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기독동아리 예수전도단의 찬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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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종욕 목사(오른쪽)가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딸 승연씨를 흐뭇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다. 지난 21일 서울 신천역 4거리에서 열린 ‘거리 음악회’는 아버지 박 목사가 여는 성경통독학교를 알리는 자리였다.

 

21일 오후 8시 서울 신천역 4거리의 한 아파트 입구. 6명의 젊은이가 바이올린 기타 플룻 타악기를 들고 서로 눈을 맞췄다.
그리고 이내 찬송가 연주를 시작했다. 즉석 거리음악회였다.
유모차를 끌고 나온 가족, 퇴근길 중년의 남성, 운동 하러 나왔던 노년의 부부, 연인들이 가던 길을 멈췄다. 그들을 붙잡은 곡은 ‘아리랑’이었다.
‘어메이징 그레이스’도 들렸다. 국악과 찬양의 절묘한 만남, 아름다운 하모니에 거리의 관객은 박수를 보냈다.
젊은 연주자는 서울대 기독동아리 예수전도단의 찬양팀 일원.
아리랑과 어메이징 그레이스를 새롭게 편곡한 학생은 국악과 작곡 전공 2학년 박승연(21)씨다.
바이올린 연주도 수준급이다.
거리음악회는 서울 삼전동 선한이웃교회 박종옥(49) 목사의 사역을 알리는 자리였다.
승연씨는 박 목사의 장녀다. 개척한 지 1년 8개월 밖에 안된 작은교회의 믿음 좋은 딸.
어느새 성인이 되어 아버지의 든든한 동역자로 서준 딸이 자랑스러운 듯, 박 목사는 흐뭇하게 승연씨 연주를 지켜봤다.

 

◇“포기는 또 다른 시작입니다”
딸은 음악 신동이었다.
네 살때부터 바이올린을 연주했다.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가 될 줄 알았다.
그러나 중학생이 되면서 포기했다. 돈이 없었기 때문이다.
당시 전도사였던 아버지는 한달 사례비로 도저히 딸의 레슨비를 감당할 수 없었다.
목회자가 되기 전, 아버지는 일반대를 졸업하고 교육용 컨텐츠 사업체를 운영했다.
사업이 잘 되어 어린 딸을 가르칠 수 있었다.
하지만 1998년 외환위기(IMF 구제금융) 때 모든 걸 잃고 아버지도, 딸도 새로운 길을 나섰다.
아버지는 대학교 3학년 때 부흥회에 참석했다가 하나님을 만나고 목회자가 될 것을 서원했다.
사업체를 운영하는 동안 장신대에 편입해 신학을 공부했다.
그러다 99년 목원대 신대원에 입학해 본격 목회자의 길로 들어섰다. 목사안수를 받은 건 2007년이다.
딸의 음악적 재능은 예상보다 뛰어났다. 바이올린을 그만두고 작곡을 시작했다.
딸의 선생은 대학에서 작곡을 전공한 엄마. 생활이 어려워 딸은 그 흔한 학원에 다녀본 적이 없다.
친구들이 학원에 있는 동안 아이는 조용히 성경을 읽었다. 시험공부도 스스로 했다.
그럼에도 국립국악고 시절, 반에서 3등 밖으로 밀려나본 적이 없다.
게다가 남들이 부러워하는 서울대 입학까지.
아버지와 딸이 각자 자신의 것을 내려놓으니 새로운 삶이 주어졌다.

 

◇“성경을 10번 읽으면 서울대 갑니다”
승연씨는 어렸을 때부터 부모로부터 받은 교육의 전부가 성경통독, 가정예배였다.
동생 성호(19) 군과 함께 13세 이전까지 시간을 정해 매일 성경 10장을 꼭 읽었다.
만약 성경 읽기를 게을리 하면 아버지에게 회초리로 종아리를 맞았다.
승연씨는 “말씀을 보는 게 당연한 데 왜 사람들은 그걸 모르는 지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하나님을 의지해서 공부하면 안될 게 없다”고 강조했다.
지금도 그는 새벽예배 후 1시간씩 아침묵상을 통해 예레미야를 읽고 있다.
박 목사는 “성경을 10번 읽으면 서울대 가고, 영어성경을 포함해 20번 읽으면 하버드대 간다”고 확신했다.
“여기서 서울대나 하버드대 간다는 얘기가 중요한 게 아닙니다.
단지 성경을 읽으면 하나님께서 가장 기뻐하실 것이기 때문에 삶이 변한다는 걸 말씀 드리는 겁니다.
하나님은 확실한 증거로 살아계심을 보여주십니다. 바로 축복이지요.”
승연씨에게 하나님의 상급은 서울대 합격이었다. 성경통독을 통해 그는 순종과 긍정의 힘도 배웠다.
딸의 꿈은 ‘하나님의 전속 작곡가’. 영성을 세상에 드러낼 수 있는 곡을 만들고 싶어 한다.
아버지의 꿈은 성경통독 운동을 통해 한국교회에 회심의 물결을 일으키는 것. 그래야 부흥도 찾아온다.
박 목사는 이를 위해 8월 1~19일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여름방학 성경통독학교’를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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