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양앨범 발표한 ‘잊혀진 계절’ 가수 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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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기억하고 있어요 시월의 마지막 밤을’이라는 도입부로 익숙한 ‘잊혀진 계절’의 가수 이용(55·사진)씨가 27년 전 장인에게 한 약속을 지켰다.
1985년 일신상의 이유로 훌쩍 미국으로 떠나 그곳에서 만난 노미숙(49)씨와 결혼한 그는 결혼 직전 장인에게 찬양앨범을 내겠다고 약속했다.
“지금은 목회자가 되신 장인어른이 ‘이 서방, 결혼을 허락하는 대신 자네도 나한테 한 가지만 해줄 수 없겠나’ 하고 물으시는 거예요. 장인어른 차에서 흘러나오는 은혜로운 찬양곡을 들으면서 이렇게 찬송가를 좋아하시니까 가수 사위에게 명령하시나 보다 하고 어렵게 대답을 했었죠.”
덜컥 약속은 했지만 곧바로 실행하지는 못했다. 차일피일 미루다 세월은 강물처럼 흘러갔고 더 이상 늦추다간 약속을 지킬 수 없게 될지도 몰랐다.
“허접한 앨범을 내기 싫다는 이유로 미루다 여기까지 왔습니다. 찬송가를 좋아하시는 목사님 사위치곤 너무 무책임하게 대답했던 것 같아요. 회개하는 마음으로 이번에 찬양앨범을 냈습니다.”
그의 찬양앨범에는 ‘나의 주’ ‘거룩한 성’ ‘겸손히 주를 섬길 때’ ‘내가 매일 기쁘게’ 등의 찬송가와 복음성가 11곡이 수록돼 있다. 그의 매력 포인트인 맑은 벨칸토 창법을 만날 수 있다.
“장인어른이 30년 전에 들으시던 것과 같은 복고풍의 찬양앨범을 만들었습니다. 사운드를 현대식으로 빵빵하게 만들 줄 몰라서나, 세계를 뒤흔드는 우리의 K팝처럼 요즘 트렌드를 따라 편곡할 줄 몰라서가 아니에요. 주님 찬양의 마음을 강조하고 싶어서 옛날식으로 만들었습니다.”
서울 예능교회(옛 연예인교회)에서 89년 집사 안수를 받고 현재 서울 충현교회에 출석 중인 그는 “신앙이 좋아서 음반을 낸 것이 아니라 신앙이 더 깊어지고 싶어 음반을 냈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그의 신앙은 이미 깊어보였다. 주일 성수는 물론 날마다 기도하고 남몰래 선행하며 하나님의 사랑을 배우고 실천하고 있다. TV와 라디오 등 방송 출연에 바쁘지만 시간을 쪼개서 찬양과 간증집회를 다니고 있다.
81년 탄생해 그에게 최고의 명성을 안겨준 ‘잊혀진 계절’은 해마다 10월이 되면 가장 널리 불리는 노래가 됐다. “이 노래를 무대에서 6000번은 불렀을 것”이라는 그는 ‘나를 울려요’라는 가사처럼 요즘 눈물이 많아졌다고 한다.
“녹음하는 한 달 동안 컴컴한 녹음실에서 많이 울었어요. 슬픔도 아니고 아픔도 아닌, 이유를 잘 모르는 눈물이 자꾸 흘러 내렸습니다. 힘든 시기가 있었으니 성실하게 살아야 한다는 그런 생각이 들어서였나 싶어요.”
그는 지금도 1만여명의 ‘오빠 부대’ 팬들로부터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다. 콘서트를 하면 늘 좌석이 부족할 정도다. 넘치는 사랑을 받아왔다는 그는 앞으로 남은 가수 인생을 하나님 말씀을 따라 찬양과 함께 살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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