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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가을, 기도에 대한 책들이 독자들의 시선을 잡아끌고 있다. 저마다 특성은 달라도 책장을 덮을 땐 ‘나도 기도의 기쁨과 은혜를 맛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게 한다.




"지렁이의 기도"

(새물결플러스)


침체된 기독교 출판계에 '사건'이 하나 터졌다. 

책이 잘 안 팔려서 초판 2000부를 찍기도 어려운 요즘, 초판 5000부를 찍은 책이 1주일 만에 완판된 것이다. 


문제의 책은 출판사 새물결플러스 대표 김요한 목사가 쓴 지렁이의 기도(새물결플러스)다. 

교보문고와 알라딘 등 온라인서점 종교분야 1위에 오른 것뿐 아니라 기독교 서적으로는 이례적으로 베스트셀러 종합 100위 안에 진입했다.


책에서 저자는 직접 체험한 기도의 능력과 은혜에 대한 고백을 신학적 성찰과 함께 들려준다. 

3대째 기독교 가문에서 태어난 그가 1999년 6월 기도하던 가운데 처음 하나님의 음성을 들은 날부터 이후 방언통변 경험, 예언기도와 놀라운 응답의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신비로운 체험만 나열하는 책은 아니다. 


풍부한 독서력과 탄탄한 신학적 뒷받침을 토대로 기도에 대해 조직신학적인 개념을 가져와 설명한다. 


저자는 “기도는 하나님의 형상인 인간이 삼위일체 하나님의 페리코레시스적 환대와 친교에 참여하는 행위”이며 “기도를 통해 삼위일체 하나님의 신비를 인격적으로 경험할 수 있다”고 말한다. 

뜨거운 영적 체험과 냉철한 신학적 탐구가 조화를 이루고 있다. 


또 개인 기도에 그칠 것이 아니라 누구나 사회와 역사 속에서 감당해야 할 기도의 사명이 있음에 주목한다. 


2012년부터 ‘벽돌책’으로 불리는 신학 책을 출간하고, 2015년부터는 아카데미를 통해 기독교인의 공부 열풍을 일으켜 왔던 그만의 내공이 느껴진다. 

책 제목의 ‘지렁이’는 늘 “저는 벌레입니다, 지렁이 같은 존재입니다(사 41:14)”라는 고백으로 기도하는 저자 자신을 지칭한다.



"왜 기도하는가"

(두란노)


조정민 베이직교회 목사의 왜 기도하는가(두란노)는 출간 이후 한 달 내내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올라있다. 

저자는 MBC 방송국 앵커 출신으로 뒤늦게 하나님을 만나 목회자의 길로 들어섰다. 

목회 현장에서 성도들과 마주하며 느낀 문제의식을 토대로 왜 기도하는지, 어떻게 기도해야 하는지를 풀어낸다. 


그는 “모든 종교가 기도라는 종교적 행위를 하지만, 그들은 자기 뜻을 이루고 싶은데 힘이 부족해서, 자기 욕심을 채우고 싶은데 이룰 수단이 없어서 신의 힘을 빌리기 위해 기도한다”며 “그리스도인의 기도가 그런 것이냐”고 묻는다. 


기독교에 기복신앙이 가미되면서 하나님의 뜻을 묻는 것이 아니라 내 욕심과 욕구를 채워달라는 기도가 팽배해 있는 것이 지금 한국교회의 현실이다.


조 목사는 처음 베이직교회를 개척한 뒤 초창기 공동체 모임에서 성경만 읽고 기도 제목을 나누지 말라고 부탁했다고 한다. 


내 욕망을 채우는 기도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하나님의 말씀이고, 기도를 하려면 기도의 대상인 하나님을 먼저 제대로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는 “기도란 말씀에 대한 인간의 반응”이라며 “우리가 기도하는 까닭은 우리에게 말씀을 주시고, 우리에게 다가오신 하나님 아버지를 닮고자 함이고, 그의 나라를 좇기 위함이며, 그가 계신 곳에 이르고자 함”이라고 말한다. 신앙의 베이직부터 세워나가자는 저자의 목회 철학을 초신자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15가지 키워드로 정리해 풀어냈다.



"모든 사람을 위한 신약의 기도"

(VIP)


저마다 탄탄한 독자층을 지닌 국내 저자들의 기도 관련 책이 주목받는 가운데 해외 거물급 신학자들의 기도 관련 책들도 등장했다. 

늘 논쟁과 논란을 달고 다니는 영국 신학자 톰 라이트의 모든 사람을 위한 신약의 기도(IVP)는 신약에서 예수님과 바울, 또 다른 제자들이 기도에 대해 언급한 구절을 가져와 기도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는 평소 기도와 성경읽기, 성만찬과 가난한 이들을 섬기는 일을 그리스도인의 네 가지 근본으로 꼽는데, 이 책에서는 기도와 성경읽기를 다루고 있다. 

“성경을 읽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가 기도를 돕기 위함이며, 성경에 담긴 기도야말로 그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란다. 



"칼 바르트 기도"

(복있는 사람)


가장 최근에 나온 칼 바르트 기도(복있는사람)는 20세기 위대한 신학자 칼 바르트가 주기도문을 종교개혁의 신학적 유산을 토대로 주석한 책이다.

 1947∼49년 강의한 내용을 엮은 것으로 분량은 짧지만 심오한 바르트 신학의 정수를 맛보기에 부족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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