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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는 최근 '간통죄 존속이 성(性) 윤리를 지킬 수 있게 만든다는 것은 허구'라고 선언했다. 

헌재는 간통죄 위헌 결정문에서 "정조 의무는 개인과 사회의 자율적 윤리의식, 배우자의 애정과 신의에 따라 지켜져야 한다. 

형벌로 그 생성과 유지를 강요해봐야 실효성이 없다"고 밝혔다. 

이제 부부간 '거룩과 순결'의 의무는 당사자에게 맡겨졌다.

하나님은 '간음하지 말라'를 십계명 중 제7계명으로 주셨다. 
사랑과 신뢰를 바탕으로 한 부부라면 외도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평소 부부간 대화와 배려가 중요하다. 

교회는 가족 생활주기(family life cycle)에 맞는 신앙훈련을 해야 한다. 

가정이 영적으로 건강한 공동체가 될 때 교회 역시 하나님의 질서 속에 바로 설 것이다. 
어느 때보다 가정의 가치는 더 중요해졌다.

“하나님이 주신 사역이 늘 내 삶의 1순위였다. 자매와의 교제는 늘 두 번째로 밀려나다보니 결혼이 늦어졌다. 근데 하나님은 생육하고 번성하라고 명하시지 않았나. 사역을 하기에 앞서 가정을 세우라는 게 하나님 뜻이라는 깨달음을 얻게 됐다.” 

이달 말 결혼을 앞둔 예비 신랑 김상억(43·늘푸른교회)씨의 6일 고백이다. 
교사인 그는 청소년 사역의 비전을 갖고 있다.

 


가정의 제정자는 하나님

가정은 하나님이 직접 만든 제도(창 1:27∼28)다. 

하나님은 천지창조 마지막날 남자와 여자를 만드시고 그들에게 복을 주셨다. 

하나님이 최초로 축복한 곳이 바로 ‘가정’이다. 

하나님은 “사람이 혼자 사는 것이 좋지 아니하니 내가 그를 위하여 돕는 배필을 지으리라”고 한 뒤 여자를 만드셨다. 

남자가 부모를 떠나 아내와 한몸을 이루게 된다고 결혼의 원리를 제시하셨다.

김씨의 예비 신부 조희연(39·남서울은혜교회)씨에게 가정의 의미를 물었다. “사랑의 공동체인 것 같다. 

부부에서 가장 중요한 것 역시 사랑하는 마음이다. 

갈등이 생기면 대화하고, 서로 다른 부분이라면 조금씩 참아야 하지 않을까. 

결혼은 남녀가 하나님 앞에서 하는 언약이다. 애정이 식는다면 그 언약의 의미를 떠올려야 할 것 같다.” 

‘처음 마음’대로 부부생활을 한다면 이 가정은 서로에게 따뜻한 안식처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종교개혁자 마르틴 루터는 가정을 ‘하늘나라의 그림자’ 혹은 ‘작은 천국’에 비유했다. 

작은 천국과 같은 가정을 확장시켜나갈 때 하나님이 원하는 세상이 땅에서도 이루어지게 된다는 의미다. 

신앙이 가장 중요한 고리였다. 

현실에서 크리스천이 배우자를 선택하는 이유는 점점 세상과 비슷해지고 있다고 한다. 

청년 사역의 경험이 많은 40대 목회자는 “신앙심이 좋은 사람과 연봉 1억원인 사람 중 선택하라고 하면 연봉 높은 쪽을 택하는 것이 요즘 교회 분위기”라고 전했다. 

점점 하나님이 아니라 ‘돈’이 주인 되는 가정이 많아지는 이유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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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방의 원수’를 사랑하라

성경은 ‘사랑’과 ‘존중’을 부부 관계의 주요 원칙(엡 5:22∼33)으로 제시하고 있다. 

남편은 그리스도가 교회를 사랑하고 교회를 위해 자신을 주심같이 아내를 사랑하고, 아내는 남편에게 복종하기를 주께 하듯 하라고 한다. 

임항재 온누리교회 부부코칭 담당 목사는 “여성은 남성으로부터 관심과 사랑을 원한다. 복종은 존중의 의미다. 남성은 아내로부터 인정받기를 원한다”고 설명했다.

결혼 20년차 박모 권사의 경험이다. 

“남편이 퇴근하면 페이스북 하느라 집에서 등만 보이더라. 참 섭섭했다. 
어느 날 남편한테 ‘여보, 페이스북만 관리하지 말고 나도 좀 관리해줘’라고 했다.” 

결혼 8년차인 이모 집사는 “아내가 시키는 대로 애랑 놀아주고 설거지도 열심히 하는데 아내가 ‘수고했다’는 말 한마디 않고, 음식물쓰레기도 버리라고 잔소리한다. 
그러면 정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남녀가 서로 원하는 것이 다르다는 얘기다. 

