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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병진 원장이 지난 7일 서울 강남구 언주로 민치과 원장실에서 성공을 꿈꾸는 젊은 크리스천들에게 ‘한 번 사는 이 세상에서 무엇을 하고 살다가 사라지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진 뒤 상념에 젖어 있다.



“경기고와 서울대를 나온 일명 ‘KS라인’에 미국 하버드대와 보스턴대에서 치의학을 공부하셨지요. 4대째 의사 집안으로 신앙명가 전통을 이어가는 비결이 뭔지요?” 


“무슨 말씀을… 할아버지와 아버지를 잘 만나서지요(웃음). 그런데 4대 신앙명가는 아닙니다. 

제 딸까지 2대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우리 형제와 자식들 대부분은 교회에 다니고 있습니다. 

새누리당 민병주 의원이 제 막내 동생으로 독실한 크리스천이죠” 


지난 7일 오후 서울 강남구 언주로 화경빌딩 민치과에서 만난 민병진(63) 원장은 빙그레 웃으며 자신의 삶과 신앙 얘기를 꺼냈다. 


민 원장은 “100년을 지켜온 의료인 가문으로서 작은 전통을 지킬 수 있는 것이야말로 하나님이 주신 축복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제가 이 땅에 태어난 사명을 잘 감당하고 앞으로 사회적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끊임없이 기도하며 변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민 원장은 2011년부터 미자립교회 목사들의 치과 진료를 돕고 수입의 일부를 선교헌금으로 기부하는 ‘선교협력병원’을 운영해오고 있다. 


형편이 좋지 않은 목회자와 가족들에게 치아교정, 임플란트, 틀니 등 합리적인 가격으로 치료를 받게 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것이다.  



◇미국 유학시절 

    28세에 회심


예상과는 달리 민 원장의 조부와 부친은 예수 그리스도를 믿을 기회를 얻지 못했다. 


서울대 치대와 동 대학원을 졸업한 후 28세 때 미국 하버드대학으로 유학을 떠난 그는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박노희 치과대학장의 전도로 ‘MIT-하버드대 한국유학생 성경공부 모임’에 나가게 됐고 거기서 회심했다.  


그때 민 원장은 하나님과 이웃에 대한 사랑이 뭔지를 깨달았다. 


“사도 바울은 그 시대 엘리트였고 명예로운 자였지만 믿음이 없었지요. 그래서 로마서 5장에서 말하듯 그에게는 연단이 필요했습니다. 

연단은 인내를 낳았고 인내는 소망을, 소망은 결국 사랑을 낳게 된 것이죠.” 


그는 또 “베드로는 명예도 학식도 많지 않은 가난한 어부 출신이었다”면서 “하지만 그는 예수 그리스도가 부르시자마자 그 자리에서 믿음을 가슴으로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베드로후서 1장에서 말하는 것처럼 믿음에 덕을 더하고, 덕에 지식, 지식에 절제, 절제에 인내, 인내에 경건, 경건에 형제 우애, 형제 우애에 이웃 사랑을 더해야 합니다. 결국 우리 모두는 예수님의 사랑을 얻기 위한 길을 가고 있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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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수만과 들개들. 맨 오른쪽이 민병진 원장, 바로 위가 이수만씨



◇달란트가 많은  팔방미인이 왜?


민 원장은 원래 만능 엔터테이너였다. 


2002년 CF모델로 증권사 TV광고에서 피아노 위에 앉아 재즈곡을 멋들어지게 연주하기도 했다. 

재즈 뮤지션으로도 유명하다. 대학시절에는 가수 이수만(현재 SM엔터테인먼트)과 함께 그룹 ‘들개들’을 결성해 각종 무대를 누볐다. 


연예계로 나갔어도 성공할 수도 있었을 텐데 왜 그는 그 길을 가지 않았을까.  


