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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성목사

(필라델피아 한인연합교회)

 

8월이 오면, 한국인들의 가슴마다에는 광복절의 감동이 되살아난다.
주권과 자유를 찾기까지 얼마나 고통스러운 압박을 견뎌야 했던가?
지독한 박해 가운데서도 절망에 빠진 한국인들을 격려하고 도움을 준 것은 하나님에 대한 확신과 신앙이었고, 그 배면에 기독교 선교사들이 있었다.
한국교회는 나라 사랑의 중추적인 역할을 감당해 냈고,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정착시키는 데 가장 큰 기여를 했다.
나는 해방 조국의 역사를 돌아볼 때마다 큰 감동으로 다가오는 한 역사적 인물을 생각하곤 한다.
바로 하나님을 의지하는 믿음으로 일제의 압박 가운데서도 끈질기게 살아남으려는 의지를 불태운 장준하 선생이다.
중국 넓은 벌판을 넘고 넘어 해방조국을 찾으려던 젊은 날의 투쟁들.
그의 <돌베개>를 읽으면서 아슬아슬하고도 감동적인 순간들, 코끝이 찡하며 가슴이 시리고 목이 메이는 감동, 곧 하나님의 돌보심을 공감한 적이 있다.
그는 하나님을 지워버릴 수 없었고, 민족과 애국심도 역시 버릴 수 없었다.
해방이 되면서 한국사회는 극심한 혼란과 대립으로 빠져들었다.
1948년 정부가 수립되었지만, 체제와 진용을 갖추어서 주권국가로서 채 걸음마도 떼어놓기 어려울 때에, 곧바로 북한 공산주의자들의 침략으로 나라는 천길 나락으로 떨어지고 말았다.
이런 가운데 무지한 백성들은 공산주의자들의 선동에 빠져서 민주주의를 모른 채 기존 질서를 파괴하려 들었다.
모든 사람이 평등한 국가를 통한 국가 건설의 진로에 진통을 겪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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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남쪽에서 자유 민주국가를 든든히 세우고 전세계가 놀랄만한 선진국가로 발돋움하게 된 것은 우리 한민족이 선택한 것이라기보다는 전적으로 하나님의 축복이요 하나님의 은혜이다.
요즈음 경제 한파의 고통과 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살인적인 무더위보다 더 고통을 주는 것은 세계 도처에서 벌어지는 갖가지 대립과 혼란, 충돌과 혼돈이다.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곳곳에서는 끝날 줄을 모르는 테러가 지속되고 있다.
가난한 나라들마다 생존경쟁에 힘겨운 사람들이 가정을 지키고 목숨을 연명하고자 몸부림을 치고 있다.
그런데, 실망감에 빠져있는 이들에게 필요한 것이 바로 하나님을 믿고 의지하는 소망이요,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인 것이다.
“잊혀진 전쟁”(forgotten war)이라고 미국 언론인들이 이름지은“한국전쟁”은 공산주의자들이 저지른 무모한 선동과 만행이었다.
모두 200만 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되는 이 처참한 전쟁이 어찌하여 우리 조국 한반도에서 일어나게 되었으며, 이토록 잔인한 여름을 만들고야 말았던가?
하나님을 경외하며, 그 은총을 기대하지 않고 살아가는 자들의 인생은 원한과 복수와 미움뿐이다.
<가장 추웠던 겨울>(The Coldest War)이라는 책의 제목처럼, 미국인들이 경험한 한국전쟁은 각개전투 현장의 혹독한 추위를 견디지 못하고 비명횡사한 자가 수천, 수만에 달했다.
갑작스럽게 쏟아진 눈보라 속에서 중공군들의 반격에 포위가 된 것이다.
하버드 대학교 출신의 엘리트 언론인으로, 이미 그의 나이 서른 살에 베트남 전쟁 취재로 퓰리처상을 수상한 데이빗 할버스탐이 2007년에 발간한 한국전쟁보고서에‘비극적 혹한’이 얼마나 견디기 어려웠는지 잘 기술되어 있다.
이 책을 발간한 뒤, 할버스탐은 73세의 나이에 캘리포니아 대학교 버클리 캠퍼스에서 교통사고로 안타까운 죽음을 맞이했다.
역사의 먼지처럼 잊혀져가는 광복절을 맞으며 나라의 운명과 전쟁의 승패는 하나님께 달려있다는 잠언의 말씀으로 돌아가야 한다.
지금 우리가 어떤 상황에 놓여있더라도 다시금 정신 차려서 소망의 하나님을 바라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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