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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 CCM그룹이 떴다. 

평균 나이 37.25세, 평균 사역 연차 13.5년, 평균 자녀수 1.25명. 보컬 박미정(39) 편성희(38) 이미라(34)와 피아노 윤지연(38)으로 구성된 4인조 그룹 마마스브런치(mama’s brunch, 이하 마마스)다. 

보컬 3명을 지난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바우뫼로 온누리교회 카페에서 만났다. 마마스는 최근 1집 앨범 ‘첫 번째 브런치’를 냈다. 

리더 박씨는 만삭이었다. 

“한 달 뒤, 둘째가 태어나요.” 박씨가 출판사에 출산 휴가를 낸 첫날이었다. 

편씨와 이씨는 노란색 옷을 입고 있었다. 

“저희 둘은 매주 수요일 온누리교회에서 열리는 여성 예배에서 찬양을 해요.” 두 사람은 전업주부다. 
피아노를 치는 윤씨는 교습 때문에 함께 하지 못했다. 윤씨는 지난해 말 집 근처에서 ‘우리 동네 피아니스트’라는 이름으로 교습소를 시작했다. 

네 사람은 모두 음악사역단체 한국컨티넨탈싱어즈 출신이다. 

비슷한 시기 결혼하고, 차례차례 엄마가 됐다. “결혼 후 애 낳고 키우면서 무대를 잃어버렸죠. 말 안 통하는 갓난애랑 24시간 지내는 게 얼마나 힘들어요? 

그전엔 30·40대 어른들과 어울려 사역하고 일하다가….” 박씨는 2012년 봄 ‘아줌마’ 동생들에게 전화를 돌렸다.

“나만 힘든 건 아닐 거란 생각이 들었어요. ‘얘들아, 나 못 살겠다’고 했죠. 다들 마찬가지더라고요. 우리 만나서 얘기도 하고 노래도 부르자고 했죠.” 

엄마들이 육아의 어려움을 호소할 데는 많지 않다. 

“힘들다고 하면 남편은 ‘네가 네 애 키우는 데 뭐가 힘들어. 
남의 애 키우는 것도 아니고’라고 했어요. 말은 맞죠.” 

편씨의 말에 다 같이 폭소했다. 

아줌마 넷은 그렇게 모였다. 

경기도 광주에 사는 이씨는 당시 2·3세 두 딸을 데리고 광역버스, 지하철, 마을버스를 갈아타고 매주 모임에 참여했다. “힘든지도 몰랐어요. 만나는 것 자체가 너무 좋아서.” 

처음엔 서로 수다 떨기 바빴다. 

“이래선 안 되겠다 싶어 목표를 정했죠. 연말에 가족들을 초대해 콘서트를 열기로.”(박씨)

마마스 멤버들은 그 해 마지막 날 남편과 가족들을 초청, 서울 중랑구 세계로교회에서 콘서트를 열었다. 

“나이 먹으면 ‘포인트 오브 그레이스(Point Of Grace)’ 같은 유명 CCM 중창단을 하겠다던 꿈을 애 낳고 홀딱 까먹고 있다가 우리가 다시 모이면서 이루게 된 거죠. 

그때 우리는 그룹 이름을 ‘주부성가열창’이라고 했어요. 딱 어울리죠?”(박씨) 

2013년부터 두 달에 한번 꼴로 공연을 하러 다녔다.

 “엄마와 아이들을 대상으로 많이 했죠. 애들이 찬송가를 좀 지겨워한다 싶으면 ‘타요’ ‘뽀로로’ ‘토마스’ ‘폴리’가 나오는 만화영화 주제가를 메들리로 불러요. 애들이 무대로 올라와 춤추고 신나하죠.”(이씨)  

마마스는 비슷한 처지의 엄마들에게 많은 공감을 받았다. 

주변에서 ‘너희 앨범 안내니?’를 얘기를 심심찮게 했다. 2년 전 녹음을 시작했다. 

“매주 토요일 잠시 작업실을 빌려 한 토막씩 녹음을 했어요. 미라가 녹음하면 제가 미라 애 봐주고, 제가 녹음하면 미라가 우리 애 봐주고. 더운 여름에 놀이터 땡볕에서 애들 보던 생각하면…. 한 곡 녹음하기도 힘들었어요.”(박씨) 

편곡과 편집은 음악감독인 박씨의 남편 박형준(36)씨가 도맡았다. 

거의 2년 만에 앨범이 나왔다. 이씨가 작사·작곡한 ‘엄마의 기도’, 편씨가 작사한 ‘여보에게’ 등 창작곡을 포함해 11곡이 담겼다. 

“저희 같은 엄마들에게 위로가 되면 좋겠어요. 엄마가 차린 밥상처럼.”(편씨) 기대감이 비치는 표정이다. 

마마스는 걱정하기도 했다. “어떤 동생이 그러더라고요. ‘언닌 그렇게 살아서 좋겠다’고. 찬양 사역도 하고 일도 하는 제가 부러웠던 것 같아요. 정말 힘겨운 엄마들은 저희 모습에서 좌절감을 느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저흰 노래라는 달란트를 발견했지만 아직 자기 달란트를 발견하지 못한 분이 있을 수도 있고….”(박씨)

다행히 멤버들은 노래를 통해 어려운 시기를 지났고, 하나님을 위해 노래하는 ‘무대’도 찾았다. 

“힘든 시간은 다 지나가기 마련이잖아요. 엄마들이 자기가 잘 하는 것,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잘 보냈으면 좋겠어요.”(편씨) “지금의 삶에 감사하는 데서 시작해야하는 것 같아요. 청소도 기쁘게 하면 거기에서 즐거움이 생기는 것 같아요.”(이씨)  

마마스는 엄마와 아이가 함께하는 콘서트를 준비한다. 

“우리 애들이 크면, 우리가 본래 위로하려고 했던 젊은 엄마들에게 다가가기가 어렵잖아요. 계속 젊은 엄마들을 저희 멤버로 받아들여야할 것 같아요. 

더 장기적으로는 저희가 저희 자녀들의 성장에 맞춰서 비슷한 연배의 엄마들과 호흡하는 사역도 고민 중이에요. 

올해는 제가 출산을 해서 당장 활동하기 어렵고 성희가 하반기 외국으로 갈 수도 있어요.”
 마마스는 올해 멤버 2명을 더 충원할 예정이다(facebook.com/mamasbrunch). 
<국민일보 미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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