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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일 오후 서울 상계2동 승리교회 사랑1부 예배 모습. 이 교회는 '노숙인 선교비'때문에 교회 건축을 미루면서 불우 이웃에게 천국의 소망을 들려주기 위해 힘쓰고 있다.


서울 상계2동에는 13년째 노숙인을 비롯한 할아버지·할머니들을 섬겨온 특별한 교회가 있다. 1336㎡ 부지에 조립식 패널로 지어져 일명 ‘깡통 교회’로 불리는 승리교회가 그곳이다.
승리교회는 매주일 오후 4시와 5시이면 노숙인 등 1000여명과 함께 사랑 1,2부 예배를 드린다.
또 바로 옆방에서는 발달장애인을 위한 1대1 그림성경공부도 진행한다.
극빈자들을 섬기는 곳이다 보니 이 교회 설교는 주로 천국의 소망을 불어넣어 주는 내용이다. 이들이 예수님을 알게 돼 변화되는 것이 교회의 보람이다.
문 원순(61) 담임목사는 “교회 빚이 많아 전 교인이 기도하던 중 빚을 갚아 주시면 어려운 이웃을 섬기겠다고 서원했다”며 “그런데 하나님이 정말 적지 않은 빚을 청산해 주시면서 13년 전부터 불우 이웃을 위한 예배를 드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교회는 힘들게 살아가는 이들에게 매주 2000원 정도의 식사비를 챙겨주고 있다. 또 이들에게 인근 병원과 연계해 건강 검진을 해 주는 것도 이 교회가 하는 일 가운데 하나다.
예 배 운영은 쉽지 않았다. 예배시간에 “예배 빨리 마치자” “설교가 길다”는 등 아우성이 곳곳에서 터져나왔다. 아무데나 대소변을 보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갑자기 문제가 생겨 병원에 싣고 가야 하는 이들도 있었다. 술을 먹고 서로 싸우는 노숙인도 더러 있었다. 처음엔 성도의 불만도 적지 않았다. 교회 내부가 냄새가 나고, 교회 건축이 ‘노숙인 선교비’ 때문에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하 지만 이제 예배는 제법 질서가 잡혔다. 예배시간에 불평이나 불만을 내놓는 이들보다 “아멘”으로 화답하는 이들이 훨씬 많다. 이렇게 되기까지는 소외 이웃을 위한 성도의 기도와 헌신이 가장 큰 힘이 됐음은 물론이다. 최근엔 450명이 합동세례를 받고 착실히 신앙생활을 하기로 결심했다.
어려운 가운데서도 꿋꿋이 사역하는 문 목사에게는 작은 소망이 있다. 어려운 이웃들에게 정성스레 식사를 제공할 수 있는 편리한 부엌시설을 갖추는 것이다.
문 목사는 “얼마 남지 않은 생을 살고 있는 할아버지 할머니들을 천국으로 인도하는 다리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02-931-81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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