임 목사는 “우스갯소리로 말하곤 하는데 ‘안방의 원수’를 사랑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하루 20분이라도 부부가 대화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대화로 서로 정서적·사회적 지지자 즉 ‘돕는 배필’이 되는 것이다. 

부부가 외도 등 큰 갈등으로 서로 냉담해진 경우에도 결국 대화로 풀어가야 한다. 

부부 중 한 사람만 신앙인이라면 신앙인이 먼저 손을 내미는 것을 권한다.


아내 따라 교회 간다

하나님이 가정의 중심이 아닐 때 가정은 불안정해진다. 
가정예배는 가족을 영적 공동체로 만들어준다. 

고형욱 꿈꾸는교회 목사는 매일 오후 8시30분 아내 아들(12) 딸(10)과 예배를 드린다. 

“넷이 바닥에 다같이 꿇어앉아 예배드린다. 내가 이런 일로 힘들다고 고백한다. 그러면 자녀가 함께 걱정하고 기도한다. 가족이 영적으로 하나되고 의지하게 된다. 강함이 아니라 약함이 공동체를 살리더라.”

고 목사는 두란노결혼예비학교 강사이기도 하다. 

“예비학교에서 형제들에게 ‘어느 식당 갈지, 어디로 놀러갈지 등은 다 아내에게 선택권을 줘도 괜찮지만 영적 주도권을 아내에게 넘겨선 안 된다고 강조한다. 
아버지가 기도와 예배 사역을 주도해야 한다. 
가부장적 권위로서가 아니라 역할 구분이다.”

그는 교회에서 남성이 점점 소외되는 것도 영적 주도성을 잃어가기 때문이라고 본다.
장동학 하늘꿈연동교회 목사는 이에 착안, 15년째 부부중심 목회를 하고 있다. 

상하반기 두 차례 5주간 부부사랑학교를 연다. 

“남편이 교회에서 멀어지는 건 대개 아내와의 관계가 소원해지면서다. 
반대로 관계가 좋아지면 ‘아내가 좋아하는 교회’를 남편도 열심히 나온다. 
교회 사역이 부부와 남성 중심으로 바뀐다. 우리 교회는 남자들이 토요일에 나와 주일 식사 준비를 할 정도다.” 

부부사랑학교는 5주 동안 6∼7가정이 서로의 상처를 치유하고 성경적 부부관계의 원리를 배우는 과정이다. 

부부관계 회복을 통해 성도가 하나님과의 관계를 회복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교회가 가족 생활주기에 맞춰 가정 사역을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교계에서는 두란노 결혼예비학교 등 부부를 위한 여러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간통죄 폐지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에, 교계에서는 도덕과 윤리가 무너지고 무분별한 성적 행위가 증가해 가정파탄의 위험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했다.

이 같은 우려는 일반 국민 인식에서도 잘 나타난다. 
6일 발표된 갤럽 설문조사에서는 우리 국민의 절반 이상이 간통죄 폐지가 ‘잘못됐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국의 성인 1,003명에게 간통죄 폐지에 대해 의견을 물은 결과, 53%는 ‘잘못된 판결’, 34%는 ‘잘된 판결’이라고 답했다.
성별로 보면, 남성의 경우 ‘잘된 판결’ 42%, ‘잘못된 판결’ 43%로 나타나 긍정과 부정 입장이 팽팽히 맞섰다.
하지만 여성의 경우 ‘잘된 판결’ 26%, ‘잘못된 판결’ 63%라고 응답해, 남성과 대조적인 결과를 보였다.
세대별로는 20대와 50대 이상에서 ‘잘못된 판결’이란 시각이 더 우세했으나, 30대와 40대는 ‘잘된 판결’과 ‘잘못된 판결’이란 의견이 각각 40% 초반으로 팽팽히 맞섰다.

간통죄 폐지를 ‘잘된 판결’이라고 답한 이들에게 이유를 물은 결과, ‘개인의 사생활/자유/성적의사결정권 문제’(34%)란 응답이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했다. 

주로 젊은 층이 이 이유를 택했다.

그 다음은 ‘시대 변화/현실 반영’(19%)이 2위로 고령층에서 상대적으로 이 이유를 꼽았다. 

그 외 ‘법적 실효성 없다/유명무실한 법’(14%), ‘국가가 관여할 바 아님/법이 다룰 수 없는 영역’(11%) 등의 이유가 있었다.

반대로 간통죄 폐지는 ‘잘못된 결정’이라고 보는 사람들은 ‘성적, 도덕적 문란/불륜 조장 우려’ 때문이란 의견이 26%로 가장 많았다.
<미션, 아멘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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