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기독교 신학의 아버지’ 아우구스티누스(354~430), 찬송가 ‘나 같은 죄인 살리신’을 작곡한 존 뉴턴(1725~1807), 노예 해방을 이룩한 16대 미국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1809~1865)….

살아온 시대와 국적은 다르지만 인류 역사에 굵직한 족적을 남긴 이들에겐 공통점이 있다. ‘기도의 어머니’가 있었다는 점이다. 위인전과 교과서에 실린 개인 업적은 세계에 익히 알려졌지만, 이들 삶과 신앙에 결정적 영향을 준 이가 어머니란 걸 아는 사람은 드물다.

신앙의 어머니가 세상을 바꾸는 영웅을 길러내는 역사는 현재진행형이다. 지금도 국내외 유력 인사 가운데는 어머니의 기도를 성공 비결로 꼽는 경우가 적잖다.

인생을 바꾸는 어머니표 성경공부

어머니의 신앙 지도로 신실한 그리스도인이 된 사례는 성경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사도 바울의 동역자이자 초대교회 주요 지도자 중 한 명인 디모데가 대표적이다. 바울은 디모데를 ‘진실한 태도와 성실한 믿음을 가진 자’라고 평가한다. 신앙인으로 훌륭한 덕목을 갖출 수 있었던 건 외조모와 어머니의 믿음에서 기인했다고도 한다.(딤후 1:5)

바울은 특히 디모데가 어릴 때부터 외조모와 어머니에게 성경을 배운 데 주목한다. “…너는 네가 누구에게서 배운 것을 알며 또 어려서부터 성경을 알았나니 성경은 능히 너로 하여금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믿음으로 말미암아 구원에 이르는 지혜가 있게 하느니라.”(딤후 3:14~15) 어머니 슬하에서 배운 성경이 아들의 신앙에 토대가 됐다고 본 것이다.

앞서 언급된 교부 아우구스티누스와 존 뉴턴, 링컨 대통령 역시 유년 시절 어머니에게 성경과 기독교 교리를 배웠다. 아우구스티누스의 어머니 모니카는 일찍이 세 자녀 모두에게 기도와 성경 말씀을 가르쳤다. 뉴턴의 어머니는 아들이 글을 익히자마자 교회의 소요리문답을 외우게 했다. 노예선 선장에서 노예제 폐지론자이자 설교자로 회심한 배경에도 이때의 가르침이 큰 영향을 미쳤다. 훗날 뉴턴은 “죄악에 빠졌음에도 어릴 때 배웠던 것이 거듭 생각나 (신앙을) 완전히 떨쳐버릴 수 없었다”고 회고했다.

링컨 역시 어머니 낸시 행크스 링컨으로부터 ‘말씀 조기교육’을 받았다. 링컨은 9살 때 어머니를 여의었는데, 낸시는 부모에게 물려받은 성경책을 링컨에게 유산으로 남기며 신앙과 동행하는 삶을 살 것을 당부했다.

시대를 바꾼 어머니의 기도

국내에서도 어머니 기도로 신앙에 입문한 경우가 적잖다. 시 ‘나그네’로 널리 알려진 청록파 시인 박목월(1915~1978)은 어머니의 기도를 들으며 신앙을 키웠다. “당신의 신앙이/ 지팡이가 되어 더듬거리며 따라가는 길에/ 내 안에 울리는/ 어머니의 기도 소리.”(‘어머니의 언더라인’ 중)

같은 시에서 시인은 어머니의 반듯한 신앙을 이렇게 추억한다. “이 세상에 남기신 어머니의 유품은/… 모서리마다 헐어버린 말씀의 책/ 어머니가 그려 넣으신 붉은 언더라인은/ 당신의 신앙을 위한 것이지만/ 오늘은 이순의 아들을 깨우치고/ 당신을 통하여/ 지고하신 분을 뵙게 한다.”

어머니의 기도가 미치는 영향은 자녀 개인의 삶에 국한되지 않는다. 어머니는 자녀가 속한 모든 상황에 두 손을 모으는 까닭이다. 민주화운동가인 이해학 주민교회 원로목사의 어머니 고(故) 한맹순 권사의 기도가 그렇다. 한 권사가 생전 펴낸 ‘맹순할매 억척 기도일기’엔 민주화와 빈민·통일운동에 투신한 아들과 동지의 안위, 5·18 광주민주화운동 등 군사정권 당시 희생된 시민을 위한 기도도 빼곡히 담겼다.

