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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영자 대한체육회 꿈나무 탁구 감독이 지난 4일 서울 광화문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양영자(55) 대한체육회 꿈나무 탁구 감독의 삶은 드라마 같다는 말로도 충분치 않다.


국가대표 탁구 선수로 1988년 서울올림픽에 출전해 금메달을 거머쥐었던 그는 이듬해 홀연히 은퇴했다.


이후 15년간 모래바람이 날리는 몽골에서 선교사로 살았다.


2012년 귀국 후엔 탁구 지도자로 일하는 동시에 복음을 전하며 인생 3막을 지내고 있다.
빛나는 삶 뒤에 가려져 있던 깊은 그늘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책 ‘주라, 그리하면 채우리라’(생명의말씀사)를 그녀는 내놓았다.


책에서 그는 두 차례 인생의 고비를 고백한다. 첫 번째는 25세,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로서 절정에 있다 은퇴한 뒤 찾아온 조울증이었다.


양 감독은 “앓고 있을 때는 정말 창피했지만, 어떻게 내가 회복할 수 있었는지 알리고 싶어 책을 쓰게 됐다”고 했다.


그는 “그때 가장 듣기 싫었던 말이 ‘하나님 잘 믿는다고 했는데 신앙인이 어떻게 저래’라는 말이었다”며 “믿는 사람도 그 마음에 내적 치유가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선수 시절엔 팔 부상과 간염 등 육체적인 아픔을 극복하기 위해 하나님께 매달렸다”며 “은퇴를 하자 더 매달릴 이유가 없었고 연금에다 포상, 지도자 생활로 보장될 앞날 등 부족함이 없는 상황에서 하나님과의 관계가 무너졌다”고 했다.


지금은 목사가 된 김양재 집사를 통해 처음 큐티를 접하고, 이후 교회 권사들과 매일 성경을 읽고 묵상하면서 말씀의 빛으로 인도받았다.


인도네시아에 초청받아 쉬러 갔을 때 평생 반려자가 된 남편 이영철 선교사를 만났다.


그는 조울증이 회복되면 ‘낮엔 해처럼 밤엔 달처럼’ 찬양의 가사처럼 “가난하고 지친 영혼들을 주님께 인도하겠다”는 기도를 드렸다.


그렇게 서서히 회복될 수 있었다.


특히 마태복음 25장을 읽으며, 그동안 ‘나만 생각하는 삶’을 살았음을 깨달았다.


1997년 그는 남편과 오랜 준비 끝에 WEC국제선교회 소속 선교사로 몽골 땅을 밟았다.
간염을 앓은 뒤 육식을 삼가던 그에게 육식 위주의 몽골 생활은 쉬운 게 아니었다.


그는 “감자, 양배추만 먹고 살아도 되겠지, 하는 각오로 갔다”고 했다.


울란바토르에서 2년간 언어를 공부한 뒤, 북동쪽으로 450㎞ 떨어진 생샨드로 가 선교를 했다.
남편이 성경을 몽골어로 번역하는 동안 그는 현지인들에게 탁구를 가르치며 복음을 전했다.
남편의 성경 번역 작업이 끝난 뒤 2012년 한국으로 함께 돌아왔다.


청소년을 키우는 꿈나무 감독을 맡았고 지난해엔 하남 탁구 교실, 동탄 양영자 탁구클럽을 오픈했다.


“정말 나서는 걸 싫어한다”는 그이지만 간증 요청이 오면, 있는 그대로 전한다는 원칙대로 삶을 고백한다.


그는 “앞으로 이 책을 통해 영혼을 구하는 일이 일어나길 기도한다”며 “한사람이라도 주님을 인격적으로 만나는 일이 일어나고, 특히 조울증이나 우울증이 있는 분들이 소망을 얻고 하나님께서 이들을 만져주는 시간이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그에게 예수는 어떤 존재냐고 질문했다.


한참 고민하던 그는 “식상한 답변 같아서 더 좋은 말을 찾고 싶은데 생각이 나질 않는다”며 “예수님은 나의 전부이신 분”이라는 답변을 들려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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