민 원장은 “복 있는 사람의 조건 중 마지막은 오만한 자의 자리에 앉지 않는 것”이라며 “아무리 선한 일을 많이 한다 해도 겸손하지 못하면 헛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겸손은 말처럼 정말 쉽지 않기 때문에 한시라도 기도와 말씀에 젖어 있지 않으면 사탄의 유혹에 빠질 수밖에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했다.


결국 그는 뒤늦게 예수를 믿게 된 어머니의 뜻대로 연예인 대신 의사가 돼 가업을 잇고 선교와 봉사하는 자유인으로 살고 있다. 


“선교협력병원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앞으로 주님의 일을 하는 모든 이들이 만족할 만한 진료를 하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미자립교회 목회자와 형편이 넉넉하지 않은 신학생을 돕는 일에 더욱 정진할 계획입니다.”  


그동안 목회자들에게 저비용으로 양질의 진료를 해온 민 원장은 요즘 해외 선교지에서 사역하느라 병원을 찾기 어려운 선교사 가족의 치과 진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선교단체와 협력해 의료시설이 열악한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분들에게 이메일이나 휴대전화 등 사회적관계서비스(SNS)를 통해 의료상담 및 응급처방 진료를 해준다.  


“예를 들면 이런 거지요. 아프리카 오지에서 선교활동을 하고 있는 선교사나 가족들에게 갑작스러운 치통이 생기거나 문제가 생길 경우 일단 스마트폰이나 연결장치(내시경 카메라)를 통해 이메일을 보내면 24시간 이내에 의료상담을 해주는 것이죠.” 



◇ 해외 선교사 가족에게 

    사이버 진료


만약 그 치료가 간단하면 구태여 오지에서 고생하며 치과를 방문할 필요가 없고 상태가 위중하다면 재빨리 가장 가까운 치과에서 최소한의 치료를 받으라고 진단을 내린다. 


민 원장은 또 치아관리 및 치과의료 관련 동영상을 제공해 선교사들이 지역 주민들을 위해 사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현재 네이버에서 동영상 제작을 후원하기로 약속한 상태다. 


또한 국민일보사(kmib.co.kr)와 협의해 회원으로 가입하면 동영상을 볼 수 있는 프로그램도 준비 중이다. 


동영상은 치아가 나오는 순서, 치아관리 방법, 칫솔질 방법, 충치 치료의 종류 및 방법, 잇몸관리 등 다양한 내용들로 구성할 작정이다. 


민 원장은 또 뉴욕대 치과대학을 졸업한 딸 승기(33)씨와 부녀간 소통 문제를 다룬 컬러링북 ‘엄마 아빠, 제가 잘하게 도와주세요!’를 펴냈다. 

또한 사람과 환경을 생각하는 친환경 ‘위드마이(WithMy)’ 치약을 개발해 다음달에 출시한다. 치약 한 개를 판매할 때마다 치약 한 개가 국내외 보육원에 지원되는 사회적 기업 형태의 마케팅을 펼칠 방침이다. 


민 원장은 요즘 미혼인 딸이 세례 요한을 닮은 목회자를 만났으면 좋겠다는 기도를 하고 있다.  



◇'부전여전'  딸과 함께 선한 영향력 발휘


"어른과 어린이들이 다 좋아할 수 있는 ‘레모네이드’ 향을 첨가했고 치약 케이스도 환경을 위해 재생지를 사용했어요. 


좋은 일을 하고 싶어도 기회가 없는 분들이 있잖아요. 어차피 생활필수품인 치약을 사면 저절로 어려운 이웃을 돕게 되는 시스템입니다."


민 원장은 성공을 바라는 젊은 크리스천들에게 ‘진정한 성공’을 이루는 비결을 알려줬다. 


“세상에서 돈을 많이 버는 것도 중요하죠. 하지만 저는 하나님의 온전한 자녀로 서는 것이 가장 큰 축복이요, 성공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돈을 많이 벌게 됐다면 하나님 영광을 위해 올바로 쓰는 것이 진정 성공한 사람이 아닐까요. 

‘어떻게 저 사람처럼 하나님을 믿을 수 있지’라는 말을 듣는 사람이 정말로 성공한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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