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을사랑합니다.JPG

그들은 한글로 또박또박 이렇게 썼다. 

'나는 하나님을 사랑합니다.'
(이란 출신 한국 유학생 셰르빈 하셰미) 

'나는 예수님을 사랑합니다.'
(중국 출신 한국 유학생 진금구) 

셰르빈(26·서울대 건설환경공학 석사과정)씨와 진금구(24·여·인천 경인여대 항공관광과)씨는 한국에 유학 온 뒤 '성경을 알게' 됐다. 

두 사람이 각기 이슬람과 사회주의 국가 출신이어서 '성경을 알게 됐다'고 표현할 수밖에 없다. 
그들은 되돌아갈 유학생이기 때문이다. 

'저는 크리스천입니다.' 

그들은 이 단순한 주어와 술어를 말하기 쉽지 않다. 

그들 나라에 법률적인 종교의 자유가 있긴 하나 독특한 그들의 종교문화가 '성령 안에서 하나님이 거하실 처소'를 허락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그들은 매일 "날 사랑하여 주시는 하나님 아버지 감사합니다"라고 기도한다. 
이방인의 삶은 고되고, 때로 서럽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청년의 날을 마음에 기뻐하여"(전도서 11:9) 한국을 찾은 그들은 오늘도 기도로 하루를 시작한다. 

자신들의 명철을 의지하지 않고 마음을 다하여 여호와를 의뢰(잠언 3:5)하려는 두 유학생을 지난 17일과 18일 각기 만나봤다. 

중국 출신 유학생 진금구 

항공사 승무원이 되어 중국에 복음 전하고 싶어요 

하나님이 저를 꼭 써주실 거라 믿어요 

“기도를 하면 눈물이 났어요. 왜 그런지 모르겠더라고요.”

진금구의 한국 친구들은 그녀를 ‘진주’라는 애칭으로 부른다. 
그 진주는 기도할 때마다 눈물을 흘린다.

진주는 2011년 중국 산둥성 웨이하이에서 유치원 교사를 하다 한국 유학길에 올랐다. 
원래 톈진 출신이다. 

우리식 개념으로 예술고등학교를 졸업한 진주는 중국 전통춤 가운데 소수민족 춤과 노래를 전공했다. 

그래서 ‘아리랑’과 같은 노래도 익숙하다. 

경인여대 재학 중에도 교내 및 인천 문화축제에 나가 중국 민속춤으로 상을 타곤 했다.
“고등학교 때 외할머니와 같이 살았어요. 

할머니가 교회 가서 소원을 빌면 이뤄진다는 전도인 손에 이끌려 나가시게 됐어요. 
할머니는 불교신자이셨거든요. 

그런 할머니가 제게 기도하는 법을 가르쳐 주셨어요. 

‘두 손 바닥을 마주 대고 큰 소리로 기도하면 네 소원을 이뤄주실 거야’라고 하셨죠.”
그렇게 외할머니 손에 이끌려 웨이하이의 한 교회에 나가게 된 진주는 기도의 힘을 알게 됐다. 
그 무렵 어머니가 한국인과 재혼해 마음이 혼란스러웠던 그였다. 

“교회에 가면 동그랗게 서서 서로 손을 잡고 중보기도를 하곤 했어요. 
그러면 성령님이 임하시는 거예요. 
나쁜 마음 먹었던 것, 잘못한 일을 회개했어요.
 한국 유학은 할머니의 말씀처럼 소원을 놓고 기도하니 이뤄진 거죠.”

진주는 경인여대 국제교육원에서 한국어를 배웠다. 
소리 내어 기도하는 것이 어색했다. 

다만 마음속으로 깊이 묵상하며 지냈다. 

한국어가 서툴러 바깥출입도 쉽지 않았다. 

그 고립을 벗어나려 중국어 성경과 한국어 성경을 번갈아 봤고, 찬송도 조심스럽게 불렀다.

“그럴 때마다 눈물이 났어요. ‘마음의 화평은 육신의 생명이나 시기의 뼈는 썩음이니라’(잠언 14:30)는 말씀처럼 내 마음의 시기가 나지 않게 해달라고 기도했어요. 
사춘기를 뒤늦게 겪는 것 같은 기분이 자리하고 있었거든요."

진주의 이런 마음은 경인여대 입학과 함께 사그라졌다. 

매주 행해지는 채플에 참석하면 알아듣건 못 알아듣건 마음에 화평이 찾아왔다. 
교목실 김헌환 목사와 윤세민 교수는 이런 진주의 마음을 헤아려 교목실 인턴을 권했다.

“제가 하는 일은 출석 체크와 의자 정리, 일반 사무행정 등이죠. 
그런데 성전 안에서 행해지는 이 작은 헌신이 제 마음에 기쁨을 가져다줘요. 
학교 선교찬양팀 에크레시아 활동도 더할 수 없는 기쁨이죠.”

진주의 한국어 실력은 빼어나다. 

그가 한족이라는 걸 알아채기 쉽지 않을 정도다. 

“저는 한국 항공사 승무원이 되고 싶어요. 
그리고 중국을 드나들며 예수 복음을 전하고 싶어요. 
아직 중국은 신앙생활을 하기에 여러 제약이 많지만 점점 나아지고 있어요. 한국이 지구촌 어느 나라보다 복음에 대한 열정이 강하니까 한국어를 하는 저를 하나님께서 꼭 써주실 거라 믿어요.”

현재 진주는 인천 산돌교회를 섬긴다. 

“한국 생활이 재밌어 친구들과 어울리며 마구 먹다 보니 최근 10㎏ 이상 살이 쪘다”며 다이어트할 각오를 하는 전형적인 그 나이 청춘이다. 
“한국 남자친구를 아직 전도하지 못했는데, 하나님께 혼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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