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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용길 CBS 사장



1970년부터 1980년대에 미국에서는 크리스천 대중음악(CCM)이 생기기 시작했다.


크리스천 음악이 다양한 대중음악의 옷을 입고 발전하기 시작한 것이다.


한국에도 1990년대를 즈음하여 CCM이 들어왔고, CBS는 음악 프로그램인 <가스펠아워>를 통해 CCM을 보급하면서, 점차 한국교회에 CCM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바로 이거야!'


기독교음악과 대중음악이 함께 갈 수 있는 방법을 늘 고민했던 나는 대중음악의 틀 속에 기독교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는 CCM이야말로 한국교회와 사회에 꼭 필요한 음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나는 CCM을 알리는 것을 일종의 '사명' 으로 여겼던 것이다.


단지 나만의 개인적인 생각은 아니었다.


CCM은 CBS의 정체성과도 맞았고, CBS는 한국교회뿐 아니라 한국사회를 위한 방송이기도 해서, 교회와 사회를 이어주는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당시<꿈과 음악 사이에>를 진행할 때라서 방송을 통해 CCM을 소개했고, 이뿐 아니라 공개방송 <꿈의 콘서트>를 열면서 CCM 보급에 나섰다.


전국에 있는 교회와 신학교, 일반 대학교를 다니면서 거의 매주 콘서트를 열었고, CCM 가수뿐 아니라 기독교적 메세지를 담은 밝고 건강한 노래를 부르는 대중가수들을 무대에 세웠다.


당시 CCM 가수 최인혁을 진행자로 세우고, CCM  가수들과 한동준, 임종환, 박학기 등 유명한 크리스천 대중가수들이 함께 어우르는 공연을 만들어 갔다.


대중음악과 기독교음악이 서로 만나는 자리를 만든 것이다.


그렇게 세상 속에 있는 음악을 교회 안으로, 교회 안에 있는 음악을 세상속으로 갖고 갔다.


공개방송은 회사의 든든한 지원을 받으면서 한 것이 아니었다.


내가 뛰어다니면서 제작 협찬을 받고 공개방송 장소를 섭외했다.


누군가 시켜서 한 것이 아닌 내가 좋아서, 그리고 사명감으로 한 일이었다.


그 무렵에 신촌 창천감리교회에서 '문화쉼터' 사역을 시작한 것은 획기적인 일이었다.


당시 창천감리교회를 담임했던 박춘화 목사님이 세상과 교회를 잇는 양질의 문화 프로그램을 제공하고자 문화쉼터 사역을 시작하면서 교회를 일반인들에게 오픈하기 시작했다.


교회가 공연, 영화 상영, 콘서트 등 문화공간으로 일반 세상에 문을 연 것이다.


문화쉼터 사역을 담당한 김재욱 PD는 나와 함께 목요일마다 CBS 공개방송을 열었고, 테마 콘서트, 착한 노래 만들기 등 다양한 기획 공연을 진행했다.


교회가 준 제작비는 턱없이 적었지만, 그것으로 음향, 조명, 무대세팅, 출연료까지 다 해결하며 거의 2년 이상을 이끌어 갈 수 있었다.


이는 가수들이 공연에 의미를 두고 거의 무료로 출연한 까닭이었다.


무대에 오른 가수들은 CCM 아티스트뿐 아니라 대중가수들도 많았고, 이들이 함께 하는 무대는 일반인들, 특히 청년들이 마음 문을 열고 교회를 찾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문화쉼터 사역을 하면서 교회 안에 조명탑을 설치하기도 했다.


아마 교회에 조명탑을 설치한 것은 내가 최초이지 않았을까 싶다.


조명탑을 세울 때는 교회 안에서 반응이 갈리기도 하였다.


특히 어른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분위기였다.


조명탑을 세우고 울긋불긋한 조명과 포그가 깔리면 교회가 예배당이 아니라 공연장처럼 변해서 그 광경이 무척 어색했을 것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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