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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혜은 원장




<생활 속 건강 11>


오늘은 화병(火病)에 대해 얘기해보겠습니다. 


일상생활에서 “울화가 치밀어서 못 살겠다” “화가나 미칠 지경이다” “분해서 죽겠다” 젊은 사람들의 표현으로는 “분해서 미치겠네” “열 받게 하네” “속 끊게 하네”등 한국인의 급격한 감정의 변화에서는 ‘화’라는 단어가 많이 들어갑니다. 


그렇다면 왜 하필이면! ‘화’라는 의미를 가지고 속상함, 억울함, 분함, 화남 등의 함축된 표현을 했을까요? 


이런 말을 많이 들어보시거나, 해보신 기억이 많이 있지요? 


저도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런 말을 자주 하는 사람이 있고, 가끔 하는 사람, 말로 내뱉지는 않지만 생각만 하는 사람도 있겠지요. 


나는 어떤가 한번 생각을 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면서 글을 읽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원래 화병이라는 단어는 동양의학에서 쓰는 정식 명칭은 아닙니다. 


우리나라에서만 있는 병명의 하나로서 화가 나는 일을 당하거나, 억울한 일을 당하거나, 섭섭한 일을 당했을 때 그것을 잘 풀지 못하였을 때 가슴에 응어리 즉 ‘한’으로 남아서 그것이 여러 가지 신체적, 정신적 증상으로 나타나게 됩니다. 


여기서 울화(鬱火)란 억울한 감정을 제대로 발산하지 못하고 억제하는 가운데 일어나는 신경성적인 화(火) 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이런 울화로 인해 나타나는 모든 증상을 울화증(鬱火症)이라고 하는데, 흔히 울화병(鬱火病)또는 화병(火病)이라 합니다. 


정신과 신체의 조절 기능이 상실되어 병적인 이상변화를 일으키기 때문에 신경증이라고 부르기도 한다고 합니다. 


즉, 화병이란 누른 감정을 발산하지 않고 억제한 상태에서 일어나는 신경성적 울화로 인해 나타나는 증상을 의미합니다.


화병의 원인으로 많은 부분 지적하고 있습니다. 


한의학적으로 보는 7가지 감정이 있는데, 이 감정은 ‘노여움’(怒:노), ‘기쁨’(喜:희), ‘사려’(思:사), ‘근심’(憂:우), ‘슬픔’(悲:비), ‘두려움’(恐:공), ‘놀람’(驚:경)의 일곱 감정(七情)이 있습니다. 


그러나,‘화병(火病)은’반드시‘화가 나는 일’만이 원인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한의학적으로는 이런 7가지 감정으로 인해 병이 생긴다고 보는 관점의 진단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저는 적어도 40대 이후는 거의 이런 과정 속에 많은 병이 생기는 것으로 보고 진단을 합니다.  


상담을 하게 되면 거의 공감과 동의를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한의학에서는 병의 원인 중 육음(六淫) 이라 하여 6가지 외부 기후적 변화와 같은 상황에 맞추어 병을 바라보는 관점도 있습니다. 


육음(六淫)은 풍(風), 한(寒), 서(暑), 습(濕), 조(燥), 화(火)의 병을 일으키는 여섯 가지 원인을 통틀어 이르는 말입니다. 


‘화병(火病)’의 병리기전이 육음(六淫) 중 ‘화(火)’에 의한 것과 밀접합니다. 


이러한 화병은 과거에는 보통, 시어른, 시댁의 사람들 때문에 여성분들이‘화(火)’가 많이 쌓였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많은 관계 형태 속에서 모두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보통은 주로 분노를 직접적으로 표현하지 않고 무의식적으로 억압한 결과 이것이 신체증상으로 나타나게 되는 것입니다. 억울한 감정과 과도한 스트레스를 제때 발산하지 못하고 지속될 때 감정의 억제능력이 떨어지게 되고 자율조절능력을 상실하게 되어서 결국 화병이 생기게 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러한 화병의 발생은 여러 가지 원인으로 복합되어 나타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환자 자신이 그 원인에 대해 분명하게 인식하고 있는 경우가 많지만 가슴에 꼭 담아 두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떤 사람은 큰 사건은 없는데 장기적으로 자기가 원하는 바를 이루지 못할 때에도 화병이 생깁니다. 


또는 가족과 장기적인 갈등, 가족의 비정상적인 행동이나 사망, 타인과의 분쟁의 장기화, 사업실패, 과도한 업무, 경제적인 문제 때문에 화병이 생기기도 합니다. 


그리고, 정서의 급격한 변화, 편중된 정서 장애로 인해 화병이 발생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교통체증에도 화병이 난다고 합니다. 저도 이러한 경우를 보고 의아해 했지만 보고에 의하면 그러한 경우가 있다고 합니다. 


현실정치의 불만족에도 화가 있구요, 갑작스런 재해나 사고, 친구들과의 관계, 고부갈등, 학업, 취업, 승진 등등, 사실은 사람마다 정말 많이 다르게 화가 나는 관점이 다 다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보면 모든 병은 이‘화’때문에 생긴다고 보는 관점으로 바라보며 치료를 하면 상당한 도움을 받습니다. 흔히 화병의 특징은 30대 후반에서 50대 후반까지의 여성층에게서 주로 나타난다고 알려져 왔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모든 세대가 다 화병이 있다고 합니다. 


6개월 이상 지속되는 가슴의 답답함, 전신의 열감, 목이나 명치에 뭉쳐진 덩어리의 느낌, 치밀어 오른다고 표현, 속상함, 섭섭함, 억울하고 분한 감정을 자주 느낌, 깊이 눌려 있는 분노의 감정 등으로 스트레스를 꾸욱 참음으로써 장기간 누적되어 발생하는 것을 볼 수가 있습니다. 


우울증과 비교하면 우울증은 정신증상 위주로 우울함을 호소하는 반면, 화병은 신체증상을 위주로 분노와 억울함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3회에 걸쳐 다룰 내용으로 증상을 조금 더 디테일 하게 다음회에 나누겠습니다. 


다음 2회분은 화병으로 나타날 수 있는 증상과 질환, 화병의 치료예방, 화병의 자가 진단법을 통해 ‘화’로 인해서 이렇게 힘들고, 아플 수 있구나 하는 것 또한 알고, 해소하는 방법을 찾으려고 노력한다면 고통과 아픔은 오래도록 사라질 수 있습니다. 


이런 화가 있는데 밖으로 보여지는 신체적인 증상이 아프다고 제대로 된 원인도 모르는 채, 눈에 보이는 곳만 치료한다면 제대로 치료가 이루어 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늘 마음을 체크하고, 감정을 체크하고, 생각을 체크해서 그런 마음과 감정과 생각이 잘 다루어지고 치료할 때, 밖으로 나오는 신체적인 증상도 많이 호전이 됩니다. 


이것이 또한 호르몬과도 연관이 되는데 이러한 내용은 다음에 다룰 기회가 있으면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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