한국교회의 부흥을 견인한 국내 유명 목회자 뒤에도 어김없이 신앙의 어머니가 있다. 한국교회 원로 대다수는 ‘새벽기도회와 철야예배에 참석해 가족과 나라, 한국교회를 위해 기도한 어머니가 있었기에 지금의 본인이 있을 수 있었다’고 입을 모은다.

꾸준한 기도가 상황을 바꾼다

국내외 신앙 위인을 키워낸 어머니의 기도 비결은 ‘꾸준함’이다. 기도의 어머니는 자녀의 상황이 좋지 않더라도 기도로 하나님의 뜻과 인도를 구했다. 불의의 교통사고로 전신 화상을 입어 죽음의 문턱까지 갔던 이지선 이화여대 사회복지학 교수의 어머니가 기도를 멈추지 않은 것도 딸을 향한 그분의 뜻과 인도를 구했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중환자실에서 밥 한 숟갈 떠줄 때마다 기도하는 엄마의 모습을 보며 생을 포기하려는 뜻을 꺾었다. “이 밥이 지선이의 살과 피, 피부가 되게 해 주세요.” 이 교수가 여러 매체에서 언급한 당시 어머니의 기도다.

‘중국 선교의 아버지’ 허드슨 테일러의 어머니 아멜리아는 그를 복중에 품고 있을 때부터 기도했다. 자녀가 커서 선교사가 되게 해달라는 서원 기도였다. 하지만 테일러는 학교에 진학하면서 곧 믿음을 잃고 만다. 졸업 후 아들이 은행원으로 살며 신앙을 등한시할 때도 아멜리아는 쉬지 않고 기도했다. 회심 후 소명을 깨달은 테일러는 결국 선교사로 중국 땅을 밟는다. 당시 그의 나이 22세였다. 20여년간의 어머니 기도가 응답받은 순간이다.

어머니 기도, 자녀 인생의 균형추

자녀의 삶과 환경에 중대한 영향을 끼치는 어머니 기도. 이 기도의 저력은 무엇일까. 부산성시화운동본부 여성기도국 마마클럽 대표인 조금엽 부산 영안교회 권사는 12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어머니 기도의 저력은 자녀와 하나님나라를 위해 목숨을 건다는 데 있다”고 답했다.

조 권사는 “어머니 기도는 3가지 특성이 있다. 절대 포기하지 않고 물러서지 않으며 절망하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자녀가 인생에서 바닥을 치더라도 절대 포기하지 않는 게 어미의 마음이다. 이런 각오로 기도하기에 어머니는 어떤 상황이든 소망을 품고 기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상진 장로회신학대 기독교교육학 교수는 자녀에게 어머니 기도가 중요한 이유로 ‘이미지 각인의 원리’를 들었다. 박 교수는 “기도 자체도 중요하지만 그 못지않게 중요한 건 어머니가 일상에서 기도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어머니가 기도로 절대자를 신뢰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만큼 좋은 신앙 교육은 없다”며 “기도하는 모습이 자녀의 뇌리에 주요한 영적 이미지로 남기 때문”이라고 했다. 또 “기도하는 어머니 모습이 자녀의 내면에 자리 잡으면 차후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신앙의 중심을 잡을 수 있다”고 부연했다.

자녀의 신앙 성장에 관심은 많지만 기도는 익숙지 않은 이들에겐 ‘교회에서 함께 기도하기’ ‘가정예배 열기’ 등을 주문했다. 조 권사는 “혼자서 기도하기 막연하다면 교회의 기존 기도회에 참여하는 것도 방법”이라며 “해외 거주 등으로 기도회 참석이 어려운 경우엔 마마클럽 등 어머니 기도회에서 작성하는 온라인 기도문을 참고하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박 교수는 가정예배를 시도해 자녀에게 신앙 모범과 삶의 기준을 제시할 것을 추천했다. 그는 “가정에서 하는 기도나 예배가 완벽할 필요는 없다. 진실한 모습을 보이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그리스도인으로서 하나님이 기뻐하는 모습으로 살고자 하는 부모의 뒷모습은 분명 자녀에게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 더미션(https://www.themissio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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