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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혜은 원장

<주행 한의원>




* 갈근 (1) *
Pueraria lobata Ohwi


이번회차는 갈근(葛根)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한의학에서 약물로 사용되는 갈근은 콩과 칡속에 속하는 칡의 뿌리를 말합니다.


갈근의 학명은 Pueraria lobata Ohwi(=Pueraria thunbergiana Benth) 입니다.


일반적으로 ‘칡즙’이라고 말하면 뿌리를 사용하게 되는데, 뿌리뿐 아니라 잎이나 꽃도 약으로 사용합니다.


갈근이란 갈씨(葛氏) 집안의 뿌리, 즉 근원(根)이라는 뜻으로 갈씨 성을 가진 소년을 구해준 이야기에서 유래되었다고 전해집니다.


산속에서 약초를 캐는 노인에게 한 소년이 "저는 갈씨 성을 가진 사람의 외아들로서 간신의 모함으로 가족이 죽임을 당하고 저만 도망쳐 나왔으니 좀 구해주십시오" 라고 하였습니다.


당시 갈씨 가문이 충신 집안이었던 터라 노인은 소년을 숨겨놓고 군사를 따돌렸습니다.


그 후 소년은 노인과 가족처럼 살면서 약초를 배우게 되었는데 노인이 세상을 떠난 뒤 노인한테서 배운 의술로 병자를 고쳤으며 평소 잘 쓰던 약초의 이름을 자신의 성과 뿌리라는 뜻으로 '갈근'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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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질은 평하고 서늘하다.
맛이 달고 매우며 독이 없다.

풍한으로 머리가 아픈 것을 낫게 하며 땀이 나게 하며 표를 풀어주고 땀구명을 열어 주며 술독을 푼다.

번갈을 멈추며 입맛을 좋게 하고 소화를 잘되게 하며 가슴에 열을 없애고 소장을 잘 통하게 하며 쇠붙이에 다친 것을 낫게 한다.

족양명경에 들어가는 약이다.

족양명경에 들어가서 진액이 생기게 하고 갈증을 멎게 한다.

허해서 나는 갈증은 칡 뿌리가 아니면 멈출 수 없다.

술로 인해서 생긴 병이나 갈증에 쓰면 아주 좋다.

또 온학(학질)과 소갈을 치료한다.” 라고 동의보감에 나와 있는 갈근의 성질과 효능입니다.


풀어보면, 갈근은 근육을 풀어주면서 열을 내리는 기전으로 감기, 고열, 두통, 근육통, 뒷목의 뻣뻣함 등을 치료합니다.


양기(陽氣)를 끌어 올리고 설사를 멈추게 할 때도 쓰입니다.


또한 체내의 진액을 보충해주고 갈증을 멎게 하며, 술독(酒毒)을 풀 때도 사용합니다.


그 외에 이질(痢疾), 고혈압, 심장관련 질환, 당뇨, 암 등에 활용하고 있습니다.


칡의 생뿌리를 짓찧어 즙을 내어 마시기도 합니다.


주요 화학성분은 이소플라본의 일종인 puerarin, daidzin 등이 있습니다.


암세포에 대한 일부의 연구에서 칡뿌리의 추출물 또는 분말을 처리했을 때 유방암 세포의 증식을 저해하고 유방암 종양의 성장이 감소되는 결과가 보고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사람을 대상으로 한 연구는 아니며 세포 또는 동물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 제한되고 있습니다.


칡의 열매는 갈곡(葛穀)이라 하며 만성적인 설사에 효과가 있고, 칡꽃인 갈화(葛花)는 독특한 단맛이 있으며 술독을 풀어 주고 장을 튼튼하게 합니다.


칡의 어린 순을 말린 갈용(葛茸)은 식물성장을 촉진하는 성분이 많아서 성장기 아이들의 성장발육을 돕는데 좋습니다.


칡가루는 갈분(葛粉)이라고 하며 갈근에 비해 기운이 차가운데, 갈증을 멎게 하고 대소변을 잘 보게 하며 어린이가 열이 나면서 명치끝이 아픈데 쓰입니다.


그 외 당뇨, 대장염, 악성종양에도 약리 효과가 있고, 소화불량, 빈혈, 감기, 구토에도 쓰입니다.


갈근은 폴리페놀 성분이 유해한 중금속 물질과 결합하여 대변이나 소변으로 중금속 배출을 시켜주는 아주 기특한 약재입니다.


또한 출혈성 질환에 지혈 효과가 있어서 코피, 토혈, 변혈, 여성들의 하혈, 빈혈에도 좋습니다.
축농증, 비염 등 날씨가 추워서 코가 막히고 재치기가 멎지 않을 때에도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갈근은 홍역 초기에 반진이나 온몸에 좁쌀만한 것이 잘 돋지 않을때 원할하게 돕고 즉, 홍역일때 반진의 꽃을 피게 만드는 작용을 해서 피부의 마진(麻疹)을 치료하는 투발마진(透發麻疹) 작용도 있습니다.


그리고 돌발성 중이염에 효과가 있고 오래 먹으면 불면증에도 좋습니다.


칡은 생명력이 매우 강해서 뿌리를 캐고 잔뿌리만 남아도 거기서부터 다시 살아납니다.
갈근은 전분이 많아 칡국수, 칡냉면, 칡차, 농축액, 엿으로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덩굴을 이용한 갈포(葛布)는 고급 섬유로 이용되고, 잎은 사료로 사용됩니다.


옛날 어르신들은 먹을게 없던 시절에 배를 채워줬던 고마운 식량이였다고 하신 분들도 있었습니다.


약재로도 갈근은 아주 효자 노릇을 하는 약초이며, 저도 자주 사용하는 약재 중 하나입니다.
다음회에는 갈근에 대한 효능을 더 자세히 알아보고 갈근의 부작용에 대해서도 알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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