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라도의 고백' 연출·연기 이영식 문화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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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년간 모노드라마 ‘빌라도의 고백’을 연기하며 하나님의 광대로 살아온 이영식(60·사진) 문화선교사가 2011년 사순절 순회공연을 시작한다.
그가 20년 넘게, 직접 제작하고 연출한 작품을 공연하는 이유는 작품을 통해 특별한 삶을 살게 된 자신의 은혜를 전하기 위해서다.
1988년 초연 이후 빌라도의 고백은 국내외 교회와 극장에서 1400여회 공연되면서 수많은 간증의 주인공들을 만들어냈다.
질병으로 고통받던 한 교사가 치유함을 받고 선교헌금을 보내 왔고, 복권을 사려고 모은 돈을 은혜 받아 몽땅 털어 헌금한 청년도 있었다.
코스타 집회에서 만난 한 여학생은 “부활의 주님을 믿지 않았는데, 작품을 보고 믿음이 생겼다”며 울며 고백했고, 한 재소자는 목회자가 되기로 결단하기도 했다.
특히 이 선교사는 가장 극적인 변화의 주인공이다.
86년 희곡작가이며 연극배우였던 한 선배에게 작품료를 지불하고 빌라도의 고백 대본을 구입했다. “무대에 올리면 돈이 될 거라고 해서 샀는데, 막상 대본을 읽어 보니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모르겠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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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에게 사기를 당한 것 같아 그대로 대본을 던져 버렸지요.”
87년 그는 ‘전국연극제’에서 직접 쓰고 연기한 ‘노인, 새 되어 날다’로 대상을 수상하는 등 일인극의 실력파 연기자로 입지를 굳혔다. 그해 ‘서울연극제’의 첫 무대에서 축하공연을 하게 된 그는 무대에 오르다 세트로 만든 다리를 헛짚어 그만 추락하는 사고를 당했다. 정신을 잃을 만큼 큰 충격에 허리까지 다쳐 병석에 누워 고통의 시간을 보내야 했다.
“피란민 수용소에 교회를 세운 믿음의 가정에서 태어났는데, 연극을 한답시고 방황하고 살아온 저였습니다. 사고 이후 깊은 좌절감에 빠져 지내던 어느 날, 주님께서 저를 버리지 않고 찾아오셨습니다.”
88년 새해 첫날, 그의 눈에 먼지로 뒤덮인 대본 하나가 들어왔다. 2년 전 버려둔 빌라도의 고백이었다. 순간 온몸에 묘한 경련이 일면서 심장이 쿵쾅거렸다. 일주일 동안 꼼짝 않고 대본만 읽었다.
“그저 눈으로 봤을 뿐인데, 제게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그렇게 좋아하던 술과 담배를 뚝 끊어버린 겁니다. 게다가 아버지께서 ‘주의 일을 하려면 성령을 받아야 한다’고 하신 말씀이 떠올라 불편한 몸을 이끌고 새벽기도를 나갔는데, 제 몸이 뜨거워지면서 가뿐해지는 게 아니겠습니까. 고침을 받았습니다. 나이 서른일곱에 다시 태어난 것이지요.”
이후 이 선교사는 4개월 동안 작품에만 매달렸다. 그리고 88년 4월 12일 부산시민회관에서 빌라도의 고백을 처음 선뵀다. 그해 사순절에 체험한 은혜의 감동을 그는 잊을 수 없다. 이 작품은 유대 총독으로 부임한 본디오 빌라도가 로마 가이사 황제에게 직접 써 보낸 보고서를 바탕으로 했다. 복음전파와 치유, 유대인들의 음모와 불법체포, 재판, 십자가의 처형과 부활 같은 성경의 주요 사건들을 극화했다. 사순절과 고난주간, 부활절의 의미를 되새겨 볼 수 있는 기독교의 대표적인 작품이다. 이 선교사는 이 작품으로 오랜 시간 무대 위에서 살았다.
“올해 순회공연을 끝으로 빌라도의 고백을 내려놓으려고 합니다. 그리고 제 생애 마지막 작품인 ‘사도바울’을 준비하려고요.” 대장정의 막을 내리는 빌라도의 고백은 이달 마지막 주부터 한 달 동안 전국 교회를 순회하며 진행된다(070-7680-3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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