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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는 한국교회와 목회자, 성도들에게도 크고 작은 변화를 몰고 왔다. 
주일 설교 메시지를 바꿔놨고, 많은 이들을 기도 처소로 불러 모았다. 
주요 교단과 교회들은 피해자를 돕기 위해 오랜 만에 손을 맞잡았다.
 ‘구원파’ 집단의 실체를 목격하면서 이단·사이비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기도 했다.

◇위로·각성·희망 ‘세월호 설교’ 확산

“이번 참사는 우리 사회에 대한 경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중략) 한국교회가 세상을 향해서 죽지 않으니 세상에 고통과 환란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부활 주일이었던 지난 4월 20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 소망교회. 

설교 초반부터 세월호 얘기를 꺼낸 김지철 담임목사는 크리스천들의 자성과 회개를 촉구했다. 

김 목사는 약 한 달 동안 주일 설교를 통해 위로와 회개, 영적 각성 등을 강조하는 ‘세월호 설교’를 이어갔다. 

다른 목회자들도 비슷했다. 특히 세월호 피해자들이 가장 많은 경기도 안산 지역의 목회자들은 설교에 대한 고충이 더 심한 듯했다. 

김영창 안산늘사랑교회 목사는 23일 “사고발생 초기에는 참사와 관련된 설교를 많이 했는데, 마음이 굉장히 힘들었다”면서 “요즘은 의도적으로 세월호에 관한 언급은 삼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차귀열 안산 초대감리교회 목사도 “한동안 위로에 관한 설교를 하다가 요즘은 희망의 메시지를 주로 전한다”고 말했다.


◇중보기도회 늘고 교회 행사는 줄고

안산 지역의 많은 교회들은 참사 이후 지금까지 희생자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을 위한 중보기도회를 열고 있다. 

초창기부터 시작된 릴레이 금식 기도와 철야기도 등이 지역·교단별로 이어진데 이어 주요 교단을 아우르는 ‘한국교회 연합기도회’로까지 확대됐다. 

주요 교단들이 동참하는 ‘세월호 참사 치유와 회복을 위한 한국교회연합’이라는 조직도 출범했다. 

한국교회언론회 심만섭 사무국장은 “세월호 참사 이후 한국교회는 고통당하는 이들을 위해 기도하고 물심양면으로 돕는 섬김의 본을 보여줬다”면서 “한동안 뜸했던 교회연합운동의 가능성을 조금이나마 확인할 수 있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기도회는 늘었지만 교계 행사는 대폭 줄었다. 세월호 참사 이후 희생자들의 추모 분위기 속에 어린이날과 어버이날 등 교회 절기행사 등은 대부분 취소되거나 축소됐다. 

한 집 건너 세월호 피해자가 있을 정도라는 안산 지역은 훨씬 더 심했다. 

안산서안교회와 안산초대감리교회 등은 유·초등부, 중·고등부 여름수련회를 교회 내부행사로 돌리는가 하면 전교인 야외예배나 전도 잔치도 올해는 열지 않았다. 


◇이단·사이비 경계심, 안전의식도 고취

세월호 참사로 ‘구원파’라는 이단·사이비 단체의 실체가 만천하에 드러났다. 전문가들은 종교가 바른 신학과 정체성을 벗어났을 때 얼마나 큰 해악을 끼치는지 목회자와 성도들이 두 눈으로 확인했을 것이라고 평가한다. 

하지만 정통 개신 교단인 기독교한국침례회(기침)는 구원파의 공식 명칭(기독교복음침례회)과 비슷하다는 이유로 소속 교회마다 크고 작은 피해를 입었다. 

기침 총회 서용오 행정국장은 “오는 9월 정기총회는 구원파 때문에 실추된 교단 이미지를 회복하고 새 출발 의지를 다지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요 교회들의 안전교육과 시설안전점검 등도 눈길을 끌었다. 

서울 신촌성결교회는 지난달 교회학교와 청년예배 등 총 5차례에 걸쳐 성도들과 함께 화재대피훈련을 실시했다. 

5월 초에는 서울 연동교회가 영상을 통한 재난 안전교육 시간을 마련했다. 

세월호 참사 직후인 4월 말에는 문화체육관광부가 교회연합기구와 주요 교단 등에 공문을 보내 ‘종교시설 자체 안전점검 실시’를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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