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용길.JPG 

한용길 CBS 사장




<꿈과 음악 사이에>를 듣는 청취자들에게 다양한 문화적 체험을 하게 하고 싶었다.


청소년들에게 다양한 음악 장르를 들려주기 위해 팝, 국악, 가요, 클래식 등 각 장르의 전문가들이 출연하는 코너를 만들기로 했다.


나는 고민 끝에 당시 내외경제신문 문화부 기자였던 임진모를 팝 칼럼니스트로 선정해 매일 팝에 대해 가르치는 코너를 만들었다.


그는 '임진모의 팝 칼럼' 이란 코너를 운영하면서 팝 가수들의 개인적인 이력보다 팝송 속에 숨어 있는 의미라든지 사상적이나 문화사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것을 재미있게 풀어냈다.


이 프로그램에 대한 입소문이 나면서, 그동안 전무후무했던 '팝 칼럼'이라는 장르가 새롭게 부각되기 시작했고, 시간이 지나면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그러면서 임진모, 그는 팝 칼럼니스트로 유명세를 타게 되었고, 지금도 국내 최고의 팝 칼럼니스트로 활약하고 있다.


<꿈과 음악 사이에>가 그의 데뷔 무대인 셈이다.

국악을 다루는 코너도 마련했다.


국립국악고등학교 교사 황혜영 선생님을 초대해서, 매주 국악 작품을 하나씩 소개하고 관련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방송은 대중음악 프로그램이었지만, 국악을 듣는 청소년들이 많지 않기에 우리의 고유한 것을 가르치고 싶은 마음이었다.


우리의 고유한 음악을 청소년들에게 쉽게 이해시키는 데 황혜영 선생님의 공이 컸다.


그리고 청소년들이 꼭 알았으면 하는 클래식 음악을 프로그램을 통해 소개해 주기도 하였다.



광야를지나서.JPG



<꿈과 음악 사이에> 에 각 분야의 전문가가 출연하고,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소개되면서 프로그램은 갈수록 풍성해졌다.


<꿈과 음악 사이에> 가 그리고 청소년들은 물론 모든 청취자들에게 '방송의 종합 선문 세트' 였다고 자부한다.


방송은 무엇보다 청취자들의 필요를 채워주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


내 생각보다 청취자들이 무슨 방송을 좋아할까? 어떤 얘기를 듣고 싶어 할까?에 관심을 두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노래 한 곡을 선정할 때도 신중했다.


노래 한 곡 한 곡이 청취자들의 마음에 감동을 주고 삶을 풍성하게 할 수 있기를 바라며 선곡을 했다.


청취자들을 먼저 생각했고, 그들을 위한 방송을 하는 것이 나의 기쁨이었고, 일에 대한 성취감을 느끼는 창구였다.


그 시절, 한 학보사에서 대학생 기자들이 취재를 왔다.


일을 하면서 행복하냐고 해서 행복하다고 했더니 깜짝 놀랐다.


자기가 맡은 일에 대해 행복하다고 얘기하는 사람이 드물었는데, 내가 일이 행복하다고 자신있게 얘기해서 놀랐다는 것이다.


그만큼 행복하게 일을 하는 사람이 적다는 얘기였다.


내게 맡겨진 일을 행복하게, 그리고 열심히 했던 그 시절을 허락하신 주님께 감사하다.       

        


  <계속>

기획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