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속 반그리스도인/조정민 지음/두란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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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속 반그리스도인'의 저자 조정민 베이직교회 목사는 "이 책이 '참 그리스도인의 여정'에서 눈에 띄는 표지판이 되길 바란다"며 "혹시 길을 놓쳤더라도 성화의 과정을 이끄는 성령님이 꾸준히 빚어가 주실 것을 믿자"고 당부한다. 사진은 지난 2022년 서울 강남구 교회에서 인터뷰에 임하는 조 목사. 두란노 제공

 

'예수에 대해 잘은 모르지만 적어도 예수를 따른다면 저런 행동을 하진 않을 텐데'란 생각이 절로 들게 하는 사람.

 '저런 사람이 모인 곳이 교회라면 가고 싶지 않다'고 진저리를 치게 하는 사람.

MBC 앵커 출신 조정민 베이직교회 목사가 말하는 '반(反)그리스도인'의 정의다.

 여기서 반그리스도인은 타종교인이나 무종교인이 아니다.

 이들 경우는 복음에 대해 아는 바가 전혀 없거나 관심 자체가 없는 것이므로 '비그리스도인'이나 '미(未)그리스도인'이란 표현이 적합하다.

 이들 가운데 교인은 아니지만 예수에게 호감을 느끼는 이가 있다면 '반(半)그리스도인'에 가깝다는 게 저자의 말이다.

그렇다면 예수의 가르침과는 거리가 먼 반그리스도인은 누구인가.

 저자는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알면서도 일상에서 정반대의 삶을 사는 교회 성도를 반그리스도인으로 본다.

 그는 교회 밖의 이웃을 신앙의 길로 이끄는 데 교회 속 반그리스도인이 걸림돌이 되는 경우가 적잖다고 전한다.

 더 나아가 이런 성도의 수가 "교회에 너무 많아 머리가 어지러울 지경"이며 "교회를 대적하고 본질을 허물어뜨리는 이들의 기막힌 전략에 현기증이 난다"고 노골적으로 말한다.

결국 교회의 '진짜 적은 내부에 있다'는 걸 깨달은 게 저자가 책을 쓴 계기다.

 성경을 읽으며 "과연 나는 예수를 제대로 따르는 그리스도인인가"를 고민하던 그는 자신이 목회하는 교회를 보면서도 같은 질문이 떠올랐다고 했다.

 "같이 예배하는 이들 역시 모두 그리스도인은 아닐 수 있다는 사실에 눈떴기 때문"이다.

 반그리스도인으로 사는 이들이 교회는 왜 다니며 교회는 어쩌다 이런 이들로 북적이게 됐을까.

 저자의 답은 분명하고도 단호하다. "가치 있는 곳에 가짜들이 꾀는 법"이기 때문이다.

'교회의 고정간첩' 반그리스도인이 무서운 건 이 역할이 고정된 게 아니라는 것이다.

 날마다 자신을 부인하고 십자가를 지지 않으면 그리스도인 누구라도 반그리스도인이 될 수 있다.

 저자도 "나 역시 반그리스도인과 같은 행동을 할 때가 적잖다"고 고백한다.

 예수의 제자인 베드로 역시 예외는 아니다.

 베드로는 고난과 부활을 예언하는 스승에게 "주여 그리 마옵소서"라며 볼멘소리를 하고 이에 예수는 "사탄아 내 뒤로 물러나라"로 강하게 응수한다.

 "네가 하나님의 일을 생각하지 않고 도리어 사람의 일을 생각한다"는 이유다.

(마 16:21~23) 이 이야기에서 저자는 반그리스도인 행동의 근거가 '사탄'임을 밝혀낸다.

 하나님 아닌 자기 잣대로 판단할 때 인간은 사탄에게 행동의 주도권을 내주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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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속 반그리스도인'의 저자 조정민 베이직교회 목사는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알면서도 일상에서 정반대의 삶을 사는 교회 성도를 '반그리스도인'이라고 말한다. 사진은 거짓말쟁이로 비쳐지는 자신의 그림자를 보고 놀라는 한 남성 이미지.

 

 자신의 이해관계를 따지던 가룟 유다 역시 사탄이 뿌린 생각의 씨앗을 떨쳐내지 못하다가 스승인 예수를 팔았다.(요 13:2)

책에는 이기적 그리스도인, 음란한 그리스도인, 불만인 그리스도인, 게으른 그리스도인 등 반그리스도인의 7가지 유형이 정리됐다.

 이들 유형 모두가 '형용 모순'(形容矛盾) 그 자체다.

 '나는 죽고 예수로 산다'를 믿음으로 고백하는 그리스도인에게 '이기적' '낙심한' '불만 가득한' 같은 수식어는 좀체 어울리지 않는다.

 '음란한' 역시 마찬가지다.

 저자는 개탄한다.

 "그리스도로 옷 입고 매춘하는 일이 어떻게 가능합니까.

 입으로 그리스도를 말하며 몸으로 그리스도를 부인하는 자가 반그리스도인이 아니라면 (도대체) 어떤 사람이 반그리스도인입니까."

"나더러 주여 주여 하는 자마다 다 천국에 들어갈 것이 아니요… 내가 너희를 도무지 알지 못하니 불법을 행하는 자들아 내게서 떠나가라"(마 7:21~23)는 성경 구절이 떠오른다.

 "(이런 사람이) 교회 속 반그리스도인이 아니면 누구겠습니까"라고 반복해 묻는 저자의 글을 읽다 보면 신앙인으로서 스스로 삶을 돌아보게 된다.

 느슨해진 신앙생활 가운데 냉수마찰 같은 신선한 충격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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