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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형준 목사(가운데)가 지난 20일 목양실에서 예비부부 김용준·이예랑씨와 손을 맞잡고 있다. 이 커플은 27일 오후 백년가약을 맺는다. 



‘깐깐한 주례 목사님.’ 


등록교인이 1만명이 넘는 서울동안교회 김형준(60) 목사의 별명이다. 

결혼식 주례사를 유별나게 까다롭게 행하기 때문이다.


 김 목사는 2001년 부임해 매주 한두 번 결혼식장에서 주례를 서고 있다.

시작할 때는 교인들을 위한 서비스 차원이었지만, 이제는 사명으로 여긴다. 


그의 결혼에 대한 생각은 남다르다. 결혼하는 교인들이 정말 행복해 하는 모습을 보고 싶었다.

지난 20일 서울 동대문구 회기로 교회에서 만난 김 목사는 “많은 젊은이들이 결혼식 준비는 곧잘 하면서도 정작 결혼생활 준비는 잘 못한다”며 말문을 열었다.


“진실한 사람을 만나 진실한 결혼을 해야 합니다. 그래서 제가 상담과 권면을 좀 세게 했더니 그렇게 별명이 붙었네요. 면접을 통과한 부부 중엔 아직 이혼한 사람은 없는 것 같습니다(웃음).”

그가 진행하는 주례는 여러모로 특별하다.


우선 주례를 신청하는 신랑신부에게 결혼 권장도서 4권을 읽게 한다. 

신랑신부는 머리를 맞대고 반드시 독후감을 써야 한다. 


서로 대화가 가능한 부분, 맞지 않지만 서로가 양보하고 이해할 수 있는 부분, 도무지 대화가 되지 않는 부분 등 세 가지도 알려줘야 한다. 


이메일로 독후감 등을 제출한다.


신랑신부들은 결혼준비에 바빠 숙제를 성실히 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조금 해놓고 다한 것처럼 하는 경우도 있고 놀라운 사실을 발견한 것처럼 글을 포장하는 경우도 있다.


김 목사는 “그래도 속아준다”고 귀띔했다. 숙제를 안 하는 것보다는 낫고 훗날 어려움을 겪을 때 극복 방법과 참고할 교재를 알게 된 것만으로도 큰 성과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숙제를 전혀 안 하는 커플은 결혼식 당일 주례자를 다른 사람으로 교체한다. 

김 목사가 주례를 서지 않는 결단을 내리는 것이다. 


그런 결혼은 책임질 수 없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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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목사는 신랑신부가 책을 통해 배운 것을 암기했는지, 실천하는지를 거듭 확인한다. 

매년 2회 진행되는 결혼예비학교에도 참석을 권한다.


“아마 신랑신부들이 딴 생각을 하기 어렵지 않을까 싶네요. 다짐하고 또 다짐시키며 진정한 결혼의 의미를 생각하게 하지요. 어려움이 있을 때 함께 협력해 대화를 나누고 대책을 세우는 모습도 귀하고요.”


그의 요구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결혼식 당일 서로에게 ‘사랑의 서약’을 발표하게 한다. 신랑신부가 작성한 서약서에는 남편과 아내가 어떻게 의무와 책임을 다할 것인지 10가지 다짐이 담겨 있다.


여기에 한 가지 더. 


부모님께 드리는 편지를 써서 결혼식장에서 읽게 한다. 그동안 낳아주고 길러주신 부모님에 대한 고마움의 표시이기도 하다. 


앞으로 가능하면 부모님도 자녀에게 편지를 쓰게 할 작정이다.

그는 주례 후 ‘애프터서비스’도 제공한다. 


며칠 전엔 가사분담 문제로 크게 싸운 부부를 상담했다. 남편이 조금 더 가사를 분담하는 쪽으로 다툼이 해결됐다.


봉사활동을 하는 자매의 마음이 아름다워 결혼을 결정했는데 결혼준비를 하면서 아내가 잔소리를 해대자 “원래 내가 생각했던 신부가 아니다”며 핏대를 올리던 형제도 설득했다. 


김 목사가 “자매가 형제를 진짜 사랑하기 때문에 잔소리를 하는 것”이라고 말해 줬더니 형제는 그제야 마음을 고쳐먹었다고 한다.


그렇게 결혼에 골인하면 교회 내 ‘신혼마을’ 공동체 모임에 참석하도록 설득한다. 


신혼시기에 자칫 신앙생활을 소홀히 하기 쉽기 때문이다. 이 모임에서 가정의 신앙공동체 세우기, 신혼부부와 자녀양육을 위한 커리큘럼, 결혼한 선배 부부로부터 조언을 얻을 수 있다.


김 목사는 결혼순서지, 결혼사진, 부모님께 드리는 편지, 특징 등을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밴드)에 담아 보관한다. 주례한 커플들을 잊지 않고 오래 기억하기 위함이다.


그는 늘 교인들에게 아름다운 배우자를 만나 복된 가정을 이루길 축복한다. 또 서로에게 축복이 되며 믿음의 가정을 이루어 나가길 기원하며 기도드린다.


하지만 그는 결혼식 전, 언제든 문제가 발생하면 내적 치유를 받고 변화를 경험한 뒤 결혼하도록 유도한다.


“그동안 결혼식을 연기하라고 조언한 커플이 4쌍 정도 됩니다. 준비가 덜 됐기 때문입니다. 다행히 3쌍은 결혼식을 연기하고 준비가 된 다음 결혼했습니다. 그런데 그 중에 한 커플이 결혼식을 강행했는데 1년 만에 이혼했어요. 정말 안타까운 일입니다.”


그는 결혼 전에 감정만을 쫓는 스킨십을 삼가라고 조언했다. 

그게 결혼의 본질이 아니고 육체적으로 이끌려 하는 결혼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이 말을 들은 몇몇은 불평하고 심지어 화를 냈다. 


하지만 왜 그래야 하는지 차분하게 성경적으로 설명해 주면 대부분 고개를 끄덕인다.

깐깐한 그의 주례는 대체로 호의적이다. 신랑신부와 하객들은 “정말 성경말씀에 입각한 결혼이었다” “결혼과 부부의 의미를 되돌아볼 수 있었다” “나도 교회에서 결혼하고 싶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안 믿는 부모가 결혼식에 참석한 뒤 감동해 신앙생활을 시작한 예도 있다.


김 목사에게 “행복한 가정이 무엇일 것 같으냐. 집에 들어가 머물고 싶은 결혼생활이다. 

그런 가정엔 늘 평안과 기쁨이 있다”며 “결혼은 하나님이 허락하신 축복이고 의지와 결단이며 행복한 선택”이라고 했다.


“어떤 사람이 좋은 결혼상대자인가”라는 질문에는 “정서적으로 잘 자란 사람”이라고 답했다. 

세속적인 조건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신앙 안에서 잘 성장하고 건강한 인격을 갖춘 사람을 택하라는 뜻이다.


결혼생활에 지쳤거나 ‘졸혼’ ‘이혼’을 말하는 사람에게 그는 “결혼 전 약속을 지켜야한다. 사랑할 때 그 서약 말이다. 남편이나 아내가 미워지면 잠시 떨어져 그동안 행복하고 감사했던 일들을 생각해보자. 결혼은 부부가 함께 떠나는 행복여행”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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