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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우 김선영씨.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의 모든 캐릭터가 많은 사랑을 받았지만 특히나 시청자들의 마음을 짠하게 했던 배우가 있다. 


바로 선영 역할의 배우 김선영이다. 


쌍문동 골목길 3인방 아줌마 중에 막내로, 홀로 선우(고경표)와 진주(김설)를 키우는 설움과 고단함을 실감나게 연기했다.  


한림대 철학과를 졸업하고 1995년부터 연극을 시작했다. 


2005년부터는 영화 ‘잠복근무’를 시작으로 드라마 ‘호텔킹’ ‘꽃할배 수사대’ ‘빛나거나 미치거나’, 영화 ‘음치클리닉’ ‘위험한 상견례’ 등에 출연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이렇게 많은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은 인생작을 만난 것은 ‘응답하라 1988’이 처음이다. 


화제 속에 드라마를 마무리한 김선영을 26일 서울 종로구 삼청로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만났다. 


그는 드라마와 선영의 캐릭터, 주변 인물들을 아직 떠나보낼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아 보였다. 


드라마에 캐스팅 됐을 때 “이게 웬 떡이냐”고 설렘반 기대반으로 시작했던 드라마였는데 이제는 “더 촬영을 이어가고 싶다”며 아쉬움을 전했다. 


“예상했던 것보다 심하게 아쉬워요. 드라마와 사람들과 이별해야 하는 걸 직면해야 하는데 아직은 회피하고 싶어요. 

드라마 속 가짜를 연기한 건데 다 진짜인 것만 같아요. 엄청 슬퍼요.”


실제 만난 김선영은 응팔 속 정 많은 선영 엄마 그대로였다. 


쌍문동 언니들인 이일화 라미란과 깊은 정이 들었고 그의 딸로 출연한 진주가 보고 싶어 여전히 스토커처럼 계속 전화를 하고 화상통화를 시도하고 있다며 유쾌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누구보다 자신의 역할에 푹 빠져 있었던 김선영. 


그는 “응팔 속 선영이 나보다 더 멋진 인물인 것 같다”며 “사랑한다고 말을 안 했을 뿐이지 사랑을 할 줄 아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사실 저는 자존감이 높지 않은데 선영은 자존감이 높은 사람인 것 같아요. 

성님들한테 부러우면 ‘너무 부럽다’라고 해맑게 이야기하고요. 저는 아마 형편이 어려우면 금방 기 죽고 그럴 텐데 말이죠.” 


응팔을 하면서 김선영은 많은 위로를 받았다. 


“이 인물을 통해 잠시나마 나를 위로할 수 있었어요. 

돈이 많든지 적든지, 유명하든지 그렇지 않든지 행복할 수 있고 ‘스스로를 귀하게 여기면서 잘 살 수 있구나’를 깨달았어요. 

백 마디 칭찬보다 한마디 쓴 소리에 아파하는 스타일인데 나를 사랑하는 사람이 되자고 깨달았습니다.” 


몸에 착 달라붙는 연기를 시청자들이 보기엔 너무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게 선보여 쉽게 준비하는 듯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 


입에 잘 붙지 않는 대사도 있고 어려운 상황도 있었다. 

그럴 때마다 그를 응원하는 가족이 있었다. 


특히 그의 아버지다.  


김선영은 “아버지가 대학교 때는 연극한다고 집에 늦게 들어가고 그래서 참 싫어하셨다”며 “지금은 너무 좋아하신다. 기도도 많이 해주시는데 아버지한테 대사가 이러이러해서 어려움이 있다고 하면 구체적인 기도를 세세히 해주신다”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부모님 이야기를 하면서 갑자기 눈시울이 붉어졌다. 


김선영은 “우리 엄마 아빠 모시고 여행을 가고 싶다”며 “효도를 해야 해. 사람은 효도를 해야 해”라고 되뇌었다. 


그 동안은 부모님에게 용돈을 드리기보다 도움을 받아야 하는 처지였다. 


응팔 속 친정엄마에게 어려운 형편을 숨기기 위해 쌀도 빌려오고 연탄도 빌려다 놓는 선영 캐릭터와 겹쳐 흐른다. 


친정 부모님을 생각하면 늘 미안한 마음에 가슴이 메는 두 사람이다. 


드라마 스케줄이 없을 때 김선영은 진주와 똑같은 실제 6살 딸아이의 엄마로, 남편의 아내로 육아와 가사 노동으로 여느 엄마들처럼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리고 주일날에는 한남동 한광교회를 다니며 청년부 선생님으로도 봉사하고 있었다.  


그는 “연기를 하면서 기도했던 것이 늘 ‘하나님 영향력이 있는 배우가 되게 해주세요’라는 기도였다”며 “다방면으로 무슨 일을 하든지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배우가 되고 싶은 소망이 있었다”고 전했다. 


김선영은 유엔난민기구와 인권단체인 국제엠네스티에도 매달 기부를 하고 있었다. 


그는 “사람들을 돕는 건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의무라고 생각한다”며 “아직은 많은 돈을 기부하지는 못 하지만 앞으로 꾸준히 더 많은 선행을 실천하고 싶다”고 했다.  


인터뷰가 끝나고 김선영은 기자들과 일일이 포옹했다. 마치 인터뷰하는 기자들도 응팔의 한 스태프, 배우들인 것처럼, 아니면 드라마 속 선영을 떠나보내는 듯 여러 가지 감정을 머금고 쓰다듬으며 마지막 인사를 했다. 


응팔 속 선영보다 더 호탕하고 시원시원한 웃음이 귓가를 감돈다. 


이제 집으로 가서 응팔 다시보기를 제대로 하려고 한다는 유쾌한 목소리.  


실제인지 드라마인지, 쌍문동 택이 아빠가 ‘선영아’라는 부르면 해맑은 미소로 화답하는 선영이 튀어 나올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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