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강남 테헤란로 강남문화원에서 지난 20일 만난 원로 소설가 유현종 장로가 소설 ‘사도 바울’의 집필과정을 소개하고 있다.
지난 20일 서울 강남 테헤란로 강남문화원 3층의 한 사무실에 들어서자 조선왕조실록 함평사료집, 조선함여승람, 임실향리지, 안동의 설화 등 수백여권의 역사 관련 서적이 빼곡하게 들어찬 책장이 눈에 들어왔다.
원로 소설가 유현종(75·강남임마누엘교회) 장로가 책장 끝에서 걸어오며 반갑게 인사를 건넸다.
유 장로는 ‘대조영’ ‘연개소문’ ‘들불’ ‘천추태후’ 등 장편소설 30편을 펴낸 역사 소설가로 1969년 현대문학상, 1976년 한국일보 창작문학상을 수상했다.
특히 ‘대조영’과 ‘연개소문’은 일간지에 연재되던 당시부터 큰 인기를 끌었고, 이후 KBS와 SBS 대하드라마로도 방영돼 국민적 사랑을 받기도 했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사도 바울의 일대기를 담은 소설을 출간했다.
집필은 2013년 작고한 최인호 작가와 나눈 대화로부터 시작됐다.
“후배 최인호하고는 40여년을 거의 매일 만나며 형제처럼 지냈습니다.
2009년쯤엔가 ‘형. 사도 바울에 대해 한 번 쓰시오. 바울 좋아하잖소. 나는 예수님에 대해 쓸게’라며 저에게 집필을 권했지요.”
두 사람은 각각 ‘유현종이 본 바울’ ‘최인호가 본 예수’를 쓰기로 약속했다. 즉각 집필에 나섰던 유 장로는 이내 벽에 부딪혔다.
그는 “일곱 살 때부터 신앙생활을 해 왔는데 막상 소설을 쓰려고 하니 바울이 어떤 사람인지, 그의 사상과 교리가 무엇인지 제대로 알고 있는 게 없었다”고 털어놨다.
그 후로 바울을 연구했던 학자들을 찾아가 이야기를 듣고 참고문헌을 추천받기 시작했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40여권의 문헌들을 읽고 연구하며 바울이란 인물을 소화해내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꼬박 4년이 걸리더군요. 바울학과를 전공으로 대학을 졸업한 느낌이었습니다. 집필을 시작하고도 바울이 전도 사역을 했던 지역과 공간들을 표현하기 위해 요르단 이스라엘 시리아 등지를 직접 찾아다녔지요.”
두 권으로 이뤄진 장편 소설 ‘사도 바울’(시타델)은 숱한 핍박 속에서도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하기 위해 생을 바쳤던 바울의 삶을 회심 선교 순교 순으로 보여준다.
그 첫 장면이 산헤드린 공의회의 판결 장면인 것에 대해 유 장로는 “이 소설의 핵심이 ‘회개’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기독교 신앙에서 ‘사랑’만큼 중요한 것이 ‘회개’입니다. 바울이 평생 짊어지고 살았던 은혜의 짐은 스데반에 대한 절절한 회개로 시작됐어요.
스데반을 종교재판소에 세우고, 사형 선고를 하고, 투석(投石) 형장에서 증인으로 섰던 인물이 바울입니다. 스데반은 예수 그리스도를 위해 억울한 죽음을 맞이하면서도 평안한 천사의 얼굴로 바울을 바라봤습니다.
이것이 바울이 회심한 후 복음을 위해 두려울 것 없었던 바탕입니다.”
역사적 인물들에 대한 숱한 고증과 집필로 50여년을 살아 온 작가는 “성경 속 진실을 더 쉽게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소설’이란 장치를 사용했기 때문에 소설 ‘사도 바울’이 특별하다”고 말했다.
“사도 바울이 만난 사람과 그들과 나눈 대화, 발걸음을 옮겼던 공간과 그곳에서 느꼈던 감정들이 모두 성경적 사실과 소설적 공간의 만남”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형제 같던 후배 작가와의 약속으로 시작된 바울 이야기가 7년여 만에 열매를 맺었다.
7년 전 약속이 남긴 또 하나의 열매가 기대됐다. “최인호 대신 소설 ‘예수’를 써봐야죠.
이번엔 더 고된 공부가 필요할지 모르겠습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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