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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송정명 목사
(성시화 L.A 대표회장, 
미주 평안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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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콘서트장을 깜짝 방문한 노형건 단장(가운데)의 아들 노지환군(왼쪽). 노지환군은 파이스트 무브먼트 멤버로 얼마전 빌보드 차트 정상에 오른 뮤지션이다.

 

지난 2월10일 저녁에 L. A 라디오 서울에서 18년 동안 Home Sweet Home  프로그램을 진행했던 오페라 캘리포니아 노형건 단장의 콘서트 초청을 받고 참석했다.
타운 안에 새로 마련된 드림 콘서트 홀이라는 아담한 공간에 250여명의 많은 청중들이 모인 것 같다.
프로그램을 받아보니 “노래에 살고 사랑에 살고”라는 표제가 붙어 있어 노 단장 답지 않게 60년대식 신파조 부제를 붙였나 하는 생각이 들어 속으로 피식 웃음이 나왔다
그런데 그 날 그의 콘서트를 보면서 표제의 의미를 바로 이해하고 그가 가슴에 품고 있는 꿈과 열망이 이런 것이었구나 하는 공감대를 느낄수 있었다
그 날 공연은 오프닝 영상으로 시작해서 이태리의 아트 송으로 부터 오페라 아리아, 한국 가곡 산촌,가고파, 대중 가요 하숙생, 부부 동반의 듀엣으로 시작된 전반부에 이어 후반부에는 하나님을 찬양하는 다양한 곡들이 이어지고 있었다.
오랜 기간  동안의 방송진행인으로 다듬어진 화술로 곡의 배경을 설명하고 그 곡을 왜 그 날 선택하게 되었는지 자기의 마음을 열고 신앙고백하는 마음으로 설명을 해 주니 청중들이 한결 열린 마음으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모습이 역력했다.
오페라, 가곡, 대중가요, 복음송, 찬송가등의 다양한 장르를 잘 소화시켜 나갈 수 있었던 것은 부부가 40여년간을 음악인으로 살아 오면서 쌓아 왔던 폭 넓은 경륜때문인 것 같다.
특별히 그는 신앙인이기 때문에 장애자에 대한 열린 마음이 그 무대에서도 진하게 묻어 나오는 것을 보고 코끝이 찡해지는 감동을 느낄수 있었다.
평생 자폐라는 장애를 가지고 살아가는 마가렛을 딸같이 사랑해서 같은 무대에 세우는게 아닌가? 웬만한 성악가라면 무대 분위기나 연주회 질이 떨어 질 것을 고려해 아예 생각조차 하지 않았을 텐데 말이다.
특별히 그 날 저녁에 있었던 해프닝은 그 콘서트의 표제가 그래서 “노래에 살고 사랑에 살고”라고 정해졌구나 하는 것을 가슴으로 실감하게해 준 것 같다.
자폐 환자인 마가렛은 자기 감정 조절이 잘 안되는 모습을 그 날 청중들에게보여 주었다. 자기 차례가 되어 입장해서는 무대로 올라가지 않고 청중석에 앉아 있는 어머니에게 다가가 소리지르며 막 화를 내는 것이었다. 그래도 노 단장은 끝까지 참고 견디며 사랑으로 감싸주는 것이 아닌가?
그는 입으로 노래를 부르는 사람이 아니라 피맺힌 가슴으로 자기의 신앙을 사랑으로 쏟아내고 있는 사람같아 보였다.
음악회가 아니라 감동적인 휴먼 드라마를 연출해 내는 자리였다.
청중들의 마음이 열리고 공감대가 이루어진 열린 음악회였다는 생각이 드는 이유도 거기에 있는 것 같다.
또 감동적인 것은 지금 온 지구촌의 젊은이들에게 뜨거운 인기를 얻고 있는 Far East Movement의 리더인 아들 제임스가 예고도 없이 참석하여 무대에서 부자간에 끌어안고 포옹하는 모습도 청중들로 부터 뜨거운 박수를 받던 장면이었다.
중간 중간에 사람들을 무대로 불러 대화를 하며 진행된 이 콘서트는 분명히 L. A에서 처음 시도되는 열린 음악회였다.
이민자들의 닫힌 마음을 열어 줄 수 있는 이런 음악회가 신앙인에 의해 시도되고 있다는 것은 큰 수확이 아닐 수 없다. 앞으로 이런 기회가 더 자주 있기를 바라는 것은 필자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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