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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최고(最古) 신학대인 감리교신학대가 이 대학 이규학 이사장의 불공정 인사 의혹과 막말 파문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보직교수를 제외한 교수 상당수와 총학생회가 이사장 퇴진을 요구하고 나섰으며 총여학생회 회장은 4일부터 교내 종탑에 올라가 농성을 시작했다. 



◇악화 일로로 치닫는

 ‘감신대 사태’


5일 감신대 총학생회 등에 따르면 감신대 사태의 발단은 지난해 9~11월 비정년 계열 교수 3명을 상대로 진행된 정년 전환 심사였다. 

강의평가 점수와 논문 실적 등이 우수한 여교수 A씨는 탈락한 데 반해 이 이사장과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교수 B씨와 C씨는 심사를 통과했다. 

이들 2명은 지난해 정년이 보장되는 부교수에 임용됐다. 


일각에서는 이 이사장이 정년 전환 심사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한 교수는 “감신대는 하나님의 학교이지 이사장 개인의 소유물이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법인 사무처의 직원 채용 과정도 뒤늦게 문제가 되고 있다. 


법인 사무처는 지난해 6월 ‘회계 세무 및 부동산 관련 업무’를 담당할 계약직(1년) 직원 채용 공고를 냈다. 


경영학이나 부동산학 전공자를 우대한다는 조항을 명시했으며, 전형에는 총 8명이 지원했다. 


문제는 우대 조항에 걸맞은 지원자 7명이 탈락하고 엉뚱한 인물이 합격했다는 점이다. 


합격자는 B씨의 조교 출신이자 경력이라고는 일선 교회 전도사로 1년 사역한 게 전부인 지원자였다.


교수 학생 동문 등이 연합해 지난달 14일 발족한 ‘감리교신학대학교 정상화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는 최근 펴낸 ‘2015 학내사태 Q&A’ 자료를 통해 “(교수 인사에) 직원 인사 비리까지 더하면 가히 인사비리 종합세트라고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이사장의 막말도 논란이 되고 있다. 


총학생회는 지난달 “한 제보자로부터 받은 녹음파일”이라며 이 이사장이 지난 3월 보직교수 등이 참석한 모임에서 쏟아낸 발언을 공개했다. 


녹취록에 따르면 이 이사장은 “이제 앞으로는 이사장 앞에 줄서야 되는 거야” “여자 목사들은요, 남자들한테 치여 가지고 올라가지 못해서 원한이 꽉 차 가지고 불도그같이 생겼지” 등의 막말을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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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탑 농성 중인 감신대 총여학생회 회장


◇이사장 퇴진 요구 봇물...고공농성까지


감신대 사태가 격화되면서 교내에서는 이 이사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이 이사장은 기독교대한감리회 임시감독회장·중부연회 감독, 인천기독교총연합회 총회장 등을 역임했으며 2013년 6월 임기 4년의 감신대 이사장에 선출됐다.


공대위 소속 한 교수는 “이사장뿐만 아니라 총장 이사 감사 등 이번 사태에 책임 있는 사람들은 모두 물러나는 인적 쇄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총학생회 회장인 유승리(24)씨는 “이사장 퇴진은 당연한 것”이라며 “교육의 수요자인 학생들 의견이 이사장 선출 과정 등에 반영되는 시스템이 만들어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총여학생회 회장 이은재(22)씨는 4일 새벽부터 15m 높이의 교내 채플관 종탑에 올라가 농성에 들어갔다. 이사장 퇴진을 요구하며 벌이는 무기한 고공농성이다. 이씨는 “이사장이 제왕적 의식을 갖고 학교를 자신의 왕국처럼 여기고 있다”며 “이사장이 퇴진할 때까지 농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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