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0여 北美 한인교회 2011∼2012 현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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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한인교회의 현주소를 상세하게 보여주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이민신학연구소(소장 오상철 박사)와 내셔널서베이위원회(조직위원장 박희민 박사)는 북미 한인교회 4000여곳을 대상으로 한 실태조사 보고서를 9일 공개했다.
지난해 1월부터 올해 3월 말까지 한인교회 담임목사, 원로목사, 부목사, 전도사, 선교사, 신학생 등 4109명을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인교회는 소형교회가 대종을 이루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민 1세 목회자가 맡고 있는 교회의 주일예배 평균 출석인원은 50명 이하인 곳이 전체의 42.4%에 달한 반면, 3000명 이상은 1.9%에 불과했다. 이민 2세 목회자의 교회도 예배 참석인원이 200명 이하인 곳이 79.3%를 차지했다.
한인교회의 교단은 한국교회와 마찬가지로 장로교가 가장 많았다. 1세 목회자 교회의 58.3%가 장로교 소속이었으며 침례교(9.4%)와 감리교(6.9%)가 뒤를 이었다.
1세 목회자의 절반 이상(57.8%)이 “교인 수가 증가했다”고 밝혔다. 교인이 많이 감소했다는 응답도 11.7%로 적지 않았지만 이민신학연구소는 “2010년 이후 이민자 수가 급격히 줄고 있음에도 여전히 한인교회가 성장하고 있음을 나타낸다”고 해석했다.
한인 평신도들은 한인교회를 가장 큰 정신적 지주로 여기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민자의 정신적 지주 항목에서 한인교회는 교포 미디어, 한국학교, 한인회, 한류문화 등을 압도했다.
한인교회가 이민사회에 기여하는 점으로는 ‘한인 커뮤니티 형성’이 1순위로 꼽혔으며 ‘2세 교육’ ‘한인 정체성 유지’ ‘한국문화의 소개’ 등이 뒤를 이었다. 현재의 한인교회에 대한 평신도들의 만족도가 높아 “교회를 옮길 생각이 없다”고 답한 비율이 91%에 달했다.
신학적 노선 측면에서 1세 목회자의 절반 이상(54.9%)은 자신이 보수적이라고 답했다.
동성애자 목사 안수에 대해서도 매우 부정적이라는 답변이 압도적으로(88.2%) 많았다.
1세와 2세 목회자 사이엔 언어와 문화적 간극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세 목회자들은 1세 목사들에게 본받을 점으로 헌신·인내·지도력 등을 꼽았지만 ‘한국문화에만 초점을 맞추는 자세’ ‘민족 우월주의’ ‘강한 명령조’ 등은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밖에 한인 2세 교회의 다민족화 현상에 대해선 평신도의 73.6%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오상철 이민신학연구소장은 “108주년이라는 오랜 이민역사에도 불구하고 한인교회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자료가 너무 미약했다”며 “한인교회의 실태를 파악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기 위해 이번 조사를 실시했다”고 설명했다.
오 소장은 “선교적 교회가 한인교회의 미래”라고 강조하면서 다민족·다국적 선교학교 설립, 타문화 선교훈련 실시 등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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