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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용길 CBS 사장



그러다보니 기도시간이 갈수록 풍성해졌고, 각 부서의 상황을 알게되어 서로 중보할 수 있었다.
나 역시 직원들의 고충을  잘 알게 되면서 더욱 구체적으로 기도하였고, 하나님이 함께 하시는 방송이 되기를 한 마음으로 간구했다.

무엇보다 감사했던 것은 부서장들의 영적인 회복을 느낄 수 있었다는 점이다.

부장들과의 관계가 돈독해지면서 부서마다 필요로하는 것이 무엇인지 나눌수 있었고, 그들을 위해 기도하는 가운데 더 많이 채워주고자 하는 마음이 커져갔다.

내가 CBS 아나운서들이 직접 녹음한 시편과 잠언 낭송 CD를 제작하기로 결단한 것도 그 마음에서 비롯되었다.

CBS 아나운서들의 목소리가 담긴 CD를 각 부서원들에게 선물로 주고 싶었고, 먼저 그들의 믿음이 더욱 성장하기를 바라면서 아름다운 목소리로 열심히 성경을 낭송하도록 하였다.

자신의 음성이 담긴 CD가 제작되자 너무나 기뻐하는 아나운서들을 보면서 나 역시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

게다가 CD가  전국매장과 교회로 보급되면서 CBS를 알리는 도구로 사용되자, 이일은 아나운서들이 CBS에서 자신의 역할과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동기부여가 되기도 했다.

오랜 PD 생활동안 내가 담당한 방송 프로그램에만 집중하며 동료나 선후배들과 관계를 등한시 했던 내가 그들의 리더로 선다는 것은 솔직히 쉽지 않았다.

편성국장이 되자 PD일때와는 확연히 달랐다.

전부서를 책임져야 했고, 음악 프로그램만이 아니라 시사, 뉴스 프로그램까지 각분야의 전문성을 필요로했다.

나는 더 나은 방송 편성과 제작을 위해 매일 거의 모든 일간지를 읽으면서 뉴스 및 방송을 챙겼으며, 읽어야 할 책들을 손에서 놓지 않았다.

매 순간순간 끊임없이 하나님의 지혜를 구해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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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직원들과 소통하고 호흡하면서 편성국장 임기가 끝날 즈음이었다.

노조위원장이 찾아와서 한번 더 편성국장을 맡아줄 수 없겠냐고 부탁했다.
보통 이런경우는 유례가 없는 일이었다.

대개 편성국장은 임기 말이면, 국장 직을 수행하는 동안 편성국원들과의 사이가  별로 좋지 않은 경우가 다반사여서 편성국장의 임기가 연임되는 경우는 없었다.

생각지 못했던 노조 측의 부탁에 참으로 감사했다.

지난 2년간 편성국장을 헛것으로 하지는 않았구나 싶었다.

편성국원들의 의사를 존중하고 양보하는 것이 편성국을 살리는 길이라는 생각으로, 내뜻을 강하게 주장하기 보다 직원들의 얘기를 많이 들어주는 편이었는데, 편성국의 분위기를 바꾸는 계기가 되었던 것이다.

물론 기도하면서 또 나로 인하여 하나님께서 욕보임을 당하지 않도록 근신하며 겸손해지려는 노력이 편성국원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한것 같았다.

음악방송 PD출신이라는 핸디캡을 딛고 편성국장이 된 것은 그야말로 기적이었고, 그 후에도 하나님께서는 놀라운 일들을 많이 이루어내셨다.

미국의 제라드 윌슨 목사는 저서 『하나님의 놀라운 일』 에서 이렇게 말한다.

"성경적 이적들은 - 오늘날에도 이적이 일어난다면 그것또한 - 하나님이 '어딘가에 계심'을 입증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그가 지금 여기에 계심을 우리에게 보여주시기 위한 것이다."

모든것이 다 하나님께서 함께 하셨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하나님 안에 거했을 때 누리게 된 축복이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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