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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빌황 아르케고스캐피탈 대표가 지난 16일 강원도 원주 오크밸리리조트의 한 카페에서 오디오 성경을 접한 계기를 설명하고 있다.



‘미국 월가에서 가장 성공한 한국계 헤지펀드 매니저’

‘헤지펀드 업계의 전설 줄리앙 로버트슨의 수제자’.


투자회사 아르케고스캐피탈 빌 황(54·한국명 황성국) 대표 이름 앞에 붙는 수식어다.


고교 3학년 때 미국으로 이민을 간 황 대표는 UCLA와 카네기멜론대 MBA를 거쳐 90년 로버트슨의 타이거 펀드에 합류하며 월가에 본격 입문했다.


이후 줄곧 ‘월가 투자자’로 살아온 그가 돌연 미국과 한국, 일본에 지앤엠(G&M)재단을 세우고 신·구약성경 및 양서를 오디오북으로 제작·보급하는 일에 힘쓰고 있다.


지난해 출시한 오디오 성경 ‘드라마 바이블’ 읽기 운동을 펼치는 그를 지난 16일 강원도 원주 오크밸리리조트에서 만났다.


그는 이날 이곳에서 열린 ‘성결교회 목회 페스티벌’ 강사로 나서 ‘드라마 바이블과 작은 교회’란 주제로 강연했다.


현재 뉴욕소망성결교회 장로인 황 대표는 목회자 가정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교회에서 목회를 했고 어머니는 멕시코 선교사로 활동했다.


주말이면 집안에 성도나 걸인 등 외부인이 가득했다.


큰아버지도 목회자였기에 교회학교 봉사나 기부는 익숙한 일이었다.


이러한 나눔 활동은 월가에서 투자자로 두각을 드러낸 후에도 계속됐다.


성경에 대한 각별한 관심은 예상치 못한 일로 뒤늦게 생겼다.


10여년 전 자신이 대표로 있던 타이거아시아매니지먼트의 거래에 문제가 있어 5년간 법정을 드나든 게 계기가 됐다.


이 일로 그는 거액의 합의금을 지불했다.


“제 잘못으로 그렇게 된 것이지만 사업이 어려워지니 마음이 너무 힘들더군요. 성경을 제대로 읽어보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당시 영어로 된 오디오 성경을 구해 들었는데 기적처럼 몇 시간 동안 집중하게 되더군요.
이때 오디오 성경으로 말씀을 듣는 게 전략적으로 성경을 읽는 최선의 방법이란 확신이 들었습니다.”


황 대표는 2007년 미국 뉴욕에 성경 등의 오디오북을 읽고 어려운 이웃을 돕는 비영리재단을 설립했다.


더 많은 이들이 오디오북이나 이북(e-book)으로 성경과 양서를 읽기 바라는 마음에서다.


그 역시 매주 목요일엔 집 근처 교회에서, 금요일엔 회사에서 오디오 성경 모임을 갖고 직원 및 월가 종사자들과 함께 말씀을 읽는다.


재단의 한국 진출은 황 대표가 아직 국내에 오디오 성경이 보편화되지 않은 데 안타까움을 느껴 시작됐다.


2013년 ‘지앤엠글로벌문화재단’이란 이름으로 출발한 재단은 서울 여의도 본부와 서빙고동 온누리교회, 교도소선교회 등 전국 각지 교회와 예배모임에 ‘드라마 바이블’을 보급 중이다.


일본에도 지난해 재단을 설립해 현재 일본어판 ‘드라마 바이블’을 제작하고 있다.


재단 설립 후 나눔 활동의 폭도 넓어졌다.


오디오 성경 읽기 운동의 확산과 올바른 한국교회 지도자 양성을 위해 지난달엔 서울신대에 20억원 후원을 약정했다.


아버지가 50세로 일찍 세상을 떠나 고생했던 경험을 떠올려 기독교대한성결교회 내 홀사모를 돌보는 ‘안나선교회’에도 지속적으로 후원 중이다.


이렇게 나눔을 적극 펼치는 이유는 단 하나다.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일에 돈을 쓰려고 제 명의의 돈을 계속 줄이고 있어요. 돈도 좋지만 하나님을 훨씬 더 좋아하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일이죠.”


그는 인터뷰 내내 더 많은 한국교회가 소그룹으로 오디오 성경을 함께 읽는 ‘커뮤니티 성경읽기’에 동참할 것을 제안했다.


“성경을 읽을 땐 홀로 보는 것보다 훈련을 받는 것처럼 다 같이 말씀을 듣고 접하는 게 효과적입니다.
더 많은 그리스도인이 오디오 성경으로 말씀을 매일 밥처럼 섭취해 주님의 제자로 성장할 수 있길 간절히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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