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보성의리.JPG

김보성은 지난 5월 20일부터 국제구호개발 NGO인 월드비전(회장 양호승)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다.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월드비전 사무실에서 그를 만나 ‘의리신앙’에 대해 들었다. 

20여년째 ‘의리’ 홍보대사를 자처하고 있는 김보성은 “요즘 들어 세상 사람들이 ‘의리’가 중요하다고 외치고 있지만 이미 크리스천들은 오래전부터 ‘좋은 일이 있∼으리’ 등의 덕담을 주고받아 왔다”고 말했다. 

진정한 의리, 인간에 대한 하나님 사랑 

진정한 ‘의리’란 뭘까. 김보성은 누가 뭐래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훌륭한 의리는 인간에 대한 ‘하나님의 사랑’이라고 했다. 

“자신을 희생함으로써 인류를 구한 예수 그리스도의 의리야말로 이 세상 최고 의리 아닌가요.”
그가 출석하는 서울 강남구 축복교회는 제2의 삶을 살게 한 믿음의 공동체다. 

허준호와 김사랑, 별(김고은) 등 인기 연예인들이 수두룩하다. ‘꽃미남’ 김정훈 목사가 강대상을 지키고 기도와 찬양이 끊이지 않는 젊고 건강한 교회다. 

그가 ‘말씀’보다 강한 무기가 없다는 것을 깨달은 것은 2009년쯤이다. 
주식 투자로 가정 경제가 파탄지경이었다. 

탤런트 김사랑의 손에 이끌려 경기도 용인 성민수양관에 갔었는데 거기서 ‘일’이 벌어졌다. 
맨 앞자리에 앉았다가 뒤로 벌러덩 넘어진 것이다. 

힘으로 하면 누구에게도 밀리지 않는 그였다. 

그러나 축복교회 김정훈 목사가 던진 한마디에 그만 혼절하고 말았다. 
몸은 불덩이처럼 뜨거웠다.

 “몸이 공처럼 펑펑 튀어 오르더군요. 
입에선 ‘ㅋㅊㅋㅊㅍ…’ 국적 불명의 무사들이 쓰는 말소리가 터져 나왔어요. 
그 순간 저는 무릎 꿇고 모든 죄를 고백하고 새 사람으로 태어났습니다.” 

김보성의 본명은 허석이다. 

고향이 강원도 강릉이지만 사실은 서울 토박이나 다름없다. 
태어난 지 3일 만에 서울 종로구 명륜동으로 올라왔다. 

유년시절에는 99칸 한옥집에서 살기도 했다. 

그의 외조부는 고(故) 설정식(1912∼1953) 시인이다. 
외삼촌 설희관(67)씨도 한국일보 기자 출신으로 시인이다. 

외갓집 영향인지 그도 시를 쓴다. 지금까지 80여 편을 썼다. 올가을까지 20편을 더 쓴 뒤 시집을 펴낼 예정이다. 

대표작으로 ‘사나이의 길’을 소개했다. 

그는 “불교를 믿다가 기독교로 개종한 것은 좀 미안한 일이지만 인생일대 최고의 선택”이라고 자랑한다. 

그의 사춘기 시절은 질풍노도의 시기였다. 

대저택에서 살다가 부친의 사업 실패로 서울 은평구 진관외동 산꼭대기로 이사했다. 

1984년 학력고사를 한 달도 채 남기지 않은 어느 날 ‘혁’이라는 친구를 구하기 위해 당시 ‘야생마’라는 서클 멤버 13명과 싸우다가 한쪽 눈이 실명할 정도로 큰 부상을 당했다. 

훗날 시각장애 사실을 숨기고 특전사에 지원했지만 신체검사에서 아웃되는 해프닝도 겪었다고 한다. 

영화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강우석 감독)는 이미연과 함께 주연을 맡은 김보성의 데뷔작이다. 

김민종을 제치고 주연 자리를 꿰찬 그는 90년대 초반까지 청춘영화의 주연으로 대중의 사랑을 받았다. 

이후 ‘투캅스’ 시리즈를 통해 재기를 노렸지만 대중의 기억 속에서 차츰 사라져 갔다. 
2000년 들어서면서부터 올해까지 ‘배우’로서 존재감은 약했던 김보성을 부활시킨 것은 예능프로그램과 광고였다. 

비락식혜 광고는 5월 초 유튜브를 통해 공개되면서 대한민국에 ‘의리 열풍’을 일으켰다. ‘신토부으리!’를 외치는 이 생뚱맞은 캐릭터는 수많은 사회담론까지 이끌어내고 있다. 

젊은층을 타깃으로 한 비락식혜 ‘의리’ 광고는 계속 대박을 이어가고 있다. 
매출은 전년 대비 35%나 늘었다고 한다. 

이 밖에 ‘이니스프리 메이킹필름’ ‘지마켓 G9’ ‘아스타’ 광고 등 선풍적인 인기몰이를 이어가고 있다.

 ‘의리’ 하나로 김보성은 지금 생애 최대의 전성기를 보내고 있다. 
하지만 그는 즐겁지만은 않다.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드러난 여러 가지 아픔을 보았기 때문이다. 
그냥 있을 수 없어서 은행에서 대출까지 받아 기부하기도 했다. 


나눔의 의리 깨닫게 해준 코코 

‘코코’라는 미얀마의 아동은 김보성에게 보석 같은 존재다. 

2009년부터 월드비전을 통해 후원해온 아이는 나누는 행복이 뭔지를 깨닫게 해주었다. 

김보성은 생활비가 없어 아들의 돌 반지를 팔아야 했던 시절을 잊지 않기 위해 기부와 후원 활동을 이어왔다. 

‘타잔’이 정글의 왕 캐릭터라면 김보성은 슈퍼스타는 아니지만 친근한 ‘의리’ 캐릭터로 스타의 자리를 굳히고 있다. 

나아가 김보성은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죽은 의리’를 살려내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김보성은 “정의를 행하는 것이 의인에게는 즐거움이요 죄인에게는 패망이니라”(잠 21:15)는 성경 구절을 가슴에 새기고 산다고 말했다. 

“물질만능과 약육강식이 만연한 사회가 아니라 영성과 정의가 살아있는 시대가 활짝 열렸으면 좋겠어요. 
우리 사회에서 세월호 참사와 같은 어처구니없는 일이 두 번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크리스천들부터 거듭나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그는 지난 10일부터 10월 31일까지 월드비전과 함께 지구촌의 빈곤 아이들을 위한 나눔을 실천하는 ‘김보성의 나눔의리클럽’ 회원을 모집하고 있다(worldvision.or.kr). 그는 ‘의리 중에 최고는 어려운 우리 이웃을 돌아보는 나눔 의리’임을 강조한다. 

다음 달 23일 낮 12시부터 오후 8시까지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기아체험+나눔콘서트’ 행사 홍보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김보성은 “국내 10만 명이 넘는 결식아동이 있고, 지구촌에는 굶주림과 질병으로 3초마다 세상을 떠나는 어린이가 있다”며 “‘나눔의리클럽’ 회원들과 함께 이런 고통 속에 처한 아이들의 현실을 알리고 생명을 살리는 진정한 나눔 의리의 세상을 만들어 가고 싶다”고 호소했다. 

인물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