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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러 신학교의 마크 래버튼 총장

미국의 대표적인 복음주의 신학교인 풀러신학교의 마크 래버튼 총장이 한국을 찾았다. 

그는 최근 미국사회 내에서 동성애를 당연시하는 문화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며, 이에 대한 교회의 대처가 시급함을 강조했다. 

이와 함께 미국교회와 한국교회의 위기론에 대한 소견도 밝혔다.


“동성애 당연시하는 분위기…개인주의 영향 커”

“미국에서는 정치적 입장에 상관없이 대부분의 사람들이 동성애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방향으로 가고 있습니다. 

5년 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었던 일이지요. 

그렇게 된 가장 큰 요인은 미국사회에 횡행하고 있는 개인주의 때문이라 생각됩니다.”

한국 방문이 처음인 마크 래버튼(Mark Labberton) 총장이 29일 오후 서울 광장동 장신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양국 교회의 이슈에 대한 입장과 소견을 밝혔다.

특히 미국사회에서 최근 동성애를 지지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개인주의가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그는 “개인주의는 미국인들의 생활에 다양한 측면으로 영향을 끼치고 있다. 

개인주의의 핵심은 개인이 무엇을 원하고 또 하고 싶어하느냐가 매우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된다”며 “지금의 미국문화에서는 개인주의보다 더 높은 가치판단의 기준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분위기가 이렇다 보니 동성애를 반대하는 사람들이 제대로 의견을 피력하기가 쉽지 않다”며 “이러한 개인주의가 문화를 지배하게 됐을 때 사회가 어떻게 될지는 불을 보듯 뻔한 일”이라고 우려했다.

래버튼 총장은 “개인주의가 한 개인의 가치와 위엄을 인정한다는 측면에서는 바람직하지만, 개인의 권리를 위해 공공의 복리와 이익이 무시되는 게 문제”라며 “이러한 부분을 지적하며 공동체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교회의 입장과, 동성애를 지지하는 문화적 흐름이 긴장감 있게 상충하고 있는 게 지금 미국사회의 현실”이라고 진단했다.

이와 관련 그는 지난해 논란이 되기도 했던 풀러신학교의 동성애 클럽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지난해 여름 풀러신학교가 동성애를 옹호하는 ‘One Table’이란 이름의 교내 클럽을 인정했다는 내용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면서,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 안팎에서 논쟁이 뜨거웠다.

래버튼 총장은 “원 테이블은 리처드 마우 전 총장 재직 시 만들어진 클럽으로, 학생들이 동성애뿐 아니라 성에 대한 다양한 이슈에 대해 토론하기 위한 장으로 만들어졌다”며 “클럽에 속한 학생 일부가 동성애에 호감을 느낀다고 밝힌 것인데, 우리 학교가 마치 동성애를 허용하는 것처럼 잘못 보도된 것이다. 번역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교내 모든 클럽의 활동은 학교가 규정하고 있는 공동체 규율 범위 내에서 이뤄진다”며 “풀러신학교는 성경의 가르침에 따라 이성간의 건강한 결혼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말’만 하는 교회가 문제…말과 행동 일치해야”

래버튼 총장은 교회가 사회로부터 외면당하는 현실 속에서 어떤 변화를 모색해야 할지를 묻는 질문에 “말만 하는 교회는 안 된다. 

행동이 뒤따라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교회는 사회 속에서 복음이 어떻게 성육신될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 

성육신이라는 것은 하나님의 음성, 터치, 뜻, 행동이 한꺼번에 나타나는 것이다. 

그래서 예수님도 말씀과 행동이 일치하셨던 것”이라며 “교회가 그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오늘날의 교회는 그것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그는 “미국과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 교회가 직면한 위기의 본질은 말과 행동의 불일치에 있다. 

교회도, 목회자도, 성도들도 말만 한다. 행동하지 않기 때문에 교회가 실패하는 것”이라며 “우리가 복음을 제대로 살아나가지 못한다면, 기독교에 대한 신뢰는 무너지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래버튼 총장은 복음이 교회성장의 수단으로 전락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숫자적인 부흥보다는 공동체 안에서 빛과 소금이 되는 사람들을 양육하는 것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교회성장학이라는 게 어떻게 하면 가장 쉽고 빠르게 교회를 성장시킬 것인가 하는 방법론에 치우쳐선 안 된다”고 말했다.

래버튼 총장은 향후 한국교회와의 긴밀한 협력을 도모하는 한편 집회와 세미나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한국교회를 배우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앞으로 한국교회가 주최하는 다양한 행사에 필요하다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한국교회를 존경하는 마음으로 많은 것들을 배워나가고 싶다”며 “한국교회는 이미 세계교회에서 많은 일들을 이뤄냈고 또 해나갈 것이다. 

우리가 배울 부분이 많다. 우리 학교와 긍정적인 방향으로 협력할 수 있는 방안을 연구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마크 래버튼 총장은 위트먼 칼리지에서 영문학을, 풀러신학교에서 신학을 전공했다. 

미국장로교단 소속 캘리포니아 버클리 제일장로교회 등에서 30년간 목회자로, 풀러신학교의 로이드 존 오길비 설교연구소 소장으로 섬겼다. 

기독교 국제장학재단을 설립해 17년간 위원으로 활동했다. 

지난해 여름 풀러신학교 제5대 총장으로 취임했다.

풀러신학교는 1947년에 설립된 초교파 복음주의 신학교로, 전 세계 70여 개국 120개 교단 출신 4500여 명의 학생들이 수학하고 있다. 

이 가운데 한인 학생이 약 20~25%를 차지하고 있다.
<아멘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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