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통독의 기술.JPG


서울 상계동에 사는 박인애(35·여)씨는 지난 1일, 교회 송구영신 예배에서 성경통독을 결심했다. 

올해로 신앙생활 10년째이지만 아직 성경 전체를 읽어본 적이 없다. 

그동안 읽은 성경이라곤 구약의 지혜서 일부와 신약 복음서, 바울서신서 정도가 전부다. 

하지만 최근 자신이 성경을 너무나 모르고 있다는 것을 절감하면서 제대로 읽어야겠다고 다짐했다. 

마침 박씨가 출석하는 교회는 올해를 ‘전교인 성경 읽기의 해’로 정하고 새해 첫 주일인 지난 4일 성경읽기표를 배포했다. 

박씨는 읽기표에 따라 하루 4∼5장씩 성경을 읽고 있다. 

아직까지 하루도 거르지 않고 실천하고 있지만 날이 갈수록 성경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국민일보는 성경통독원 조병호 목사와 에스라하우스 노우호 목사에게 건강한 성경 읽기 방법을 들었다.


성경의 토대를 먼저 이해하라 

조병호 목사는 “성경통독이란 성경 전체를 파악하는 것”이라며 “성경 내용의 토대를 중심으로 전체를 조감하며 읽어야 한다”고 말했다. 조 목사는 성경의 토대를 세 가지로 요약했다. 

“우선, 성경은 나라 이야기라는 것입니다. 

구약은 제사장 나라, 신약은 하나님 나라 이야기입니다. 

둘째는 하나님의 마음을 헤아려 보십시오. 

성경의 이야기와 구절 속에 담긴 하나님의 마음을 찾으며 읽어야 합니다. 

셋째는 스토리 라인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스토리 라인이란 창세기 초반의 원복음의 역사, 아브라함과 이삭, 야곱으로 이어지는 족장들의 이야기 등을 말합니다.”

조 목사는 또 통독은 1년에 한 번으로만 그쳐서는 안 되며 여러 번 반복해야 전체의 맥을 잡을 수 있다고 했다. 

개역한글판 성경의 경우 분량이 1754쪽이나 된다. 

성경통독이 처음인 사람은 그 방대함에 기가 질린다. 

큰마음 먹고 창세기부터 읽기를 시작해 꾸준히 이어간다 하더라도 신약을 읽을 때쯤이면 구약 내용은 생각나지 않는 게 보통이다. 

이 때문에 통독 기간을 압축하는 게 필요하다. 

1년에 수차례는 통독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조 목사는 “하루 1시간∼1시간30분씩 할애하면 한 달 반이면 성경 전체를 읽을 수 있다”며 “이런 식이면 1년에 10번 통독이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그는 “무작정 창세기부터 요한계시록까지 순서대로 읽으면 흐름 파악이 어렵다”며 “연대나 시대 순으로 편집된 성경을 사용하는 것도 통독의 한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하나님의 마음을 읽어라 

노우호 목사도 통전적 읽기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통전적이란 신구약 성경 전체를 하나의 흐름으로 읽는 것을 말한다. 

노 목사는 “우리가 읽는 성경은 대체로 주제별 혹은 종류별로 편집돼 시대적 배경을 이해하기 어렵다”며 “이를 다시 시대 순으로 구성해 읽으면 예언서와 역사서가 동시에 이해되고 초대교회의 모습과 사도행전적인 역사, 서신서를 단번에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성경을 읽기만 해서는 의미가 없다.

 성경이 쓰인 시대적 배경과 문화, 정치 상황 등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위해 다양한 성경 배경 주석이나 관용어·성구사전, 주석서, 관주성경, 성서지도 등을 참고하라고 조언했다.

노 목사는 “많은 목회자와 신자들은 성경을 읽으면서 자신들의 신학적 경향을 가지고 읽는 경우가 많은데 이렇게 하면 구원이나 체험만 강조된 성경 읽기가 될 수 있다”며 “성경 읽기의 목적은 하나님의 마음을 읽어내는 데 최우선순위를 두어야 한다”고 말했다. 

성경 읽기나 이해가 어려우면 안내자의 도움을 받는 것도 필요하다고 했다. 

노 목사는 “사람의 말도 처음부터 끝까지 들어봐야 알 수 있듯 하나님 말씀인 성경도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보아야 하나님의 뜻을 알 수 있다”며 “처음 통독을 하는 경우라면 경험 있는 안내자의 도움을 받아보는 게 좋다”고 말했다.

최근엔 성경통독이나 일독을 위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이 많이 출시됐다. 

두꺼운 성경책이 부담된다면 앱을 이용해볼만하다. 

‘아멘성경’은 성경 찬송뿐 아니라 사전까지 제공하고 있어 언제든 검색이 가능하다. 

‘갓피플성경통독’은 매일 매일 읽을 본문을 보여주고 읽을 시간도 알려준다. 

웬만한 성경 앱은 무료로 제공되는 데다 공예배용으로 사용되는 개역개정이나 한글개역, 영어성경(NIV, KJV) 등을 제공하고 있다. 

다양한 번역 성경을 비교하면서 읽을 수 있는 장점도 있다. 

하이라이트나 메모 기능도 갖추고 있어 다용도 활용이 장점이다. 

읽을 시간이 부족하거나 이동하는 경우가 많다면 듣기 성경을 활용해도 좋다. 

‘1년 10번 듣기’의 경우 음원 파일을 제공한다. 

<국민일보 미션>

한국노컷뉴스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