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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히어로(Hero)’가 지난 11일 저녁 방송되어 또 10명의 영웅들을 탄생시켰다. 


CNN은 뉴스전문채널이다. 


세계 뉴스하면 영국 BBC월드뉴스가 점유율은 1등이지만 미국 최초의 24시간 뉴스 채널이란 명예(?) 때문에 보수적인 폭스 뉴스와 힘겨운 경쟁을 벌이며 금년엔 대통령 후보 TV토론이나 대선투표 결과 생중계 등으로 짭짤한 재미를 본 방송이다. 


앤더슨 쿠퍼가 간판앵커로 버티고 있다.


방송하면 지상파 CBS, NBC, ABC등은 물론이고 케이블 방송까지 합쳐서 시청률 경쟁보다는 굵직한 이벤트 독점중계로 돈벌이 경쟁을 벌이는 것처럼 비쳐질 때가 많다. 


예컨대 하계나 동계 올림픽, 수퍼볼이나 월드컵, 아카데미 시상식, 메이저 리그 월드시리즈, PGA 마스터스 대회, 그래미 시상식 등등을 나열할 수 있다.


그러나 뉴스채널은 뉴스만 집중적으로 보도하다 보니 세계적인 대형사고가 터지면 시청률이 고공행진을 하지만 그렇지 않고는 이렇다 할 돈벌이 수단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 뉴스채널에서 이 세상을 변화시켜 보다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을 지구촌 구석구석에서 찾아내어 1년에 10명씩을 뽑아 트로피와 함께 큰 상금을 주어 격려하고 있다는 것은 얼마나 고무적인 일인가? 


그게 CNN Hero란 프로그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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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부터 시작되었으니 금년이 10년째다.


아버지 없이 크고 있는 사춘기 청소년들에게 아버지가 되어주고 있는 시카고 슬럼가의 히어로, 난민청소년들로 청소년 축구단을 만들어 이 땅에서 자신 있게 정착하라고 용기를 주고 있는 히어로, 병들어 버려진 시니어 애완견 4천여마리를 모아서 사랑으로 돌봐 줄 입양가정을 찾아주는 히어로, 부모에게 버려져 포스터 홈에서 크고 있는 아이들에게 엄마처럼 사랑으로 다가서는 히어로, 자신도 뇌성마비 장애인이지만 장애인 지원단체를 만들어 1천여 명의 장애인들에게 희망을 선물하고 있는 남미 콜롬비아의 히어로, 특히 10년을 맞아 수퍼히어로로 뽑힌 네팔의 푸시파 바스넷은 이날 상금 50만 달러를 받는 영광을 차지하기도 했다. 그녀는 감옥에 갇혀 있는 부모들과 함께 죄 없이 감옥생활을 하고 있는 불쌍한 어린이들에게 배움의 기회와 건강한 음식을 제공해 주고 있는 자선단체를 운영하고 있는 히어로다.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쫄아드는 위대한 정치가, 위대한 정복자여서 영웅이 아니라 그저 소시민으로 살아가면서도 자신이 처한 환경에서 사랑이란 이름으로 다른 사람들보다 한발자국 더 이웃을 향해 마음과 행동으로 다가선 사람들, 영웅이라 불러 마땅한 사람들이다.

 

사실 사랑이란 이름으로 이웃에게 다가 서기가 그리 쉬운 일인가?


6주간의 시청자 온라인 투표를 통해 수천 명의 경쟁을 뚫고 히어로는 탄생된다. 제3자의 추천을 통해서만 캔디데이트가 될 수 있고 자가 추천은 허용되지 않는다는 특징도 있다. 


이 세상 낮고 누추한 곳에 임하여 사랑과 희망을 심고 있는 CNN히어로들에게 아낌없는 찬사와 갈채를 보내자.


그러나 히어로들의 수상소감을 들으면서 문득 세상을 변화시키는 사람들이 어디 저 CNN히어로 뿐이랴?


그런 생각이 찾아 들었다.


따지고 보면 히어로란 이름으로 상을 받아야 마땅하지만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 뒤에 숨어 자신을 감추고 있는 히어로들, 우리 시대 복음의 일꾼들이 모두 그 히어로들이다.


특별히 지구촌의 오지에서 외롭고 힘들지만 그 자리를 하나님의 소명의 자리로 순종하여 헌신하고 있는 이 땅의 모든 선교사님들은 진짜 수퍼히어로들이다. 


말도 통하지 않는 나라, 피한방울 섞이지 않는 타민족, 핍박과 냉대를 물리치며 청춘을 바치고 인생을 바치고 있는 선교사님들을 보면 사실 히어로란 말조차도 얍삽한 표현으로 느껴진다.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주님의 말씀, 사람에게 보이려고 너의 의를 행치 않도록 조심하라는 주님의 말씀, 주리고 가난한 자에게 가진 것을 나눠주라는 주님의 말씀, 상급은 이 땅에 있지 않고 하나님 나라에 있다는 주님의 말씀, 언제나 사람의 중심을 살피신다는 주님의 말씀 때문에 좌우지간 자신을 감춰가며 복음을 위해 묵묵히 수고해 온 이들은 모두 하나님 나라의 히든 히어로들(Hidden Heros)이다.


CNN 히어로로 선정된 콜롬비아의 헤이손 아리스토사발이 선천성 뇌성마비로 태어났을 때 어머니는 의사로부터 “이 아이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는 절망적인 말을 들었다. 


그가 절망을 극복하고 장애인들의 영웅이 된 것이다. 


히어로는 절망을 희망으로 바꾸는 사람들이다.


절망의 땅에서 지금도 희망을 심고 있는 우리들의 히든 히어로, 복음의 일꾼들이여, 희망의 지평 열어주시는 주님 손잡고 또 한해를 힘차게 열어가소서.


<크리스찬 위클리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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