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에 억류됐다 풀려난 김학송 선교사(왼쪽 두 번째)가 지난달 10일 미국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 내린 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성경이요. 제 성경을 돌려주십시오.”
북한에 억류됐다 극적으로 미국으로 송환된 김학송 선교사는 지난달 북한에서 풀려나기 직전 자신의 성경을 돌려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는 성경을 품고서야 자유의 세계로 돌아올 수 있었다고 했다.
김 선교사는 풀려난 지 20여일 만인 지난 2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한인타운의 동양선교교회 새벽예배에 참석해 무사귀환을 기도해준 한인사회와 미국 정부에 감사의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자신이 살아 돌아온 사실을 환기시키면서 “하나님의 기적은 여전히 일어나고 있으며 우리의 기도 또한 여전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선교사는 절체절명의 순간에 성경을 지켰다.
그는 “경비가 날 어디론가 데리고 가면서 내 소지품에서 뭘 더 챙겨야 할 게 있느냐고 물어 성경이라고 대답했다”면서 “어디로 가는지 몰랐는데 성경을 품고 비행기에 올라서야 석방 사실을 알게 됐다”고 기억했다.
억류의 고통은 그를 짓눌렀다.
햇빛이 들지 않는 곳에 갇혀 날짜를 알 수 없었다.
억울함과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김 선교사의 아내는 남편이 정신적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전했다.
김 선교사는 그러나 억류됐던 기간이 헛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는 “기독교인으로서의 정체성과 신앙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북한 간부가 기독교에 대해 묻는 등 하나님의 말씀을 나누는 감사한 시간이기도 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직 (북에) 억류된 선교사들이 있다. 나의 말 한마디로 그들이 위험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면서 억류 당시의 분위기 등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급진전되는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는 “선교사의 소명대로 헌신하는 삶을 살겠다”고 대답했다.
중국동포 출신 미국인인 김 선교사는 동양선교교회에서 2005년 목사 안수를 받았다.
2014년 중국 선교사로 파송돼 평양과기대 교직원 신분으로 농업기술 보급 활동을 했다.
지난해 5월 중국 단둥의 집으로 가다 북한 당국에 긴급 체포됐다.
북한은 김 선교사가 ‘북한 주민을 위해 기도해 달라’는 내용으로 동양선교교회 측에 이메일을 보낸 점과 평양과기대 새벽 예배 때 한 발언을 문제 삼아 ‘반공화국 적대행위’를 했다고 판단했다.
김 선교사와 김동철 목사, 김성덕 옌볜과기대 교수 등 북한에 억류됐던 한국계 미국인 3명은 지난달 9일 북·미 정상회담을 준비하기 위해 북한을 찾았던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귀국 비행기를 타고 풀려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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