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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 방송인 김아라(23·서울 물댄동산교회·사진)씨는 눈을 감고 감회에 젖었다. 그동안의 삶에 회한이 밀려오는 듯했다. 최근 방송에서 맹활약 중인 그를 4일 국민일보에서 만났다.

“2008년 열여덟 살에 한국에 와 뒤늦게 사춘기를 겪었어요. 무시당하는 것이 싫어서 북한 사람인 것을 숨기고 조선족인 것처럼 다녔어요. 
그런데 간혹 북한 말이 튀어나오니까 주위 사람들이 이상하게 생각해 많이 힘들었습니다.”

탈북민으로서 아픈 추억이었다. 하지만 이제 남한 사회에서 ‘자랑스러운 탈북민’으로 불린다. 그는 종합편성채널 채널A의 ‘이제 만나러 갑니다’에 매주 출연하며 세간의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 

뛰어난 미모와 풋풋한 매력으로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김아라 팬클럽이 만들어질 정도로 인기가 많다.

하지만 외모와 달리 그의 삶은 한 편의 드라마를 연상케 한다.
식량 배급이 끊긴 북한에서는 굶기 일쑤였다. 

식량을 구하러 간 아버지는 행방불명됐다. 2002년 우여곡절 끝에 엄마와 함께 국경을 넘어 중국 지린성에 왔으나 늘 불안했다.

 생활고는 물론 중국 공안의 눈을 피해야 했기 때문이다.

6년의 중국생활 이후 어렵사리 정착한 한국에서도 역경은 계속됐다. 

경제적 어려움은 물론 주변의 냉대와 호기심 어린 시선이 늘 따라다녔다.

하지만 하나님은 그런 그를 따뜻하게 안으셨다.

“3년 전 친구를 따라 교회 수련회에 갔었어요. 아무 조건 없이 형제자매를 섬기고 기도해 주는 모습이 천사처럼 느껴지더군요. 
중국에 있을 때는 건성으로 교회를 다녔는데, 제대로 하나님께 붙들림을 받은 것이지요. 
기도 가운데 방언이 터지며 하나님을 굳게 의지하게 됐습니다.”

그때 자신의 눈앞에 클로즈업돼 나타난 빌립보서 4장 6절 말씀.

“아무것도 염려하지 말고 다만 모든 일에 기도와 간구로….” 

그것은 숙면의 양약이었다. 비둘기 같은 평화가 영혼을 감쌌다. 난생 처음 누리는 안식이었다.
이후 그는 달라졌다. 앉으나 서나 기도했다. 

창문에 비치는 햇빛 한 줄기에도 감사했다. 그는 ‘이제 만나러 갑니다’ 이외에도 KTV 리포터, 유코리아뉴스 홍보대사, 모델 등으로 활동 중이다.

“하나님이 주신 힘으로 여기까지 왔다고 생각해요. 죽음의 고비 때마다 늘 갈 길을 준비해 주셨거든요. 노력한 만큼 대가를 받는 자유 대한민국에 사는 것이 너무 행복합니다.”

한국 정부가 집과 장려금 등 탈북민에게 많은 것을 제공했다고 생각하는 그는 자신처럼 힘들게 사는 탈북민과 북한 주민들을 도울 ‘북한사역자’가 되는 게 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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