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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승중 목사

(주안장로교회)

 

"하나님의 나라는 먹는 것과 마시는 것이 아니요 오직 성령 안에 있는 의와 평강과 희락"(롬 14:17)이다.

 이 말씀에 의하면 하나님의 나라는 '희락의 나라'다.

 즉 성령 안에서 참된 기쁨을 누리는 나라인 것이다.

 여기서 '희락(chara)'은 헬라어로 참된 기쁨을 의미한다.

 이 단어와 '은혜'를 뜻하는 헬라어 단어 '카리스(charis)'가 어근이 같다.

 참된 기쁨은 하나님 은혜와 깊은 관련이 있다는 말이다.

 예수 그리스도로 하나님과 인간 사이 올바른 관계가 이뤄진다.

 하나님과 원수 된 관계에서 화평하게 된 사람은 그 심령 속에 성령의 역사를 통한 참된 기쁨과 세상이 줄 수 없는 희락이 임한다. (요 14:27) 

진정한 기쁨은 성령의 역사로 구원의 은혜를 경험한 이들에게 하나님이 허락한 선물이다.

희락의 나라 백성인 성도는 심령 속의 기쁨을 혼자서만 누려서는 안 된다.

 고통 가운데 눈물짓고 있는 이웃에게도 흘러가도록 해야 한다.

 성경 주석가인 윌리엄 바클레이는 이렇게 말한다.

 "기독교적 즐거움이란 자신을 행복하게 만드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남을 행복하게 만드는 데 있다. 남을 근심하게 하는 행복은 기독교적 행복이 아니다." 

하나님 나라의 백성이 누리는 진정한 즐거움은 남을 행복하게 만드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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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므로 희락의 나라 백성인 성도는 기쁨을 전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

 이것이 우리가 살아야 할 또 하나의 선교적 삶이다.

프랑스 소설 '몬테크리스토 백작'의 작가인 알렉상드르 뒤마는 "기쁨을 주는 사람만이 더 많은 기쁨을 즐길 수 있다"는 말을 했다.

 누군가를 기쁘게 하는 것만큼 우리 자신이 행복해지는 일은 없다는 뜻이다.

 사도 바울도 "각각 자기 일을 돌아볼뿐더러 또한 각각 다른 사람들의 일을 돌보아 나의 기쁨을 충만하게 하라"(빌 2:4)고 말한다.

이웃의 연약함을 채워줌으로 이웃뿐 아니라 자신도 기쁨을 얻은 사연은 또 있다.

 인터넷에 올라온 이야기다.

 한 동네에 작은 마트가 있었다.

 분유 판매대 앞에서 갓난아기를 업은 젊은 엄마가 분유를 찾고 있었다.

 남루해 보이는 아기 엄마는 1만원 한 장을 꼭 쥐고 있었다.

 진열된 분유 가운데 그 돈으로 살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마트 사장이 분유 판매대를 지나다 그 엄마를 보았다.

 처음엔 뭔가 수상해 보여 아기 엄마를 주시했지만 이내 돈이 모자라 고민하는 것을 알게 됐다.

아무리 딱한 사정이 있다 해도 정찰제로 물건을 파는 마트에서 그냥 상품을 줄 순 없었다.

 혹시나 아기 엄마가 자존심이 상하지 않을까 싶기도 했다.

 고민하던 사장은 분유통의 유통기한을 점검하는 척하다가 슬그머니 하나를 바닥에 떨어뜨리곤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아이고 통이 찌그러졌네.

 제값에 팔 수는 없고 반값 스티커라도 붙여서 팔아야겠다.

" 살짝 찌그러진 분유통에 반값 스티커를 붙인 사장은 서둘러 그 자리를 떠났다.

 아기 엄마는 기쁜 얼굴로 얼른 그 분유통을 들고 계산대로 빠르게 걸어갔다.

 그 아기 엄마의 뒷모습을 보며 마트 사장은 미소를 지었다.

마트 사장의 따뜻한 마음은 분명 기쁨을 흘려보내는 선교적 삶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희락의 나라 백성으로서 선교적 삶을 산다는 건 크고 대단한 일을 한다는 게 아니다.

 별것 아닌 작은 일로도 이웃에게 기쁨을 전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희락의 나라 백성인 우리가 살아야 할 선교적 삶이다.

 "나와 같이 모든 일에 모든 사람을 기쁘게 하여 자신의 유익을 구하지 아니하고 많은 사람의 유익을 구하여 그들로 구원을 받게 하라."(고전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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