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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문 앞에서 나라사랑&자녀사랑운동연대 주최로 열린 '바른 성문화를 위한 한국교회 대연합기도회 및 국민대회' 예배 중 신도들이 기도를 하고 있다


성소수자 축제인 '퀴어문화축제' 개막식이 '사랑하라, 저항하라'를 주제로 9일 저녁 8시45분쯤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열렸다. 


축제를 반대하는 기독교, 학부모 단체들은 행사장 주변에서 반대집회를 열었다.


서울시 인권위원장 문경란 축제준비위원장은 "16년 간 지속돼 온 축제가 이번에는 축제 신청 과정에서부터 조직적인 방해와 차별, 혐오, 폭력 등으로 인해 수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며 "마음으로만 동참할 게 아니라 반드시 직접 참가해 성소수자의 인권 향상에 기여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개막식은 12개국 대사관과 종교계, 시민단체 등의 축사, 인권영화제, 공연, 퍼포먼스 등 순으로 진행됐다. 


이날 개막식은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여파에 유튜브를 통해 온라인 생중계됐다. 


관객 없이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성소수자 등 200여명(경찰 추산)이 행사장을 찾았다.


같은 시각 기독교, 학부모 단체 회원 1300여명은 행사장 주변에서 확성기로 방송을 하거나 피켓팅 등을 하면서 축제 개막을 규탄했다. 


"동성애는 물러가라", "회개하라" 등 구호도 곳곳에서 터져나왔다. 


이에 축제 참가자들은 봉을 든 채 춤을 추면서 이들 단체를 조롱하는 퍼포먼스를 했다.


경찰은 12개 중대 1000여명의 경력을 배치하고 바리케이드를 설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축제는 이날 개막식을 시작으로 13일 '메인 파티', 18∼21일 '퀴어영화제', 28일 '퀴어 퍼레이드' 등으로 약 3주간 진행된다.


개막식에 앞서 기독교, 학부모 단체들은 이날 오전부터 서울광장 일대에서 잇달아 반대집회를 열었다.


나라·자녀사랑 운동연대 회원 4000여명은 오후 1시30분 집회를 열고 "대한민국의 80% 이상이 동성애를 반대하고 나머지 20%는 동성애가 뭔지도 모르면서 '인권', '인권'하니까 그냥 그런가 보다하고 두고 보는 형국이고 그 중 1%도 안되는 미미한 극소수만이 동성애자들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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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동성애 차별금지법은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성적타락과 죄악의 길로 접어들게 하고 에이즈라는 치명적인 질병에 걸리게 하며 타고난 사람의 수명대로 살지 못하게 단명케 한다"며 "정상인을 죄인으로 만들어 벌금에 처하고 감옥에 가게 만든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장에선 "세계정상들에게 차별금지 노력을 지속적으로 강력히 요구하겠다"며 "성인의 동성간에 합의된 사적인 관계를 금하는 한국이 걱정스럽다"는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의 발언을 비판하는 "반기문 총장님 동성애자 남자며느리, 여자 사위를 진정 원하십니까"라는 손팻말도 눈에 띄었다.


이와 함께 축제를 반대하는 학부모와 기독교 단체들의 1인 집회와 예배가 이뤄졌다.


'박원순 시장님, 저희 어린 자녀들을 보호해 주세요. 서울광장 동성애 축제를 학부모들은 반대합니다'라는 팻말을 들고 서있던 학부모 배모(43)씨는 "그들의 삶을 비난하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들이 원하는대로 동성애가 합법화 되면 아이들에게 동성결혼이나 항문 성교가 정상적인 것이라고 학교 등에서 가르치게 될까봐 두렵다"며 "어린 아이들에게 가르치는 것은 시기적으로도 이를뿐더러 성 정체성이 확립되지 않은 아이들이 혼란스러워 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차세대바로세우기학부모연대 소속 임모(43)씨는 "에이즈 환자 1명당 한 달에 300만원, 1년에 3600만원의 치료비 전액을 국가에서 지원해 주고 있는데 에이즈는 90% 이상 동성간 성접촉을 통해 전염되는 것으로 안다"며 "동성애 축제가 허용되면 에이즈 환자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고 국민 부담이 커질 우려가 있기 때문에 동성애 축제를 반대한다"고 밝혔다.


대학생과 중학생 자녀를 뒀다는 김모(46·여)씨도 "현장에 나와 보니 기독교 단체들이 성경을 인용해 동성 축제를 반대하고 있는데 종교·신앙적 문제를 떠나 동성애는 '반역'"이라며 "남자와 여자가 만나 가정을 이루는 게 자연스러운 건데 동성간 어떻게 가정을 이룰 수 있냐"고 물었다.


이어 "동성애가 성평등의 문제라고 주장하는데 그 문제와는 전혀 다른 것"이라며 "다만 한 가정, 한 나라를 지키고 싶은 부모의 마음으로 광장에 나왔다"고 강조했다.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는 '대한민국 살리기 1000만 범국민 서명 운동본부·예수재단' 소속 100여명과 '디어스기독교연합총회·동성애척결연대' 소속 30여명 등이 각각 반대 예배를 했다.


이들은 '사랑하기 때문에 동성애를 반대합니다', '동성애 OUT, 탈동성애가 진정한 인권이다' 등 손팻말과 '인류 멸망케할 동성애 물러가라' 등 현수막을 내걸었다.


<글, 사진: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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