 시기는 분명 찾아온다는 걸 잊지 말라”며 “조금 천천히 가도 괜찮다고 스스로를 아끼고 다독여 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Comments


bottom of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