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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성영락교회 은퇴목사이자 미주 성시화운동 대표회장인 박희민 목사.

미주 최대 한인교회 중 하나인 로스앤젤레스의 나성영락교회 은퇴목사이자 미주성시화운동 대표회장인 박희민(79) 목사가 최근 국민일보와 인터뷰를 가졌다. 

박 목사가 회장으로 있는 새생명선교회가 20∼24일 제주도에서 개최한 ‘제5회 중국교회 지도자 세미나’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것이다. 

박 목사는 미주교계의 ‘영적 지도자’이다. 

나성영락교회 2대 담임목사였던 그는 일부 교회에서 나타난 담임목사와 원로목사 간 갈등을 접한 뒤 스스로 원로목사가 되길 거부하겠다고 선언해 미주교계에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 

나성영락교회 역시 갈등과 분열이 적지 않은 미주 한인사회의 영적 버팀목 역할을 해 온 교회로 잘 알려져 있다. 

세미나를 마친 직후인 24일 오후 서울역의 한 음식점에서 만난 그는 한국교회의 현재 모습에 진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는 “130년 한국교회가 물량주의에 빠지고 영성을 잃어 위기에 직면했다”고 지적한 뒤 “기독교 신앙의 본질을 회복해 좀 더 지역사회를 임팩트(영향력) 있게 섬겼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그는 한국교회의 위기 극복방안으로 ‘사회의 비판 목소리 경청’과 ‘진정한 회개와 변화’를 꼽았다. 

이를 위해 대형교회가 중소형교회를 돌보는 자세와 교회의 재정투명성을 강조했다. 

이중 삼중으로 회계장부를 작성하고 한 푼의 헌금이라도 헛되게 쓰지 않는 나성영락교회의 사례를 설명한 뒤 교회 안에 회계부정이 생길 수 없도록 시스템을 체계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한국 목회자들의 소명의식 부족도 꼬집었다. 

“저희 세대는 한국전쟁 이후, 어려울 때 신학을 공부했습니다. 목사가 된다는 것은 고난의 길, 십자가의 길이었습니다. 소명 없이는 갈 수 없었지요. 기도도 많이 하고, 한국교회가 성장하는데 큰 원동력이 됐습니다.”

하지만 요즘 목회자들은 목사직을 좋은 직업 정도로 생각하는 것 같다며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박 목사는 “소명감보다 회사 중역처럼 교회를 운영하며 살아가는 목회자도 있다고 들었다”며 “이는 세속화됐다는 얘기인데 유럽교회도 목회자 직이 세속화되면서 무너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의 좌우명은 데살로니가전서 5장 16∼18절 ‘항상 기뻐하라 쉬지 말고 기도하라 범사에 감사하라’이다. 

그는 “하늘나라에 갈 때 비석에 ‘하나님 앞에서 성공한 목사보다 정직한 목사’ ‘주님의 사랑을 실천한 작은 목사’라고 쓰고 싶다”며 환히 웃었다. 끝으로 후배 목회자들에게 “신앙의 가르침에 따라 빛과 소금의 역할을 다해야 한다”며 “항상 기도하고 영성을 위해 꾸준히 공부하는 목회자가 돼 달라”고 당부했다.

박 목사는 장로회신학대와 숭실대에서 공부한 뒤 목회를 하다 고(故) 한경직 목사의 권유로 1968∼71년 에티오피아 선교사로 사역했다.

 이후 미국 프린스턴신학교와 하버드대, 캐나다 토론토대 등에서 공부했고 토론토한인장로교회에서 14년간 목회했다. 

88년부터 나성영락교회를 담임하다 2004년 은퇴했다. 

해외한인장로회 총회장, 미주장로회신학대 총장, 아시아인 최초의 풀러신학교 이사, 아세아연합신학대 이사 등을 지냈다. 현재 새생명선교회 회장, 외항선교회 미주총재, 미주 국민일보 자문위원장 등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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