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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그우먼 김지선집사



“아이 하나 키울 때보다 네 배 힘들지 않느냐고요? 네제곱만큼 힘들 때도 있죠(웃음). 저도 수없이 낙심하고 울고 화냈어요. 그러곤 후회했지요. 정말 힘들었는데 돌아보면 그 순간들을 어떻게 살아냈는지 제 입으로 간증하라고 하나님이 주신 기회란 생각이 들어요.”


최근 서울 동작구 노량진동 CTS기독교TV에서 만난 개그우먼 김지선(45·온누리교회) 집사는 4남매의 어머니이자 여성 엔터테이너로 살아가는 것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연예계 대표 ‘다둥이 엄마’로 통하는 그는 슬하에 김지훈(14) 정훈(13) 성훈(11)군과 혜선(9)양을 뒀다. 우리나라의 출산율 저하 기조에 역행하듯 5년 사이에 네 번의 출산 소식을 전하며 ‘다산의 여왕’이란 별칭도 얻었다. 


TV속에서 그는 늘 당찬 모습으로 재치 있는 웃음을 전하고 있다. 


가정에서도 행복과 기쁨만 가득할 것처럼 보이지만 그에게도 산후우울증이란 그림자가 찾아왔다. 


“일과 육아를 병행하다보니 하루 두 시간 자고 기계처럼 방송국과 집을 오가는 일상이 이어졌어요. 돈을 아무리 벌어도 행복하질 않았어요. 넷째를 출산한 후 결국 일이 터졌죠. 매사에 의욕이 없고 식욕도 떨어지고 죽고 싶기까지…. 

결국 정신과 상담 끝에 약물치료가 필요하다는 진단까지 받았습니다.”

하지만 약물을 복용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2010년 서울 용산구 온누리교회(이재훈 목사)에서 열리는 연예인연합예배에 처음 참석했다가 회복의 실마리를 찾았기 때문이다.


“어릴 때부터 ‘선데이 크리스천’으로만 살던 제게 하나님이 뒤통수를 세게 때려주신 날이에요. 

김용의(순회선교단) 선교사님이 ‘감사’를 주제로 메시지를 전하셨는데 어쩜 그렇게 눈물이 나는지. 일 자식 남편 등 온갖 축복을 다 받았는데 돌아보니 감사는 눈곱만큼도 없이 ‘투덜이’로 살고 있더라고요.”


김 집사는 “그날 이후 삶에 대한 마음가짐이 바뀌었다”고 했다. 


아이들에게 더 많은 에너지를 쏟으면서 방송인으로서 활동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김 집사는 ‘다자녀 양육’이란 현실을 또 다른 도전으로 풀어냈다. 


2011년엔 ‘다산맘’이란 온라인 카페를 열어 육아 노하우를 공유하고 임산부들을 직접 만나 멘토링에 나섰다. 


그는 “육아 관련 강의에 강사로 설 기회도 많아졌는데 마무리는 꼭 아이들을 위한 기도로 한다”며 “강의 속에 드러난 하나님을 통해 기독교 신앙을 갖지 않은 엄마들까지 위로 받는 모습을 보면 행복하다”고 말했다.


삶과 일, 신앙을 주제로 한 교제의 폭도 넓어졌다. 


김 집사는 “물질의 축복이 가장 많이 주어졌을 때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소중한 것들을 놓쳤고 그 때문에 고통스러웠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연예계 동료·후배들을 만날 때마다 신앙, 가족, 친구 등 ‘물질보다 더 중요한 가치’에 대해 진지하게 얘기해주곤 한다”고 했다. 


지난 2월부터는 CTS기독교TV의 간판 프로그램인 ‘내가 매일 기쁘게’의 공동 진행자로 나섰다.


“그동안 출연자로서 제 얘기를 풀어놓기만 했는데 데뷔 27년 만에 처음으로 다른 이의 간증에 귀 기울이는 역할을 하게 됐어요. 하나님께서 삶을 더 깊이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를 주신 거라고 생각해요.”


가정에 대한 소망을 묻자 “온 가족이 복음 메신저가 되는 것”이란 답이 돌아왔다.


“그동안 막내만 같이 교회를 다녔는데 비와이를 좋아하는 셋째와 첫째가 올해 초부터 스스로 교회를 가겠다고 하더라고요. 

이제 둘째와 남편만 남았네요. 아이들이 강단에서 랩을 하고 제가 춤을 추는 모습을 머릿속에 그려봤는데, 이 꿈 곧 이뤄지겠죠.(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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