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는 아는 친척도, 저를 도와줄 사람 하나 없습니다.
새벽기도회에 참석할 25명만 보내주세요"
...1980년 애절한 마음으로 등사한 전통의 설교문


명성-02.jpg

▲ 명성교회 김삼환 목사


“만차입니다. 명일여고로 가세요.” 1일 오전 4시30분. 서울 명일동 명성교회 부근 도로는 ‘3월 특별새벽집회’ 참가자와 차량으로 혼잡했다.
경광봉을 흔들며 주차봉사를 하던 노재건(56) 집사는 “차량교통위원회 주차봉사만 16년이 됐다. 집에서 2시간 전에 나왔다”면서 “새 성전을 통해 주실 은혜가 정말 기대 된다”고 말했다.
새벽집회가 열리는 7200석 규모의 성전은 부채꼴 모양(연면적 2만6540㎡)으로 지난해 12월 입당예배를 드렸다.
예배당 입구에서 설교문을 받았다.
김삼환 목사가 1980년부터 매일 저녁 “서울에는 아는 친척도, 저를 도와줄 사람 하나 없습니다.
새벽기도회에 참석할 25명만 보내주세요”하며 애절한 마음으로 직접 등사했던, 그 전통의 설교문이다.
1년에 두 차례, 그렇게 32년간 차곡차곡 쌓인 설교문만 600장이 넘는다.
청록색 재킷을 입은 안내봉사위원이 자리를 안내했다. 강단에 앉은 200여명의 어린이들에게 둘러싸인 김 목사는 강대상 바로 뒤에 쪼그리고 앉아 찬송을 불렀다.
오전 5시. 만석이었다.
기도자는 “십자가 보혈로 우리를 정결케 하시고 새 성전 시대를 열어주신 축복에 감사 드린다”면서 “새벽에 도우시는 능력으로 민족과 나라가 살아나게 해 달라”고 간구했다.
1부엔 1000명, 2부에는 2000명의 연합찬양대가 웅장한 찬송을 했다.
김 목사는 초등학생도 이해할 수 있는 구어체 표현, 단문 중심의 간결한 멘트, 시골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예화 등을 사용하며 성도들의 마음을 파고 들었다.
그는 “다윗왕은 비천한 목동 출신이었지만 하나님의 은혜와 축복이 있었기에 수백 번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었다”면서 “나 역시 병들고 힘없는 개척교회 목회자에 불과했지만 눈물로 주님의 옷자락을 붙들었더니 생각지도 못한 은혜를 부어주셨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등불 되신 주님을 따르는 삶은 어두운 방에서 스위치를 켜는 것과 같다”면서 “멸시천대가 반드시 따르는 인간의 도움을 기대하지 말고 값없이 차고 흔들어 넘치는 은혜를 주시는 하나님을 따라가기 위해 힘쓰자”고 강조했다.
이날 기도회에는 자녀와 동행한 부모들이 많았다.
의준(5) 선준(2)군을 데리고 나온 배지웅(35)씨는 “신앙의 1대인데 두 아들에게 믿음의 유산을 꼭 물려주고 싶어 아내와 함께 첫 예배에 나왔다”면서 “목사님과 성도들이 다 같이 한마음으로 새 시대, 새 성전을 통해 하나님이 맡겨주신 일을 잘 수행할 수 있도록 간구했다”고 말했다.
교회는 32년 전 서울 명일동 홍우상가 2층에서 시작됐으며, 매년 3월과 9월 특별새벽기도회를 개최하며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했다.
‘새벽기도’ ‘머슴목회’ ‘오직주님’ ‘절대 긍정’의 목회 DNA는 64차례 열린 특별새벽집회를 통해 성도들에게 고스란히 전수됐고, 이제는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교회로 자리 잡았다.
명성교회는 제적성도 15만명의 대형교회이지만 그 흔한 분열이나 다툼의 소식이 없다.
교인들의 마음을 하나로 묶을 수 있었던 것은 새벽기도라는 ‘공통분모’와 화합과 겸손의 리더십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것은 ‘나는 아무것도 아닙니다. 병든 여인처럼 그저 주님의 옷자락이라도 잡고 가게해 주세요’하며 눈물로 매달리는 김 목사의 섬김과 용서, 회개의 자세에서 기인한다.
27년째 새벽기도회에 참석하고 있는 임금녀(80·여) 씨는 “새벽 제단에서 성도들이 큰 은혜를 받는 것도 거짓이 아닌 진심으로 섬기는 목사님의 모범이 크게 작용한다”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10일까지 열리는 특별새벽집회는 매일 오전 6시 CBS CTS C채널 굿티비, 교회 홈페이지(msch.or.kr)로 생중계된다.
교회 관계자는 “1일 구 성전과 부속성전, 인터넷 등을 통해 7만여명이 참여했다”고 밝혔다.

인물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