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_잼버리.jpg

▲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대회에 참가한 스페인 대원들이 8일 여의도순복음교회 관계자들의 환영을 받으며 경기도 파주 영산수련원에 입소하고 있다.

 

한국교회가 교회 문을 활짝 열었다.

제6호 태풍 카눈의 북상으로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잼버리) 대회 참가자들이 조기 퇴영하게 되자 기도원 수련원 교육관 등 교회 시설을 개방하고 거처를 제공하고 나선 것이다. 156개국 3만7000여명의 잼버리 대원들은 8일 1014대의 버스에 나눠타고 서울과 경기 전북 충남 충북 등 8개 시·도로 분산됐다. 이 가운데 주요 한국교회가 수용하는 인원은 이날 현재 약 5000명 정도로 파악된다.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대표회장 이영훈 목사·사진)에 따르면 여의도순복음교회는 경기도 파주 오산리최자실기념금식기도원과 청소년 수련시설인 영산수련원을 정비해 잼버리 대원을 위한 숙소로 제공했다. 한국(1600여명)을 비롯해 프랑스(360여명), 스페인(220여명)까지 모두 2100여명의 대원이 여장을 풀었다.

 

여의도순복음교회 교역자 등 수십여명은 기도원 정문 앞으로 나와 태극기와 프랑스, 스페인 국기를 함께 흔들며 버스에서 내리는 이들을 향해 “웰컴 투 코리아(한국 방문을 환영합니다)”라고 외쳤다. 버스에서 내린 잼버리 대원들은 밝은 미소로 화답했다. 스페인에서 온 훌리아(17·여)양은 “태풍 소식과 일정 변경 등으로 혼란스럽고 조금 당황하긴 했지만, 그래도 안전한 장소로 이동해 남은 기간 머물 수 있게 돼 다행”이라며 “여기에 머무는 동안 한국만의 독특한 문화를 체험하고 싶다”고 전했다.

앞서 이영훈 목사는 직접 기도원을 찾아 숙소 등 준비 상황을 점검했다. 이 목사는 “잼버리 대원들이 이곳에 머무는 동안 식사나 잠자리 모두 불편함이 없도록 최대한 지원하려 한다”며 “여러모로 어려운 상황이지만 전화위복이 돼 모든 이들이 한국에 대해 좋은 인상을 받고 돌아가게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교회 측은 영산수련원 내에 마련된 청소년 훈련 시설을 잼버리 대원에게 개방해 머무는 동안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 목사는 “개신교계를 비롯해 불교·천주교계 등 국내 종교계가 이 일을 계기로 하나가 됐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한국사회 내 편가르기가 없어지고, 하나 됨의 역사를 이루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경기도 용인 새에덴교회(소강석 목사)는 한국과 중국 등 대원 480명을 맞이했다. 새에덴교회는 이들을 위해 가용 예산과 인력을 최대한 쏟아붓고 있다. 교회 교육관을 비롯해 숙식 공간 10여곳을 모두 개방했다. 대원들이 사용할 새 침구류를 주문하고, 화장실은 샤워할 수 있도록 개조했다. 이날 입구에선 교회의 메디컬처치(응급의료팀) 관계자들이 대원들의 건강부터 살폈다. 코로나19 신속항원검사를 비롯해 열 체크도 진행했다.

새에덴교회는 새만금 야영장 철수로 취소된 잼버리 프로그램을 대체할 활동도 제안했다. 교회 측은 용인 에버랜드 등 교회 인근 관광지를 물색해 대체 프로그램 진행을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새에덴교회는 이들에게 오는 13일까지 숙식을 제공할 계획이다. 소강석 목사는 “한국교회의 섬김으로 청소년들이 잼버리 기간 동안 불편했던 기억을 다 지워버리고 남은 일정을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길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서울 사랑의교회(오정현 목사)는 교회 내 채플실을 정비해 1000여명의 잼버리 대원을 수용할 수 있도록 준비를 완료했다. 현재 정부의 인원 배정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오정현 목사는 “사랑의교회는 한국교회와 함께 잼버리 대회를 위해 기도할 것이며, 태풍 카눈의 북상으로 조기 퇴영을 공식 결정한 대회 참가자들을 최선을 다해 섬길 것”이라고 밝혔다. 인천 숭의교회(이선목 목사)도 충남 청양에 있는 청양숭의청소년수련원을 개방해 250여명의 잼버리 대원들을 맞이했다.
 

베이지역교계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