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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면 탈북민 중 인기절정이라 해도 좋을 것 같다. 종편 프로그램 ‘이제 만나러 갑니다(이만갑)’에 출연 중인 탈북민 이순실(주님의교회 집사)씨의 인기는 연예인 못지않다.

대한민국에 온 지 7년. 탈북 미녀들을 돋보이게 하는 ‘빵’ 터지는 입담으로 맹활약 중인 그를 지난달 31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빌딩에서 만났다.

방송에서 ‘명랑하고 씩씩한 아줌마’로 불리는 이 집사는 대한민국에서 여자로 사는 것이 행복하다는 이야기부터 했다.

 북한에선 보기 힘든 각종 가전제품으로 살림살이의 수고를 덜고 인간답게 대접받고 있기 때문이다.

“남한이 이렇게까지 잘사는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탈북민을 같은 민족으로서 받아주는 것만 알고 남한에 왔는데…. 
북한에서는 여자로 태어난 것을 원망하며 불쌍하게 살았습니다.”

40대 중반인 그가 북한에서 가졌던 꿈은 오직 하나, ‘배고프지 않은 삶’이었다. 
그는 ‘준(準) 의사’ 대우를 받는 간호장교로 군에서 복무했다. 

제대한 뒤 결혼과 함께 군수공장에 취직했지만 배고픈 날들이 계속됐다. 북한 식량난이 악화되면서 들에서 캔 풀뿌리로 연명할 때도 많았다. 

남편 폭행에 시달리다 집을 나와 ‘어른 꽃제비’ 생활을 했다.

“밥을 얻어먹기 위해 떠돌이 생활을 하다 보니 풀 중독에 열병까지 걸려 다 죽게 됐었어요. 하지만 용케도 다시 살아나더라고요, 지금 생각하면 하나님의 돌보심이 있었던 같습니다.”

1997년 12월 배고픔을 견디다 못해 처음으로 압록강을 건너 탈북했다가 보위부로 끌려갔다. 이후 탈북과 강제북송을 7차례 더 반복했다. 

보위부에서는 심한 욕설과 함께 구타와 고문을 당했다. 각목으로 뭇매를 맞는 것은 예사이고 뜨거운 물을 붓거나 온몸을 바늘로 찌르고 흉기로 등과 어깨를 찍었다. 

그때 받은 고문과 정신적인 충격으로 아직도 몸과 마음이 아플 정도다.

2004년에는 딸을 낳았다. 

딸아이를 등에 업고 다리 밑, 역전 등에서 구걸하다 2006년 또다시 탈북을 감행했다. 
중국에서 인신매매를 당해 두 돌이 갓 지난 딸과 헤어지는 아픔을 겪었다. 

“지금 딸아이가 살아 있으면 만 열 살이네요. 
자꾸 눈에 아른거려요. 어느 집으로 팔려갔는지, 어느 하늘 아래서, 어느 나라 말을 하며 살고 있는지 모르지만 딸아이만 생각하면 눈물이 납니다.” 

그는 30년 전인 1984년 처음 하나님을 만났다.

 북한군에서 복무할 때였다. 남한에서 날아온 커다란 풍선에 매달려 있던 작은 라디오를 손에 넣었다. 

라디오에서 들려오는 남한 목사님의 설교와 ‘천부여 의지 없어서’ ‘나 같은 죄인 살리신’이란 찬송이 기억에 남았다. 
예수님을 영접한 것은 중국에서 교회의 보호를 받을 때다. 교회를 떠나는 날 교회 목사님이 당부하신 말씀은 지금도 가슴 깊이 새겨져 있다. 

“하나님은 누구를 통해서도 도우십니다.” 

두려움이 몰려왔지만 이 말을 믿고 중국·몽골 접경지역으로 떠났다. 
국경선을 넘기 직전 중국 변방 부대원들에게 탈북민 8명이 모두 체포됐다. 

이 집사는 하나님께 살려 달라고 간절히 기도했다. 

“마음 변하기 전에 중국을 떠나라.” 중국 부대원의 말을 듣고 귀를 의심했다.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난 것이다. 

첫 탈북 이후 꼭 10년 만인 2007년 12월 꿈에 그리던 남한 땅에 도착했다. 

처음에는 식당에서 일했다. 

북한에서처럼 먹을 것이 많은 식당이 가장 좋은 직장이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이듬해 전기·통신업에 종사하며 교회에 다니는 자상한 남편을 만나 가정을 꾸렸다.

안보강사와 방송인으로 활동 중인 그는 “하나님을 알고 성경 말씀을 묵상하면서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를 깨달았다”면서 “이를 통해 불평불만으로 가득 찼던 삶을 회개하고 감사를 알게 됐다”고 고백했다. 

그는 최근 ‘이만갑’에 출연하는 탈북 미녀들과 함께 영화 ‘유리병의 눈물’ 제작에 참여하고 있다. 
불우이웃을 돕는 탈북민 모임 ‘아우름 봉사단’의 단장도 맡고 있다.

그는 “하나님 품안에서 살아가니 하루하루가 신이 난다”며 “어서 남북 평화통일이 이뤄져 내가 믿는 하나님을 북한 주민도 알았으면 좋겠다”며 환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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