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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애육원에서 생활하는 한 어린이가 이종기 목사에게 종이로 만든 카네이션을 달아주고 있다.



남군산교회 이종기 목사는 1985년부터 31년 째 군산지역 고아들을 돌보고 있다. 

이종기 목사는 군산지역 모든 고아원과 지역아동센터, 그룹홈에서 생활하는 아동들을 한마음으로 섬겨주는 교인들에게 늘 고맙다. 

예수그리스도가 어려운 사람, 고난받는 사람, 병든 사람들과 함께 하시기 위해 그들 속으로 들어가셨던 것처럼 예수님의 가르침을 실천했을 뿐이라는 이종기 목사. 

교회의 희망을 본다. 

<편집자 주>



전라북도 군산시 삼학동에 위치한 남군산교회는 한 두 해도 아니고 자그마치 31년 째 고아 사역을 이어오고 있다. 


31년의 세월은 특별한 사명감 없었다면 설명하기 힘든 시간이다.


남군산교회는 1985년 5명의 고아를 후원하는 것을 시작으로 고아 돌봄 사역을 시작했다. 


매달 한번 씩 식사 대접을 하고, 추석과 성탄절에는 옷을 사 입혔다.


해가 거듭할수록 후원하는 고아 수가 늘어 2012년부터는 군산시내 모든 고아원과 지역아동센터, 그룹홈 아이들을 초청하기에 이르렀다.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지난 10일에는 290명의 고아들을 초청해 군산지역에서 유명한 뷔페식당에서 식사 대접을 했다.


이종기 목사(69세)는 “교회 재정이 넉넉해서 이 일을 하는 것이 아니다”며, “고아사역을 처음 시작할 때는 교인들이 거의 후원해줬지만 점차 교회가 이 일을 할 수 있도록 하나님이 채워주시더라”고 말했다.


조건 없는 사랑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기쁨을 선사했다.


고아들로부터 수백 통의 감사 편지를 받은 이종기 목사가 한 통의 편지를 꺼내들었다. 


이종기 목사가 읽어 내려간 편지에는 “매번 저희들 생각해주시는 마음이 어찌나 크신 건지 멀리 떨어져 있는 이곳에서도 그 마음이 느껴지네요. 


저도 나중에 성장해 목사님께서 베푸신 자비와 은혜를 다시 들려주고자 하는 마음이 생겼습니다.”라고 적혀 있었다.


교회의 사랑을 잊지 않고 성인이 돼서 교회를 찾아오는 이들을 맞이하는 감동은 더 크다. 


이종기 목사는 “부산에서 주방장 생활을 하는 한 중년 남성이 30년 전에 16만 원짜리 옷을 사준 것을 잊지 않고 찾아오기도 했고, 성인이 돼서 가정을 꾸린 이들이 교회에 정착해 신앙생활을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종기 목사는 “아이들이 성장해서 아버지, 친정아버지처럼 생각하고 다시 찾을 때는 말 할 수 없는 기쁨을 느낀다.”며, “이 사역을 해보지 않은 사람은 이 기쁨을 알 수 없을 것”이라고 미소를 지었다.


이종기 목사는 30년 넘게 고아 사역을 하다 보니 복지 전문가가 다 됐다.


이종기 목사는 요즘 고아들은 가정해체로 인해 부모로부터 버림받은 아이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자신감이 부족하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그래서 고아들을 배불리 먹이는 것 외에도 배려심과 사회성을 키우는 데 역점을 뒀다. 

배려심과 사회성을 키워주기 위해 시작한 것이 장보기 행사다. 


아이들에게 추석과 성탄절에 5만원 권 상품권을 선물해 스스로 장을 보게 했다. 


아이들은 스스로 장을 보며 사회성과 자신감을 키웠고, 자신 외에 친구들을 돌아보는 배려심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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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종기 목사가 고아들로부터 받은 감사편지.



삼성애육원 최규라 원장은 “남군산교회가 힘든 여건임에도 15년 동안 애육원을 도와주셨다”며, “교회 헌신을 보면서 애육원 아이들을 더 큰 책임감을 가지고 신앙 안에서 바르게 키워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남군산교회는 고아 사역뿐만아니라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교회로도 유명하다. 


군산시내 19개 중학교와 12개 고등학교에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고, 삼학동에 거주하는 어르신들을 초청해 해마다 경로잔치를 열어오고 있다. 


지난 12일 교회에서 진행된 사랑의 경로잔치에서는 1,350여명의 어르신들을 섬겼다. 


7년 전 부터는 삼학동 취약계층 주거개선을 위해 교회가 발 벗고 나섰다. 


또, 겨울에는 사랑의 김장과 연탄으로 독거노인들에게 따뜻한 예수의 사랑을 전해오고 있다. 


교회가 지역 주민들과 동고동락하면서 지역 주민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다. 


김선자 삼학동장은 “삼학동 지역은 군산시에서도 낙후된 곳”이라며, “남군산교회가 한 해 2억 원 정도의 예산을 들여 삼학동 지역 발전에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김선자 삼학동장은 이어 “행정구역 상 불화합지역이 있어 동을 조정하려고 했었는데 주민들이 남군산교회가 있기 때문에 삼학동을 떠날 수가 없다고 했다”며, “남군산교회는 우리 지역에서 없어서는 안되는 교회”라고 강조했다.


이종기 목사는 모든 공을 교인들에게 돌렸다. 


이종기 목사는 “교회 안에 29개 위원회가 있는데 평신도들이 기획하고 모든 봉사활동을 펼친다.”고 말했다. 


이 목사는 “남군산교회는 평신도가 기획하고 진행하고 평가하고 기록을 남기는 시스템이다”며, “목사들이 생각하지 못한 부분들까지 해낸다.”고 말했다.


이종기 목사는 현대 선교는 지역을 품어야 한다고 믿는다.


이종기 목사는 “교회가 지역을 책임져야 한다.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하나님이 하신다”고 말했다. 


이 목사는 또, “예수님이 어려운 사람, 고난받는 사람, 병든 사람 속으로 들어가신 것처럼 교회가 지역 사회에서 예수님의 가르침대로 행하면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역사회와 함께 소통하는 남군산교회. 고아들에게는 사랑을, 침체된 한국교회에는 희망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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