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경탄 그 자체입니다" 미국 드루대학교 신학대학장 제프리 콴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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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프리 콴 학장은 “한국교회가 미국교회를 무조건 답습하면 안 된다”면서 “한국과 미국 크리스천들이 힘을 합쳐 시대를 선도할 수 있는 탁월한 신학자와 목회자, 선교사들을 양성하자”고 제안했다.

 

“한국교회, 경탄 그 자체입니다. 한 교회(서울 목동 세신교회) 힘으로 네팔에 100개 교회 건물을 헌당했다는 소식을 듣고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이를 계기로 네팔감리교단이 세워지고 머잖아 세계감리교단에까지 가입한다고 하니 참으로 놀랐습니다.
이 같은 선교 중심 교회가 이 시대에 진정 필요한 공동체입니다.”
최근 한국을 처음 방문한 미국 드루대학교 신학대학장 제프리 콴(54) 박사는 한국교회의 선교적 열정과 희생정신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콴 학장은 지난 1월부터 아펜젤러 선교사의 모교인 드루신학대를 이끌고 있는 첫 동양계(중국계 말레이시아인 3세)다.
이스라엘과 고대근동사를 전공한 구약학자인 그는 “한국교회가 부흥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이번에 확실히 알게 됐다”며 “한국의 선교지향적 목회와 신학. 공동체 의식을 미국 등 세계 교회가 배워야 한다”고 했다.
‘나’보다 ‘우리’라는 공동체를 우선하는 한국 크리스천들의 마음을 세계가 배워야 한다는 것이다.
콴 학장은 “미국 내 백인 주류의 근본주의나 복음주의 교회 공히 성장하지 않는다.
백인 교회는 문을 닫고 있는 반면 아시아인 교회들만이 성장하고 있다”며 “이를 반영이라도 하듯 동양인 목사들이 백인교회나 흑인교회에서 목회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백인교회의 쇠퇴는 아시아인 교회보다 덜 선교적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한국교회가 미국 대형교회에서 성장 모델을 찾으려 하지만 그동안 미국교회 성장은 수평이동에 따른 교인 유입에 힘입은 바 크다”면서 “한국교회가 하나님 말씀인 성경과 그에 기반을 둔 신학과 목회라는 본질에 보다 충실한 목회자, 성도들을 양성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콴 학장은 “‘감리교 사관학교’로 불릴 정도로 신학생들을 엄격하게 경건훈련을 시키고 있는 드루신학대는 소규모 클래스를 유지하며 교수들과 학생들 간 밀접한 관계를 중시한다”면서 “사회적 성화라는 측면에서 시민사회에서도 기여할 수 있도록 교육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1920년에 목회학석사 학위를 받은 노정일이 첫 한국인 졸업생입니다.
현재 80여 명의 한국인 및 한국계 신학생들이 공부하고 있어요. 미국을 비롯해 한국에서 활동하는 많은 신학자와 목회자들이 드루 출신입니다. 강일구 호서대 총장, 김홍기 감신대 총장, 임승안 나사렛대 총장 등도 동문입니다.”
그는 “국민일보에 ‘해외석학 칼럼’을 장기간 연재한 레너드 스위트 석좌교수를 통해서도 한국에서 드루가 널리 알려졌을 것”이라며 “앞으로 한국 신학대들과 지속적인 교류와 네트워킹을 강화해나가기를 바란다”고 했다.
특히 “한국교회가 이성, 성경, 전통, 역사를 강조하는 미국 감리교, 교회를 섬기면서도 비판적 사고를 할 수 있는 리더를 양성하는 드루신학대와 함께 큰 그림을 그려가면 좋겠다”고 말했다.
콴 학장은 한국교회에 굳이 주문한다면 다문화사회에 대한 이해와 열린 마음, 문화적 친화력 갖고 사회문제 해결까지 기여할 수 있는 목회자를 양성한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아시아 교회가 자본주의와 개인주의, 소비주의를 경계하고 그 폐혜를 심각하게 논의하지 않으면 미국교회처럼 위기를 맞을 수 있다”면서 “신학교에서부터 이를 가르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회성장만 있고 신학이 없으면 어느 정도 성장한 이후에는 성장 자체를 멈추게 될 것입니다. 신학과 교회성장의 균형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콴 학장은 신학교는 종교학을 가르치는 곳이 아니라 교회를 위해 존재한다면서 교회와 관계없는 신학적 지향점은 배격해야 한다고 했다.
또 “교회가 교회 자신과 자신의 교인만을 위해 존재하면 본질을 잃고 그 고유의 맛을 잃게 된다”면서 “신학자 본 훼퍼가 말했듯이 교회는 다른 사람을 위해 존재할 때 그 가치가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런 점에서 신학교는 교회와의 관계를 매우 중시해야 한다고 했다.
“크리스천이 사회에 기여하고 봉사하는 것은 시대적 사명입니다.
우리 사회, 전 세계가 어떤 것을 가장 필요로 하고 있는지 신학교가 직접 느낄 수 있도록 격려하고 가르쳐야 합니다.”
그는 마지막으로 “아펜젤러와 한국교회와의 관계처럼 드루신학대와 한국교회와의 관계도 중요하다”면서 “앞으로 웨슬리 정신을 바탕으로 한 신학교육과 목회적 노력을 함께 공유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우리 학교는 장학금 제도가 탁월합니다. 이번 새 학기부터 박사과정 학생들에게 100% 장학금을 지급할 예정입니다.”
콴 학장은 “복음 전파와 학문 연구에 뜨거운 열정을 가진 한국 신학생들이 많이 지원해주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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