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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봉진 판문점교회 목사(오른쪽)가 지난 18일 경기도 파주시 군내면 교회 예배당에서 열린 ‘성탄축하 연합예배와 음악회’ 참석자들에게 감사인사를 전하고 있다.



경기도 파주시 군내면 대성동마을 판문점교회(박봉진 목사)에선 지난 18일 한바탕 잔치가 벌어졌다.


한국기독실업인회(CBMC)와 한국에스더구국기도회, 왕십리교회 교인 300여명이 마을주민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장병을 초청해 ‘성탄축하 연합예배와 음악회’를 연 것.


대성동마을은 남한에서 유일하게 비무장지대(DMZ) 내에 위치해 있다.


참석자들은 통일대교에서 차량으로 이동했다. 검문소마다 바리케이드를 설치해 통행을 제한하고 있었다.


장병들이 방문객들의 신원을 일일이 확인했다.
어디선가 사격연습을 하는 듯 총소리가 들렸다.


긴장감이 감돌았다.


민간인통제구역(민통선), DMZ 남방한계선을 지나 차로 10분 정도 더 들어가자 교회가 나타났다.
교회 옆에는 태극기가, 건너편엔 인공기가 펄럭이고 있었다. 개성공단도 눈에 들어왔다.


망원경으로 북한 주민들 움직임을 유심히 살피는 이들도 있었다. 여기저기서 탄식이 흘러나왔다.
“북한이 바로 저긴데….” 못내 안타까운 마음을 표현했다.


하나님을 경외하는 경건한 민족이 되게 해달라고 간구했다.


교회마다 복음에 대한 열정이 충만한 교회가 되기를 기원했다.


손을 맞잡고 ‘우리의 소원은 통일’ 노래를 부르는 참석자들의 눈에선 눈물이 ‘주르르’ 흘러내렸다.
가야금과 색소폰 연주, 발레 등으로 축하공연을 열었다.


음료를 마실 때 쓰이는 텀블러, 겨울용 양말을 선물했다.


주민들은 특별한 손님을 위해 제육볶음, 인절미, 시래깃국, 과일 등 영양 많은 음식을 준비했다.
대성동초등학교 어린이들의 흥겨운 난타공연이 잔치 분위기를 한껏 달궜다.


한국CBMC 이성렬 대외협력실장은 마을 어린이들의 연주솜씨가 최고였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주민들에게 선물을 전달하며 “하나님을 잘 섬기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끌 어린아이들을 잘 교육해 주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패트릭 고셔 중립국감독위원회 스위스 대표는 격려사에서 “다음 성탄예배 때는 이 교회당에 북한사람들도 함께 찬양을 부를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고셔 대표의 말에 참석자들은 큰소리로 “아멘” “할렐루야”로 화답했다.


대성동마을은 임진각에서 10여㎞, 군사분계선 바로 남쪽 판문점에서 500여m 떨어진 곳에 자리하고 있다.


북한의 기정동 선전마을과 함께 한반도 분단 상황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마을북쪽 끝 지점에서는 남북으로 흐르는 사천강 너머로 불과 200여m 떨어진 곳에 북한군 초소가 보일만큼 가까워 북한군과 육성으로도 대화가 가능하다.
개성방송이 TV로 수신될 정도다.


이 때문에 대성동마을 주민들은 철책너머 북한군 움직임에 매우 민감하다.


현재 60여 가구에 150여명 정도가 거주한다.


대성동마을은 일명 ‘자유의 마을’이라고 불린다.


남성은 군대를 가지 않으며, 세금도 내지 않는다고 한다.


타지역 여성이 대성동 출신 남성과 결혼하면 이 마을에 살 수 있지만 타지역 남성이 이곳 출신 여성과 결혼하면 거주할 수 없다고 한다.


병역면제를 받으려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주민들은 며칠 전만해도 대북·대남방송 때문에 시끄러웠다고 했다.
주민생활에 지장을 줬다.


하지만 지금은 소음이 사라져 다행이라고 했다.


특히 JSA비무장화하기 위한 지뢰제거 작업과 JSA초소·병력·화기 철수작업에 돌입한다는 뉴스를 들었을 때는 “대한민국 만세”를 불렀다고 했다.


이 마을 주민 김근인(65)씨는 “군사적인 긴장이 점점 완화되는 것 같아 기쁘다”면서도 “고추와 콩 농사를 지으며 근근이 살아간다.


요즘 농기계와 비료·농약 값이 비싸 힘들다. 이 마을 복지를 위해 정부와 교회가 나서 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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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판문점교회 ‘성탄축하 연합예배와 음악회’ 참석자들이 교회 마당에서

기념촬영을 했다



판문점교회는 1974년 한국CBMC 제2차 전국대회 기념사업으로 건립이 추진됐다.


처음엔 평화통일을 위한 기도처였다. 이후 북한선교 전초기지 역할을 담당하고 대성동마을 복음화를 목표로 정했다.


1976년 8월 ‘대성동교회’로 출발해 2000년대 초 ‘판문점교회’로 이름을 바꿨다.
2007년 교회 증·개축에도 한국CBMC가 기여했다.


평화통일을 위한 중보기도가 끊이질 않는다.


마을잔치를 준비한 박봉진(59) 목사는 7년째 판문점교회에서 사역하고 있다.
민간인 출입이 제한되고 무속신앙이 강해 목회하기 쉽지 않다.


하지만 지금은 분위기가 많이 좋아지고 있다.


현재 마을주민과 JSA 장병들이 함께 예배를 드린다. 매주 장병들에게 빵을 나눠준다.


“원래 중국선교사로 가려고 신학을 공부했으나 중국선교의 문이 열리지 않아 갈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선교에 대한 빚을 갚는 심정으로 제가 자원해 북한 땅이 보이는 이곳 판문점교회에 부임했습니다. 열악하지만 행복하게 목회하고 있습니다.”


박 목사는 “우리나라 DMZ 안에 있는 유일한 마을이고 교회이다.
북한 선교기점 교회이고 사명이 막중하다”며 기도와 관심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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