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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KDB 산하 북한인권박물관에서 다음 달 31일까지 ‘낯선 말: 표현의 그림자’라는 주제로 북한인권전시회를 진행한다.

 

 

4일 방문한 서울 종로구 경희궁길 북한인권정보센터(NKDB) 산하 북한인권박물관. 72.7㎡(약 22평)의 전시실로 들어서니 NKDB가 수집한 책과 DVD, 신문스크랩 형식의 내용물이 전시돼 있었다. 

형형색색의 인덱스로 북한인권정보를 표시한 책과 겉면이 닳은 파일함은 지난 20여년간 수집한 NKDB의 노력을 엿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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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말: 표현의 그림자’ 전시회에서 NKDB가 설립 이래로 수집해온 북한인권자료가 전시돼있다.

 

북한인권정보센터(NKDB)는 북한 인권개선, 과거사 청산, 피해자 구제를 목표로 2003년에 설립된 단체다. 현재까지 NKDB에는 8만 6082건의 인권침해사건과 5만 5천여 건의 인물 자료가 축적돼있다.

이곳에서는 ‘낯선 말: 표현의 그림자’라는 주제의 북한인권전시회가 다음 달 31일까지 진행되고 있다. 

전시 해설과 관람 안내를 돕는 자원봉사자도 모집 중이라는 정보를 입수해 취재 당일 봉사에 참여했다.

봉사하기 전 안하영 NKDB 연구원으로부터 사전교육을 받았다. 

안 연구원은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북한 사회의 현실을 알리고 북한 주민의 자유와 인권 개선을 위한 목소리를 전하는 게 전시의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기획전시 중 첫 번째 부문에서는 ‘말 한마디 잘못하면 죽는다’ 주제로 표현의 자유가 없는 북한 사회의 현실을 담았다. 

한쪽 벽에는 5명의 탈북민이 ‘말 반동’(수령이나 당을 비난한 경우) 사례를 경험한 인터뷰 영상을 확인할 수 있었다. 

표현의 자유가 없는 북한을 상징적으로 비판한 김명섭 작가의 음향 설치 작품과 한반도 통일과 평화를 염원한 북한이탈주민들의 그림도 전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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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말: 표현의 그림자’ 전시회에서 말반동 사건과 관련된 탈북민들의 증언이 담긴 종이가 전시돼있다.

 

두 번째 부문에서는 북한의 ‘프로파간다’(자신에게 유리하게 만들려는 선전기법) 현실을 담았다. 

‘반동사상문화배격법(2020)’과 ‘평양문화어보호법(2023)’을 제정한 북한은 이전보다 더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고 있다. 

북한에 선전물을 보내는 이민복씨의 이야기가 소개돼 있다.

 그가 기증한 전시물로는 북한의 선전물로 보이는 위장 성경부터 작은 쪽지에 적힌 복음, 자가발전 라디오 등이 있었다.

전시 말미에는 말반동 사건에 관한 탈북민들의 증언이 적힌 종이들이 전시돼 있었다. 

손바닥만한 종이 앞면에는 탈북민들이 한 말, 뒷면에는 그 말로 인해 어떤 처벌을 받았는지 기록돼 있었다.

일본인 관람객인 시미즈 겐따(30)씨는 “북한 인권과 남북통일에 관심이 있어서 전시회에 왔는데 자유가 없는 북한 인권유린의 현장을 눈으로 확인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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