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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홍순 권사(앞줄 왼쪽 다섯 번째) 등 6남매는 25년간 같은 교회에 출석하며 화목한 가문을 일구고 있다. 박 권사와 동생, 가족들이 11일 서울 임마누엘성결교회에서 예배를 마치고 한 자리에 모였다. 앞줄 왼쪽부터 박대순 장로, 진순 준순 안수집사, 어머니 유기순 권사, 홍순 예순 권사, 분순 장로.



출가한 3남3녀 6남매가 매주 한 교회에 모인다.

배우자와 자녀까지 합치면 30명이다. 

주중에는 가족모임으로 만나고 주말에는 교회 일로 만난다. 자그마치 25년간이다.


25년간 한 교회에 

출석하는 6남매


서울 양천구 남부순환로 임마누엘성결교회(이성훈 목사)에 출석하는 박홍순(61) 권사는 6남매 중 첫째 딸이다. 


둘째 딸은 예순(58) 권사, 셋째 딸은 분순(55) 장로다. 


그 밑으로 준순(53) 진순(50) 안수집사, 대순(46) 장로 3형제가 있다.


임마누엘성결교회에 첫발을 디딘 것은 셋째 분순 장로다. 


이후 언니와 남동생을 교회로 인도했다. 


분순 장로는 “1991년부터 6남매가 모두 교회 근처에 집을 얻었다면서 “성가대, 식당·주차봉사, 교사 등으로 교회를 섬기고 미자립교회, 선교지까지 돕는 언니와 동생들의 모습을 보면 뿌듯하다”고 웃었다. 


6남매가 한 교회에 모일 수 있었던 비결은 분순 장로와 남편 노성배(61) 장로가 운영하는 ‘벧엘파이프’에 있다. 


건축·공업용 파이프를 유통하는 이 회사에서 남동생 셋이 일을 배웠고 그 중 둘은 독립했다. 첫째와 둘째 사위도 벧엘파이프 일을 돕고 있다. 


넷째 준순 안수집사는 “형제들이 각자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을 수 있었던 비결은 셋째 누나 부부의 덕이 크다”면서 “자신의 이익보다 아내 형제들의 부족함을 채워주고 배려해주신 매형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노 장로는 “아내의 형제들이 내일처럼 도와줘서 사업이 번창할 수 있었다”면서 “내가 형제들로부터 큰 도움을 받았다”며 오히려 고마움을 표했다. 



장로만 4명, 

담임목사를 돕는 6남매


6남매 가족 중에는 장로가 4명이다. 

임마누엘성결교회 장로 8명 중 절반인 셈이다. 


과연 당회가 제대로 될까.


막내 대순 장로는 “각자 생각이 다른데다 가족이라고 특별히 그룹을 형성하지는 않는다”면서 “4명의 장로가 하나님 중심, 교회중심, 목사님 중심으로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성훈 목사는 “처음엔 좀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당회를 열고 보니 4명의 장로님들이 가족 색깔을 전혀 드러내지 않고 선교 중심적이고 복음적인 결정을 하고 있다”면서 “6남매가 선교비를 모아 92년 러시아에 선교사를 파송할 정도로 하나님의 일에 시간과 물질을 아낌없이 쏟아 붓고 있다. 목회에 정말 큰 도움이 된다”고 귀띔했다. 


6남매는 싸우지 않는다. ‘모친 앞에선 절대 다투는 모습을 보이지 말자’고 단단히 약속했기 때문이다. 


가능한 일일까. 


첫째 사위 이천무(63) 권사가 입을 열었다. 


“이 가문은 늘 화평해요. 둘째 딸이 집안의 대소사 교통정리를 잘하고 있어요. 

어제도 형제 중 생일이 있어서 온 가족이 모였어요. 형제끼리 이렇게 화합이 잘되는 것도 복입니다. 부러울 정도입니다.” 


둘째 사위 김동인(59) 장로도 거들었다. 

김 장로는 “6남매가 서로 양보하며 희생하다보니 일이 순조롭게 풀릴 수밖에 없다”면서 “집안일뿐만 아니라 사업도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흘러가고 있다”고 말했다.



형통의 비결, 

어머니의 기도


6남매 중 이사를 간 다섯째만 빼고 모두 교회 근처에 산다. 


막내며느리 고숙자(45) 집사는 “워낙 친하게 지내다보니 집에 숟가락이 몇 개인 줄도 훤히 안다”면서 “남매가 5분 거리에 살다보니 맛있는 음식도 서로 나누고 있다”고 말했다. 


둘째 며느리 황유순(49) 집사도 “위에 형님들이 세 분 계신데 매일 보니까 자연스럽고 관계도 돈독하다”면서 “워낙 자주 만나니까 어떤 때는 단체생활을 하는 것 같다”며 웃었다. 

6남매는 오늘의 자신들이 있기까지 어머니의 헌신이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올해 81세인 유기순 권사는 하루도 빠짐없이 새벽제단을 쌓고 있다. 


충남 청양 미당성결교회에 출석할 때는 재정위원장을 맡을 정도로 교회 대소사를 챙겼다. 


첫째 홍순 권사는 “없는 살림에도 엄마는 무조건 교회에 우선순위를 두셨다”면서 “엄마의 기도가 제일”이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큰 며느리 김종윤(53) 권사는 “남편의 고향인 충남 청양에 가면 예수를 믿으려면 저 집처럼 믿어야 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라면서 “주일날 동네에 서리가 내렸는데 교회로 향했던 어머니의 고추밭에만 내리지 않았고, 강아지를 낳아도 다른 집은 한두 마리인데 어머니 집에선 10마리씩 낳았다고 한다”고 귀띔했다. 


6남매의 간증을 듣던 유 권사의 얼굴엔 온화한 미소가 번졌다. 


‘어떻게 하면 자녀들이 이렇게 화목하고 복을 받을 수 있느냐’는 질문에 겸손한 대답이 돌아왔다. 


“제가 기도를 하면 얼마나 하겠어유. 그저 하나님께서 복을 주시니까 가능했지유. 

6남매가 잘 커서 뿌듯해요. 앞으로도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6남매가 됐으면 좋겠어요.”


6남매는 이번 추석에 어머니가 머물고 있는 서울 개봉동 집에서 예배를 드리고 윷놀이를 한다. 

예배는 장남인 준순 안수집사가 인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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